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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Aug 17. 2020

12시간도 못하면 포기해

경쟁하기도 전에 이기는 방법

나는 전교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내가 제일 똑똑한건 아니었다. 나보다 똑똑하던 놈들, 외국에서 온 애들, 중학교때 전교권에 들던 애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모든 시험에서 점수를 계속 올랐고,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공부했다. 그랬기에 전교 꼴찌(330명 중 310등)에 가까운 등수에서 시작해 전교 1등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적어도 학교에 있는 하루 12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게 1원칙이다.


고등학교에서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수업시간은 7교시 + 보충학습 2개를 하면 총 540분으로 9시간이다. 거기에 1교시 시작하기 전 30분 + 점심 저녁에 잠깐 쉬는 30분씩 합쳐서 1시간 + 수업 후 쉬는 시간을 합치면 그래야 12시간이 나온다. 이 12시간은 고등학교에서 식사와 어느정도의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야간자율학습까지 할 때 채울 수 있는 시간이다. 즉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을 100% 활용하는게 최소 기준이다.


이 시간동안 최소한으로 쉬면서 공부를 하게 되면 그래야 공부 좀 한다는 사람들 그룹에 들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은 고등학교의 정규 시간 동안도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버리는 수업을 만들거나 과목을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단언컨데 이 시간을 못채운다면 아예 상위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12시간은 최소한의 경쟁에 필요한 시간이다.


12시간이 지나면 그때부터 상위권 싸움이라 할 수 있다. 바꿔말하면 학교에서 시간도 제대로 못보내는 학생은 처음부터 내 경쟁상대도 안됐다. 동일한 지능일 때 더 노력한 사람이 점수가 높은게 당연하다. 내 최소 시간도 못채우는 학생은 나보다 점수가 높더라도 내가 곧 따라잡을 수 있었다.


12시간의 최소시간을 채우면 집에 돌아와 2시간을 더 공부해서 14시간을 채웠다. 하루의 마지막 두시간 동안은 집중력이나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기 때문에 쉬운 문제를 위주로 게임하듯 타임어택 했다. 제한시간을 두고 쉬운 문제를 빨리 푸는데 집중했다. 쉬운 문제를 무의식적으로 풀 수 있도록 훈련한 것이다. 50분 동안 100문제, 100분 동안 200문제를 풀었다.


나는 하루의 마지막 10~30분을 반추하는데 사용했다. 오늘 무엇을 공부했는지 다시 봐야만 장기 기억을 만드는데 효과적이다. 이는 아침에 어제 공부한걸 다시 보는 것으로 다시 강화한다. 근육 운동을 하듯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만드는 훈련이다. 이렇게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면 재능에 따라 좋은 대학에 가는건 당연하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면 최상위 10개 학교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간만에 내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를 푸는 이유는 요즘 내가 느끼는 인생이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최정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에 미친놈들 또는 미친 재능이 있는 이들이다. 이들은 8시간 일하는걸로는 부족해서, 스터디를 하고, 모임을 참여하고, 영어 회화에 등록하기도 한다. 그정도는 해야 성공을 위해 달려나간다 말할 자격이 있다. 자신의 일과 자기 발전에 고작 12시간도 쓰지 않고선 자신의 능력을 극적으로 개선하는게 불가능하다. 인간은 하루 아침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루에 절반의 시간인 12시간도 투자하지 않고, 삶이 바뀌길 기대하는건 그 무엇하나 제대로 시도해보지 못한 사람들의 태평한 생각이다. 


경쟁이 힘들다는건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면 선택지는 2가지다. 경쟁에 참여해서 제대로 경쟁해볼건지. 아니면 경쟁에서 빠질건지. 애매하게 경쟁에 참여하면 밑바닥만 깔아주는 인생이 된다. 미친듯이 달려가는 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살아야 한다. 그것이 직장이건, 취업 준비건, 학교건 마찬가지다. 경쟁에 참여한다는건 밑바닥을 깔아주지 않고, 밟고 올라서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누군가를 밟을 수 있는 마지노선은 하루 12시간의 노력이다.


만약 당신이 하루에 12시간도 투자하지 않고 경쟁에 참여한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바닥을 깔아주는 사람이 된다. 시험 준비 기간중 절반을 허송세월로 보냈다면 따라잡는데 정확히 2배는 해야 따라잡을 수 있다. 이것이 정량적인 생각이고, 합리적인 생각이다. 


삶도 마찬가지다. 나는 프로그래밍을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기에 하루에 12시간씩 1년간 공부했고, 그걸 바탕으로 모바일 앱과 웹앱을 만들었다. 나는 그럼에도 배운게 적어 군대에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고, 컴퓨터가 없어도 독서실에 코드를 노트에 쓰면서 책으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뒤늦게 참여한 경쟁이기에 당연히 더 많은 노력을 해야 먼저 뛰어는 사람들의 뒤꿈치라도 따라잡는거다. 이게 당연한 것이고, 당연한 결과다.


자본주의에서 경쟁이 무서운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 천운을 받아 유튜브로 대성하거나, 미친 재능으로 인터넷 방송으로 성공하는 이들은 전국민 5천만명 중 몇 명 안된다. 천운으로 성공하겠다는 생각을 품느니 그 마음으로 돈을 모아 로또를 사는게 도리어 현명해보인다. 경쟁해서 이기지 못하면 위로 올라갈 수 없다. 그게 당연한 것이다. 어느날 대성 하는게 정상적인게 아니다.


어떤 경쟁이던 어떤 시장이던 참여했다면 끝을 봐야한다. 합격을 하던, 시장에서 인정을 받던, 회사를 차려 성공하던, 업계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되건, 적어도 내 부서에서 에이스가 되야 잘난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경쟁도 못이기면 언제나 남들 박수나 치면서 삶이 지나갈 것이다.


올라가고 싶으면 적어도 12시간을 투자해야한다. 큰 것을 원한다면 반드시 그정도는 투자해야한다. 그게 경쟁의 입장료다. 입장료도 안내고 게임에 참여하지 못한다. 시간과 정신과 노력을 하나에 쏟아부으면 능력을 극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단언컨데 그정도 노력이면 주변의 대부분의 경쟁자를 몇 년안에 따라잡고, 그 이상의 능력도 가질 수 있다.


경쟁에 들어간 사람들은 선택해야 한다. 

도망가던지, 제대로 한 판 붙던지. 

어중간한 사람은 경쟁을 절대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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