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관적미디어HJ Aug 28. 2018

부족함이 주는 용기

세상을 바꾼 말더듬이 조지 6세의 연설, 영화 <킹스 스피치>

 말이 주는 힘은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1939년 당시 영국은 세계 2차 대전을 치르고 있었다. 당시 유행한 매체는 라디오. 전쟁 통에서 국민에게 용기를 주는 지도자의 한마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히틀러는 세기의 선동가였다. 명연설을 남긴 그는 젊은이들을 선동하였고, 나라를 위한 일이라며 독일 국민을 전쟁의 구렁텅이에 넣었다.


 그렇다면 영국은 어떠했는가. 당시 권력과 명예, 모든 것을 다 가진 영국 왕 조지 6세. 한없이 고귀한 존재인 그가 작아지는 곳은 단 하나. 연설 마이크 앞이었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한 장면 (출처:Daum영화)

 

 영화의 갈등은 선명하지 않다. 드문드문 주인공과 가족 간에 빚어지는 미묘한 부딪침과 말더듬이로 고뇌하는 모습들이 비칠 뿐이다.


그러나 한 인간이 자신의 아픔을 듣고 이해하며 조언해주는 진정한 멘토인 언어 치료사 라이오넬 로그 만나 성장했다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한 장면(출처:Daum영화)


 세상을 구할 완벽한
영웅이 되지 않아도 좋다.
부족하더라도
'내'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이 평범한 사람이 바라는 성공한 인간이 아닐까? 영화는 바로 그 지점을 이야기하고 감동을 전해준다.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는 이야기 외에도 있다. 언어장애인에 관한 이야기를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920~40년대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신문들을 살펴보면 종종 말더듬이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그중 일부는 말더듬이가 왜 생겨나며 이를 어떻게 고칠 수 있느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너무 완벽을 추구하는 부모 밑에서 주눅이 들어 자라난 아이일수록 말더듬이가 온다는 것이다. 치료법은 또 기가 막힌다.




아이의 말을 자르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고,
천천히 말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영화 <킹스 스피치>가 찬사를 받았던 점은 이처럼 언어장애인의 발음을 교정하는 과정을 정교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조지 6세에게도 필요한 것은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 지금도 괜찮다는 용기였던 것이다. 조지 6세는 자신이 받은 용기를 말더듬이 연설로 국민에게 전달했다.


 영화 <킹스 스피치>는 조지 6세의 인생을 담은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역사를 바탕으로 언어장애인에 관한 사실들을 녹인 역사 영화, 장애 영화이기도 한 것이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한 장면(출처:Daum영화)

 

 영화 속 다양한 명장면이 있지만 하나만 꼽고 싶다. 전쟁 선포 연설이 끝나고, 로그는 조지 6세에게 'w' 발음이 미숙하다고 한다. 그러나 조지 6세는 웃으며 '더듬거려야 나인 줄 알지'라 한다. 웃음과 대견스러움을 동시에 주는 그 장면이 인상 깊다.


 실제로 있었던 인물이 주는 감동, 언어장애인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장애라는 역경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장애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는 용기 등 영화를 통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을 얻었다.


 현대를 살아가며 감정이 헛헛해짐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기운 내라며 서슴지 않고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한 장면(출처:Daum영화)




*Daum 영화 - <킹스 스피치> 예고편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