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안정이 뭐길래
한 열흘 전 쯤, 꽤 괜찮은 기업의 채용공고를 보게됐다. 어라, 이거 내 자리 아니야..? 라는 생각이 스쳤다.
2월 달, 나의 수입은 영 시원치 않았다. 년초는 작년에 경험해본 게 있어서 그려러니 싶었다. 그런데 3월에 잡혔던 업무 몇개가 취소되니 조금 더 불안해졌다.
개인사업자의 장단점
개인사업자를 낸지 1년이 됐다.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이미 생각했던 장단점들이 존재했다.
장점 : 자유로움. 돈을 버는 데 한계가 없음. 나로 벌리는 모든 수입 파이프라인들이 신기하고 뿌듯함. 사람의 스트레스 탈피.
단점 : 고정 수입이 없음.
요즘 내가 가장 크게 느끼는 건, 고정 수입이 없다는 것. 늘 변동되는 일상이라는 것이다. 근데 이게 잠시만 그런게 아니라 평생 이렇게 불안을 베이스로 살아야한다 생각하니 조금 아찔해졌다.
안전한 동물원에 갖혀서 살기
vs
자유로운 야생에서 불안하게 살기
마치 이 선택지 같다.
예상치 못했던 나의 단점
직원을 키우지 못하는 대표. 직원을 채용 한 적이 있다. 3개월, 6개월이였는데 지원금을 받아 채용하긴했지만 일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나.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되물림할 수 없다는 약한 마음따위는 사업에서 돈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처음엔 직원이 괜히 얄밉기도 했는데 이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나의 잘못이다. 사업도 직원도 아무런 성장을 못만들어 냈으니 말이다.
지원사업에 의존한 실수. 아마 일이 없는데 지원사업으로 채용을 한 것도 문제가 됐던 것 같다. 지원사업들은 잘 활용하면 약이지만 반대로 독이되기도한다. 정부지원금으로 1억원의 사업비를 만들어 진행했지만 결과물은 대실패였다. 내 퇴직금 1천만원도 이렇게 날려버렸다. 그런데 나는 또 내일 지원사업 서류가 하나 통과되어 내일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으니 혼란스럽다.
창업 3년이 고비라던데
창업 3년까만 버티면 나아진다는 말일까? 3년째가 고비라는 말일까? 3년이 되기도 전에 내가 고민하는 걸 보면 아직 홀로서기엔 미숙하기 때문일까? 상황은 점점 더 나아질까? 여기서 말하는 상황은 나의 단점들이 고쳐질것인가 하는 것이다.
아직 더 내공이 필요하다면 그 내공을 회사로 들어가 쌓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안정적으로 돈을 벌면서 나를 더 키우는 전략으로. 지지난주 주말부터 한 기업에 자소서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마음때문에 더 붕뜬다. 입사가 안될 걸 대비해 일들을 계속 만들긴 해야되는데, 그렇다고 마구 벌릴 순 없어 소극적이게 되는 이유는 혹시라도 재취업을 해서 이 약속들을 못지키게되면 어쩌나 싶어서이다.
p.s 나란 인간, 예상치 못한 3월을 맞이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흔들리는 사람이구나. 나는 참 아직도 단단하지 못한 물렁한 사람이구나..
오랜만에 돌아온 브런치. 인스타나 블로그 그 어디에도 솔직한 내 맘을 적을 수 없어, 아무도 나를 모르는 이 곳에 가장 솔직한 마음을 뱉어놓고 간다. 글을 적는 다는 건 너무나도 큰 위안과 마음의 정리이다. 혼란스러울때만 브런치를 찾아 구독해주시는 분들께 죄송하기도하지만... 행복하고 잘 사는 이야기들은 인스타에 널리고 널렸으니, 여기에서만큼은 실패와 한계들의 이야기를 접하시고 힌트를 얻는..부디 조금이라도 유익한 글로 남기를 바란다.
혼잣말 같은 글을 읽어주시는 팔로워(구독자)분들께 감사를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