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와의 인터뷰 7
나
마케팅 현장에서 이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이제 광고 문구는 AI가 쓰고,
타깃은 알고리즘이 다 정해주잖아요.
이런 시대에도
마케터가 붙잡아야 할 게 있을까요?
세스 고딘
있죠.
기술이 대신해줄 수 없는 영역이 남았거든요.
나
기술이 대신해줄 수 없는 영역이라면요?
세스 고딘
사람이 왜 선택하는지에 대한 이해입니다.
AI는 “누가 살 가능성이 높은지”는 아주 잘 알려주죠.
나
그런데 요즘 AI는
왜 클릭했는지,
어떤 문구에 반응했는지까지 분석하잖아요.
그럼 “왜 선택했는지”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세스 고딘
겉으로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설명하는 건 확률이지
근본적인 이유는 아닙니다.
AI는 이렇게 말할 수 있죠.
“이 사람은 비슷한 제품을 샀고,
이 시간대에 광고를 클릭했고,
이 가격대에서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AI는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정확하게 찾아냅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결국 남는 건 기억입니다.
나
기억이라면요?
세스 고딘
사람이 브랜드를 기억하는 플로우는
대개 이런 식입니다.
“어떤 아침,
아이 등원시키고 정신없이 나오느라
아무것도 못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이거 하나 바르고 나와도 하루가 괜찮았던 날.”
이건 데이터로는 쪼갤 수 있어도
의미로는 계산할 수 없습니다.
AI는
“살 가능성이 높다”까지는 말할 수 있지만,
“왜 그 브랜드가 그 사람 머릿속에 남았는지”까지는
근본적으로 설명하지 못하죠.
세스 고딘
저는 늘 같은 질문을 해왔습니다.
“이건 정말 눈에 띄는가?”
“사람이 이야기하고 싶어질 만큼 다른가?”
나
선생님이 책에 쓰신 바로 보랏빛 소 이야기군요.
세스 고딘
맞아요. 평범한 들판에 있는
수백 마리의 갈색 소 중 하나라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겠죠.
하지만 딱 한 마리,
보랏빛 소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색이 아닙니다.
눈에 띄는 이유입니다.
핵심 개념
사람들은 “괜찮은 것”을 기억하지 않는다
이야기할 만큼 다를 때 비로소 브랜드가 된다
실전 적용
“잘 만든 제품”을 넘어
“왜 이 제품이어야 하는지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
“성분 좋은 크림”
→ 왜 좋은지 모르겠고
다른 크림과 무엇이 다른지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굳이 기억할 이유가 없다.
⭕
“아침에 아이 등원시키고 나와서
파운데이션 바를 시간조차 없는 날,
이거 하나만 발라도 바로 외출 가능한 크림”
이 문장은
누가 쓰는지,
언제 필요한지,
어떤 순간에 선택되는지가 동시에 떠오른다.
보랏빛 소는
기능 설명이 아니라
사람이 겪고 있는 ‘장면’을 정확히 말해줄 때 만들어진다.
나
그런데 요즘은 대부분의 브랜드가 “우리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헷갈립니다.
다 다르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비슷해 보이거든요.
세스 고딘
그래서 저는 이렇게 묻습니다.
“이 브랜드는 누구에게 다른가?”
모두에게 다르겠다는 건
사실 아무에게도 다르지 않다는 뜻이거든요.
책의 메시지
처음부터 대중을 설득하려 하지 마라
딱 한 무리가 열광하게 만들어라
제가 말하는 ‘최소 시장’은
시장 규모가 작아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처음에 반응할 사람이 분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랏빛 소를
“특이한 아이디어”나
“눈에 띄는 콘셉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스 고딘의 관점에서
보랏빛 소는 아이디어의 문제가 아니라,
질문의 문제입니다.
“이 브랜드는 어떤 사람의 어떤 순간을 해결하는가?”
