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콘텐츠를 찾아 떠나는 여행_ 대구 토끼정
<작고 확실한 행복, 카레> 책을 읽은 이후로 일상에서 카레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대구 출장에서 만난 토끼정의 한정 메뉴 ‘시금치 카레’ 가 너무 흥미로웠다. 탄수화물에 중독된 것처럼 밥알을 씹는 횟수를 즐기고 있는 요즘, 적당한 속도로 여유있게 숟가락을 들만한 메뉴를 찾고 있던 중에 맞춤이었다. 도시재생 아이디어톤 팀원들과 조금 더 친해졌더라면, 저자가 카레를 먹는 방법처럼 먹고 싶은 마음이었다.
대구는 로컬 브랜드를 소비하는 문화가 강하다. 대구에 사는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본인들은 일상에서의 소비가 자연스러운 탓인지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대구 공항과 북성로를 자주 들락거리면서 느꼈던 점은 대구 시민들이 지역 브랜드를 소비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대구에서 만든 것, 대구로부터 생겨난 것. 대구를 소비하는 이들의 문화가 대구를 더 안정적으로 자정시키고 있다.
대학생 시절 스타벅스에서 일했던 적이 있다. 대구 지역 매장의 음료 매출이 다른 광역시에 비해 높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최근에는 별다방의 골목 상권 진입으로 접근성이 높아졌겠지만, 대구 사람들에게 어떤 커피를 마시냐고 물으면 프랜차이즈보다 개성이 강한 로컬 브랜드를 답변을 들을 확률이 높았다.
더욱 재밌는 것은, 작은 단위의 로컬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대구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들으면 깜짝 놀랄만하다. 젊은 층을 타겟으로 모던한 인테리어 공간에서 퓨전 음식을 추구하는 '미즈 컨테이너'와 '서가앤쿡', '토끼정'은 빠르게 타 도시로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미즈 컨테이너' 팀은 대구대학교 교내 식당에서 출발해 전국에 30개 이상 매장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오랜 시간 우리 가까이에 함께 했던 브랜드들도 있다. 부지런히 쿠폰 열 장을 모았던 '멕시카나 치킨'과 '페리카나 치킨'이 대구 출신이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삼성 라이온즈 야구장에 자주 등장하는 '호식이 두마리 치킨', '교촌치킨' 브랜드도 대구 로컬 브랜드. 요즘 '삼송빵집'의 마약 옥수수빵에 푹 빠져 있는데, 외식 브랜드 덕분에 '대구'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 북성로라면 이따금씩 살아볼 만하다고 느껴진다.
'대전'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성심당', '한화이글스', '꿈돌이'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프랜차이즈는 아니더라도 더 다양한 브랜드가 대전을 상기시킬만큼 지역에서 성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