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콬콬 Apr 10. 2018

ㅅㅊ일기

바람 부는 날에는 공원. 4월의 화요일


어둑한 방 안에서 울적해야 사는 맛이 나는데 말이다. 그걸 포기하고 환한 햇살 쏟아지는 거리로 나갔다. 산책과 달리기가 도파민 생성에 효과가 크다는데 그동안 비축해둔 도파민을 꺼내 써야 할 일이 있다. 어쩌면 더 만들어야 할 지도 몰라서 나갔다.

 도파민이 솟아 창의력 돋으면 사업계획서 쓸 때 번개처럼 번쩍번쩍 머리가 돌아가고 원기가 솟아  믿음소망사랑이 계획서에 담길까 하여. 가자 가자 나가자. 나갔다.





깃발 아래서 기다리시는 분

응. 그래. 네가 빠질 순 없지.


고고고고고!


렛츠 고오.

우리 둘의 산책에서

앞만 보고 걷는 직진 스트레이트는 지양한다.

돈이 없지 미학이 없냐.




“어머니, 요즘 사철나무 향내가 그릏케 좋다드라?”

라며 데헷

헤헷 하는데..알았어. 그래, 알았다고. 코코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적당히 좀 하다 갈 생각을 해야지. 자꾸 밍기적거려서

(내가)보챘더니 그제서야 달린다.

바람 부는 날에는 눈 째진 뱁새가 되는 아이.



바람 부니까 옷 입자고 아무리 불러도 쌩...



지금 옷이 문제가 아니라고. 아랫 동네 바람이 어떤지 알기나 하냐는데.


잔디밭으로 들어가 너무 편하게 잘 쉬는 솔방울도 만나고.

편히 쉬는 솔방울

바람이 부니까 얘는 왜 털이 이렇게 부풀어오를까.

오해금지. 저거 다 부푼 털이다. 살 아니다.

야외 조각작품 감상의 시간도 가졌다.


돌냄새를 맡으며 조각상의 아름다움과 조우하시는 분....

주위를 둘러보니 꽃도 활짝 폈고

밑바닥 훤히 드러나는 얕은 호수여도 바람 따라 거세게 일렁이니까 꼭 해안가 바다같다. 시커먼 물살을 가만 지켜보니 설렌다.

벚꽃 색이 좀 흐릿하기는 하더라만.

바람 점점 거칠게 부니까 얼렁 옷 챙겨입고 가기로.

오늘 산책의 대미는 역시 하수구, 댕댕이들의 심신 안정제인 이곳. 꽃보다 하수구.


우리 코코 견생 처음으로 엄청 바람 맞은 날이다.

날아갈 뻔 했다. 우리 둘다.

얘도 나도 우리 둘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니 당황스럽고

꺄르르 웃음이 나고 막. 이유는 모른다.

작가의 이전글 ㅅㅊ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