❌ 흔한 방식
타깃: 30대 여성
니즈: 피부 개선
→ 너무 넓고 추상적이라 아무 장면도 떠오르지 않는다
⭕ 보랏빛 소가 시작되는 방식
아침마다 화장대 앞에서
성분 검색하다가 피곤해지고
결국 아무거나 바르게 되는 사람
여기서 중요한 건
연령도, 성별도 아니라
반복되는 행동과 감정이다.
“이 문제를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사람은 누구인가?”
모든 사람에게 불편한 문제는
사실 아무에게도 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피부가 예민해서
한 번 실패하면 며칠을 후회하는 사람에게는
화장품 선택이 늘 스트레스입니다.
보랏빛 소는
이 불편함의 강도가 가장 높은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사람은 어떤 말을 들으면 ‘내 얘기다’라고 느낄까?”
그래서 세스 고딘은
인구 통계보다
언어를 보라고 말합니다.
❌
“30대 여성을 위한 브랜드”
→ 나이만 있고, 상황이 없다
→ 그래서 누구도 자기 이야기로 느끼지 못한다
⭕
“화장품 고를 때
성분 하나하나 비교하다가 지쳐서,
결국 ‘그냥 이것만 쓰자’는 기준이 필요했던 사람을 위한 브랜드”
이 문장을 읽은 사람 중 일부는
속으로 이렇게 말하게 된다.
“이거…
나 화장품 살 때마다 딱 이 상태인데.”
이 순간,
그 사람에게 이 브랜드는
보랏빛 소가 된다.
보랏빛 소는
모두에게 튀는 브랜드가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보랏빛일 필요도 없고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평범하거나 심지어 안 맞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딱 그 사람에게는 분명히 보인다.
더 많은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람에게 정확한 장면을 말하는 것
기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겪고 있는 고민을 대신 말해주는 것
보랏빛 소는
‘특별하게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일상을 아주 구체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에서 나옵니다.
3.『세스 고딘의 전략수업』에서 말하는 전략의 본질
나
전략이라는 말도 요즘은 너무 흔해졌어요.
브랜드 전략, 마케팅 전략, 콘텐츠 전략…
다들 전략을 말하는데, 막상 뭐가 전략인지 헷갈립니다.
세스 고딘
그래서 더 분명히 말해야 합니다.
전략은 계획이 아닙니다.
선택입니다.
그리고 정확히 말하면, 하지 않기로 한 것의 목록이죠.
나
하지 않기로 한 것의 목록이요?
세스 고딘
네.
전략이 없을수록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반응 좋은 쪽으로 가보자.”
그건 전략이 아니라 망설임입니다.
전략이 있다는 건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누구를 선택하지 않을 것인가
우리는 어떤 고객의 불만은 감수할 것인가
우리는 어떤 기회를 일부러 포기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계획이 있어도
그건 전략이 아닙니다.
모든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순간, 브랜드는 흐려진다
세스 고딘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브랜드는
결국 아무에게도 특별하지 않게 됩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는
항상 누군가를 배제하는 용기에서 나오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한 화장품 브랜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봅시다.
“저희 제품은
민감성 피부에도 좋고,
지성에도 좋고,
건성에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이 말은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말 때문에
아무도 그 브랜드를 떠올리지 않습니다.
반대로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요?
“피부가 예민해서
새로운 화장품을 바를 때마다
하루 종일 신경 쓰이는 사람을 위한 제품입니다.”
이 순간,
피부가 튼튼한 사람은 자연스럽게 빠져나가고
예민한 사람만 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는
이 브랜드가 선명해집니다.
전략은 ‘더 하는 것’이 아니라 ‘덜 하는 것’이다
세스 고딘
전략은 확장의 문제가 아닙니다.
집중의 문제입니다.
“이것도 해야 할까?”가 아니라
“이건 안 하기로 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죠.
채널이 많아야 전략적이라고 생각한다
타깃이 넓어야 성장한다고 믿는다
기능이 많아야 경쟁력이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실제로는
선택을 줄일수록 메시지는 또렷해집니다.
