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에세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상훈 Jul 27. 2020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다."

변하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변할 수 있을까

가끔 초중고 동창을 보면 어린 시절의 모습, 가치관, 태도가 거의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았다. 변화가 너무도 없어서 마치 이대로 저 친구가 늙으면 어떨지 미래가 보일 거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래서일까? 요즘 인터넷에선 사람이 잘 변하지 않고, 특히 나쁜 모습은 더 그렇다는 의미로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다."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사람이 개과천선하는 모습을 보기 힘드니 이런 말이 유행이 된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딴에는 성장한다고 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항상 하던 만큼, 살아온 모습처럼 산 것일 뿐이었다.


그래서일까. 나 역시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게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본인 스스로도 못 고치는 걸 타인이 고쳐서 쓰게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하지만 사람은 고쳐질 수 있다. 타인이 아니라 자신은 자신을 고칠 수 있다. 남들은 내 인생사, 경험, 신념, 가치관, 트라우마, 컴플렉스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나를 정확히 모르고, 내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모른다. 그저 결과만 볼 뿐이다.


하지만 자신은 다르다. 그 누구보다 나를 안다. 나를 이해한다. 과거를 알고, 선택과 반성과 후회가 모두 선명히 담겨져있다. 그렇기에 사람은 고쳐질 수 있다.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 의해서 고쳐질 수 있다.


고쳐진다.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부족함을 채운다는 뜻이다. 모난 부분 깎고 사람다운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사람은 고쳐야한다. 스스로를 고쳐야한다.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으면 그 농부는 다시는 소를 못키운다. 내 자신을 고치지 못하면 나는 고장난 상태로 계속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은 고쳐쓰는 거, 아니다. 자신을 고쳐 써야한다."


부활해서 다른 몸, 다른 영혼으로 바꿀게 아니라면 우리는 이 몸, 지겹도록 익숙한 자기 자신을 고쳐 써야한다. 안타깝게도 몸과 영혼을 리셋하는 방법은 본적이 없다.


우리에게 선택지는 두 개 뿐이다.


1. 계속 고장난 인간으로 살기

2. 고장난 부분 고쳐가며 살기



매거진의 이전글 12시간도 못하면 포기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