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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서진 Aug 03. 2018

메타인지(Metacognition)

전문가를 위한, 퍼실리테이션을 더 잘하기 위한 '메타인지'

SF영화의 고전 중의 고전이라 불리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전반부에는 한 마디 대사없이 음악(리챠드 스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Richard Strauss: "Also sprach Zarathustra" op.30)과 동작만으로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명장면이 등장한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물 웅덩이를 가운데 두고 영화 속 두 그룹의 원시인들은 누가 이길 것이란 것 없이 서로 으르렁 대는 싸움을 싸웠다. 그러나 오늘 우리 그룹의 그는 달라졌다. 놀라운 발견, 일명 ‘뼈다귀에 대한 도구로서의 재발견’을 한 것이다. 오늘 그는 용감하게 무리를 이끌고 이기는 싸움을 시작한다. 뼈다귀 무기를 가지고… 

https://www.youtube.com/watch?v=QSxI0OOjR0Y


일반적으로 메타인지는 인지와 구분이 되는 개념으로 인지전략의 사용과정 및 자신의 사고과정을 이해하는 전략 활동이다. 흔히 사고에 대한 사고(thinking about thinking), 인지에 대한 인지(cognition about cognition)로 정의하고 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소크라테스의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를 떠올릴 수 있겠다. 즉, 이는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과 연결된다.  


퍼실리테이터와 메타인지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메타인지는 학습과 많은 관련이 있다. 높은 메타인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장단점을 인식하고, 자기가 정한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도 함께 생각할 줄 안다. 여기에 더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어떤 학습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지를  적용하는데도 능숙하다. 


퍼실리테이션 장면을 생각해보자. 퍼실리테이션을 배우는 많은 초심자들의 질문중 절반은 “제가 진행한 것이 퍼실리테이션 인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잘 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네요”. 모른다는 것은 관련 지식과 경험의 부족 상황일수도 있고, 성찰의 부족 상황일 수도 있다. 어쨌든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이다. 이들이 적어도 퍼실리테이터가 되기 위한 기본과정을 학습한 사람들임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모름은 퍼실리테이션의 가장 중요한 철학이자 태도인 ‘중립성’과 연결된다.  


퍼실리테이션을 하고 있는지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는 '중립성'이다.



내가 중립성을 잘 지키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아쉽게도 프로세스 전문가이자 퍼실리테이터인 내가 참여자들의 논의 내용 자체에 대하여 평가, 개입하였다면 이것은 중립의 훼손이라 볼 수 있다. 참여자와 같이 의견을 내거나 선생님과 컨설턴트 처럼 정답과 대안에 대하여 조언을 하는 것 역시 중립성과 거리가 먼 행위다.  이것을 내가 저지르고 있는지  아닌지 퍼실리테이션 현장에서 어떻게 알 수 있나?  


내가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아 이렇게 묻는 것은 이미 내가 저 문제에 대한 답으로 알려주고 싶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개입된 것이다’라는 것 처럼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퍼실리테이션을 실행함에 있어 중립성 외에도 여러 점검해야 할 여러 내용이 있지만 그 외에 한가지 더 ‘참여자와의 교감’을 살펴보자. 퍼실리테이터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은 그룹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의할 것은 이끌어낼 결과가 ‘말에게 물 먹이기’라고 하여 싫다는 말의 고삐를 코피나도록 끌어당겨 물을 마시게 하는 것과는 엄연히 다름을 아는 일이다.  


퍼실리테이션은 사람들이 하는 일을 돕는 것이다. 결과를 잘 도출하였다고 해서 참여한 사람을 고려하지 못하였다면 지속적인 결과의 창출을 담보하지 못한다. 일회용 행사가 되거나 전시용 업무가 되고마는 것이다. 이는 여러 다른 경영기법들이 외면받아온 작은 이유들과도 닮아있다.  


‘중립성, 참여자와의 교감’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우리는 메타인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중립성과 참여자와의 교감에 대하여 이해했다면, 이것을 내가 퍼실리테이션 현장에서 어떻게 실행하고 있는가에 대한 그 순간 나의 행위에 대한 ‘인식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즉 메타인지가 필요하고,  메타인지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 계획, 점검, 조절의 주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      계획(planning) – 중립성을 잘 지키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할 것인지를 계획한다  
·      점검(monitoring) – 중립성에 대한 자신의 이해정도를 확인하고 퍼실리테이션 상황에서 계속                                               상태를 점검한다. 메타인지의 핵심이다.  
·      조절(regulation) – 점검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다시 앞으로 돌아간다. 교정과 향상이 생긴다.  


이는 학습전문가들이 말하는 문제해결 과정에서의 메타인지가 작동하는 과정이다. 점검이 메타인지의 핵심이라면 이를 어떻게 퍼실리테이터가 더 견고하게 붙잡을 수 있을까. 생각에 대한 생각을 계속 성찰(reflection)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생각에 대한 생각을 성찰할 뿐만 아니라, 퍼실리테이션 현장에서 참여자를 관찰하는 것도 자신의 생각을 성찰하는 좋은 거울이 될 수 있다. 참여자의 표정과 생각을 읽는데서 퍼실리테이터의 행위를 가장 빨리 돌이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퍼실리테이터에게 메타인지란? 


퍼실리테이터에게 메타인지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원시인의 ‘뼈다귀에 대한 재발견’과도 같은 혁신이다. 매일 매일 물 웅덩이를 사수하기 위해 어떻게 싸울지 알 수 없으나 처절함을 가지고 울부짖을 수 밖에 없었던 원시인의 간절함이 뼈다귀를 만나면서 뼈다귀의 강력한 본질을 인식하면서 달라졌다.  


아주대 김경일 교수는 네이버캐스트에서 메타인지를 키우기 위해 타인을 가르칠 수 있을만큼 설명할 수 있도록 그 대상의 본질을 이해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을 발견하면 무엇을 해야할지도 인식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우리에게 혁신은 그 ‘앎’에서 시작될 것이다.  


영어와 다이어트는 특이한 공통점이 있다.  

하면 되는데 안하는 문제를 지녔다는 것 

이 말에 반기를 들 많은 ‘해 본’ 이들이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여기서 하나의 단어를 더 해 보자.  

‘꾸준히’하면 되는데 ‘꾸준히’ 안하는 문제를 지녔다는 것. 

퍼실리테이션은 기술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시간을 요구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꾸준히’하는 사람에게 향상되지 않을 수 없는 기술이다.  

오늘 여기에 하나의 팁을 더하자.  

: 나의 생각을 성찰하는 ‘메타인지’를 더하여 ‘꾸준히’ 가보자.   


남서진 CPF(Certified Professional Facilitator/IAF)


REFERENCE  

https://www.youtube.com/watch?v=QSxI0OOjR0Y 

https://en.wikipedia.org/wiki/Metacognition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3&contents_id=6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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