콘텐츠 브랜드를 예로 들어보면,
❌ 전략이 없는 상태
정보도 주고
감성도 건드리고
웃기기도 하고
트렌드도 따라가고
→ 결과적으로
“그래서 이 계정은 뭐 하는 계정이지?”라는 질문만 남는다
⭕ 전략이 있는 상태
“이 계정은
헷갈릴 때 생각을 정리해주는 곳입니다”
→ 그러면
웃긴 콘텐츠를 기대한 사람은 떠나고
정리가 필요한 사람만 남는다
그때부터
그 브랜드는 선택받기 시작한다.
더 많은 고객을 모으는 게 아니라
딱 맞는 고객을 남기는 것
더 많은 기능을 넣는 게 아니라
핵심 하나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
더 많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어떤 말은 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
나
결국 전략이란
무엇을 할지 정하는 게 아니라
무엇을 안 할지 정하는 일이군요.
세스 고딘
맞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언제나 불안합니다.
하지만 그 불안을 견디지 않으면
브랜드는 절대 또렷해지지 않죠.
4. AI 시대, 세스 고딘의 생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나
그렇다면 AI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마케터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세스 고딘
AI는 도구입니다.
망치가 집을 설계하지는 않죠.
망치는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못을 박아줄 수는 있지만
어떤 집을 지을지는
여전히 사람이 결정합니다.
AI는 지금
광고 문구를 수십 개 만들어주고
타깃을 자동으로 나누고
성과가 좋은 조합을 빠르게 찾아줍니다
즉,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는 매우 강합니다.
하지만 AI는
왜 이 브랜드가 존재해야 하는지
누구에게 이 브랜드가 꼭 필요해야 하는지
어떤 선택을 과감히 포기해야 하는지
이 질문에는 답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질문들은 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의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AI는 이렇게 묻습니다.
“이 중에서 뭐가 더 잘 팔릴까요?”
사람은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는 왜 이걸 팔고 있죠?”
AI는
이미 정해진 방향 안에서
가장 빠른 길을 찾아줍니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정하는 순간에는
아직도 사람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AI에게 광고 문구를 맡기면 이런 결과가 나옵니다.
“지금 사면 할인”
“후기 1만 개 돌파”
“효과 빠른 크림”
AI 입장에서는
과거 데이터 기준으로
반응이 좋았던 문구를 잘 조합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남습니다.
이 브랜드는 왜 할인하지 않으면 말할 수 없는가
이 브랜드가 꼭 지금 사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이 브랜드만의 이야기는 어디에 있는가
이 질문을 하지 않으면
AI는 점점 더 효율적인 평균값을 만들어낼 뿐이고,
브랜드는 점점 더 비슷해집니다.
AI 시대에 중요한 건
“AI를 쓰느냐, 안 쓰느냐”가 아닙니다.
AI에게 무엇을 맡기고
무엇은 끝까지 사람이 붙잡을 것인가
이 경계를 명확히 하는 일입니다.
세스 고딘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누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정하는 일
모두가 아닌, 일부에게 선택받는 길을 고르는 일
효율보다 의미를 먼저 묻는 일
나
결국 AI 시대의 마케팅이란
더 많은 걸 자동화하는 일이 아니라,
더 많은 질문을 사람에게 되돌리는 일이군요.
세스 고딘
그렇습니다.
기술이 강해질수록
생각은 더 선명해져야 합니다.
속도는 도구에게 맡기고,
방향은 사람이 책임져야 하니까요.
※ 이 글은 마케팅·경영 대가의 책 내용과 개념을 적용해 구성한 가상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마케팅을 “더 잘 파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선택을 이해하는 사고 방식으로 바꿔놓은 인물이다.
그는 광고 예산이나 시장 점유율보다
사람들이 왜 어떤 브랜드를 기억하고, 왜 이야기하게 되는지에 집요하게 질문해왔다.
‘보랏빛 소(Purple Cow)’, ‘최소 시장’, ‘전략은 선택이다’ 같은 개념은
모두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세스 고딘의 특징은 분명하다.
모두를 설득하려 하지 말라고 말하고
일부에게 깊이 선택받는 브랜드를 강조하며
효율보다 의미와 의도를 먼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