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르다 서점일기 #20230103
1. 다다르다는 타 지역으로부터 방문자 비율이 꽤 높아요. 멤버십 가입 여부에 대해 물어보면 가입하지 않겠다는 분들을 꼼꼼히 살펴보거든요. (왜 가입 안 하시는 거예요? 쫑긋) 먼저 다른 곳에 살아 자주 오지 못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도 있는데요. 다다르다 마일리지는 소멸되지 않으니, 타 지역에 거주하시더라도 재방문 의사가 있다면 함께 마일리지 나누어요!
2. 새해 첫 방문에 지금까지 쌓아두었던 마일리지를 리셋해 달라는 단골 독자분의 말에 깜짝 놀랐어요. 다다르다에 방문한 지 일 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독립서점을 이용하면서 마일리지를 쌓는 것이 미안했나 봐요. 삶의 영역이 무언가를 나누고 받는 것의 대등한 경계선에 있다고들 말하지만, 내어주는 것에 비해 많은 것을 받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에요. 사랑을 가진 이가 어떻게 사랑을 나누는지 잘 알고 있더라고요. 더 많은 사랑이 오가기를 바라요.
3. 하루에 한 번 일기를 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어제의 일기를 오늘 써 내려가요. 제 눈앞에는 <그냥, 사람> 책과 <퍼즐, 열아홉> 책이 놓여 있어요. 북노마드 출판사의 <한 숨, 쉼을 가져요> 책도 있네요. 여러분의 삶에도, 제 삶에도 책이 가득하기를 바라요.
4. 이제부터 하는 이야기가 진짜 서점일기예요. 서점에서 혼자 생각하던 것을 무작정 단어로 나열해 보려고요. 누군가는 서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을까 싶어서요.
5. 짧고 길게 나눈 대화들. 원도심 포럼에 다녀온 독자분과 대전 원도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플레이어의 경험은 어디서 쌓아야 하는지, 중구청은 어떤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지, 플레이어는 행정가와 어떤 전략을 짜야하는지. 다른 독자분은 독일로의 긴 여행 계획을 알려주셔서 부러웠고요. 다다르다가 주식회사인 줄 알고 조직 개편에 참고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주식회사로 전환 예정입니다만, 아는 것이 별로 없어요. 함께 학습해요) (서점원 라가찌)
ㅡ 다다른 텍스트
"광활한 로비의 카펫을 천천히 꾹꾹 밟으며 두리는 과거의 영광과 자존심은 여전히 포기 못하면서도 이제는 끝을 받아들인 자들이 가지는 어떤 숙연한 공기를 감지했다." (p.22)
"사실 책을 읽는 일은 정현에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거나 처리해야 할 일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시선은 글자에 머무르지 않고 어느새 책 위에서 날아다녔다. 이미 지나온, 또는 지나왔다고 생각하는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들여다봐야 했다. 그렇게 수차례 책장을 아래위로, 앞뒤로 수없이 오가야 책 한 권을 겨우 끝낼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책 속 세계만큼은 남 눈치 볼 것 없이 평화로운 장소였다." (p.91) <호텔 이야기> 임경선, 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