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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황 Sep 06. 2016

아침 달리기에서 얻은 깨달음

무기력에서의 회복

난 생활 체육인이었다.


지금은 운동을가르치는 일이 직업이 되었지만 여전히 난 스스로를 생활 체육인이라 부른다.

스스로 향상되어 나가는 것도 재미있고 그 기량을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지만 난 그 경쟁을 생명을 걸고 할 자신은 없다. 그것은 내 일이 아니다.

실제 운동 했던 팀과는 상관없는 이미지입니다


나는 2년간 격투기 선수들 사이에서 생활해왔다.


그 동안 생활체육인으로 운동해왔던 나로써는 정해진 운동 시간에 감독의 지도 아래 운동한다는 것은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고 동시에 매우 힘든 일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육체적 재능,경험부족으로 인한 부상. 몸이 만신창이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보니 개인 운동을 하겠다는 생각은 증발해버렸다. 정해진 시간에 운동을 할 에너지를 아껴야 하고 또 일할 힘도 남겨야되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순간부터 정해진 운동 시간이 내 마음에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러다 최근 생업의 문제로 인해 선수부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다. 자연스레 아예 운동을 안하게되었다. 그러기를 한달이 지났을까?


사람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로써 양심에 찔려 아침 달리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예전에도 아침 달리기를 한 적은 있었다.

 바로 군대에서...



매일 정해진  다같이 모여 불편한 전투화를 신고 거기다 정신력을 강화한답시고 한겨울에 웃통까지 벗고 뛴다.

게다가 당시 나는 신병들은 누구나 한번쯤 걸린다는 군대감기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달리는 시간내내 콧물,가래와 씨름해야 했다.

그런 시간을 누가 좋아하랴.(아마 동기 대부분이 그랬으리라.)어쩌다 비라도 와서 구보를 하지않는 날이면 모포속에서 쾌제를 불르곤 했다


그 불쾌한 경험뒤로 아침 달리기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운동이었다. 물론 전역한 뒤로도 가끔 뛰기는 했지만 몇일 못가고 다 그만두었다. 특히나 아침 달리기는 더더욱 그랬다.


그런 내가 아침 달리기라니.....

사실 회원들에게는 싫어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싫어하는 운동은 하지않는 나 자신의 양심에 걸려서이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 하게 된 아침 달리기.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과 다르게 몇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힘들게 달리지 않는다.

둘째.   다양하게 달린다.  

셋째.   몸에 감각과 움직임에 집중하며 달린다


이 원칙들은 지난 2년간의 격투기 수련을 통해 배운 것들 이었다.


힘들게 움직이면 아무것도 보고 느낄수없다. 시야가 좁아지고 눈앞에 있는 것만 쫓아가기 마련이다.

물론 힘든 훈련이 필요할때도 있지만 아침부터 힘을 빼써야 어떻게 하루를 보내겠는가.


아침운동은 컨디션을 업 시키는데 주안점을 주어야한다고 원칙을 정했다.

첫날은 쉽지 않았다.  그 동안 여러 운동을 했지만 달리기는 좀처럼 하지 않았던것이다.

숨이 차기보다 종아리가 탄력있게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느낌? 다음날 약간 알이 배긴 종아리를 보며 반성했다.

 

이러면서 무슨 선생이냐....  가장 기본도 제대로 하고있지 않았는데


스스로를 다잡고 아침에 공원으로 나섰다



그렇게 시작된 달리기도 이제 3주차에 접어들고 있다.


어떤 변화가 있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가장 먼저 정신적인 변화에 대해서 말하고싶다.


그 동안 선수부에서 운동을 하면서 나의 운동은 온통 그 시간에만 초점이 맞추어져있었다. 감독님이 시키는 운동. 오늘 소화해내야될 훈련을 감당해내지 못할것 같은 두려움에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은 하지 않았다.

내가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을 어떻게하면 고칠수있을까 하는 연구도 부족했다. 시키는대로 하기도 급했으니까


이 아침 달리기는 나에게 너무도 소중한 것을 다시 찾아주었다.

바로 스스로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자기 주도성이었다.


그 동안 나는 무기력에 시달리고있었다. 운동이 즐겁지 않고 사람을 가르치는 것도 즐겁지 않았다. 하지만 아침 달리기를 시작하고 난 후. 무기력했던 내 마음에 서서히 회복되어짐을 느꼈다.  

너무도 일어나기 힘들었던 아침에 가볍게 눈이 떠지고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하는 즐거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싶었던 일 또는 해야할일을 할수있는 추진력 생겼다.

미친듯이 마시던 커피도 줄일수 있는 자제력이 생겼다

마음에 힘을 찾은 것이다.

고작 아침 달리기 4km와 5분의 기도때문에 말이다.


나는 생활체육이 반드시 자기 주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릴때부터

누군가에 기대에 의해

교육 시스템에 의해

사회적 시선에 의해 움직이는 것에 익숙해져있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한다.

내가 어떤것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이 부족한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알지 못한다.

이유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간다. 하지만 마음은 점점 무기력해져간다.

 

운동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과정은 잃어버린 마음의 힘을 찾아줄수 있는 최고의 약이다.


남에게 의존하고 약에게 의존하고 돈에게 의존해서는 절대 회복되지 않는다.


스스로 계획하고 움직이는 것이 마음을 회복할수 있는 힘이다.



지난 10년간 퍼스널 트레이닝은 대중화되고 과학적인 트레이닝 법이 많이 보급되었지만


사실 트레이닝의 마인드 자체는 초창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이것은 트레이너의 잘못도 아니오 회원의 잘못도 아니다.  서로의 잘못이다. 그만큼 아직 우리가 성숙해지지 못한것이다.


우리는 트레이너는 회원이 나에게만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으로 운동 할수있도록 양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한다.


트레이닝을받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가 이 코치가 시키는대로 막 구르고  굶어서 살을 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나중에 스스로 운동 할때를 위한 트레이닝 기술을 전수받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이건 이상론적인 이야기란 것을 안다.  

현실은 허무맹랑한 홈쇼핑 다이어트 약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런 현실을 개선시키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진짜 그 사람이 교육자의 양심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할수 있을까.


그 동안 트레이너란 직업에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  배고픈 직업이라는 예전에 인식은 사라지고 능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큰 부와

 명예도 얻을수있는 직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런 외적 성장에 비해 과연 교육으로써의 마인드는 얼마나 성장 했는지 의문을 던질수 밖에없다.


지금 나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 결혼도해야하고 직장도 새로 구해야한다.




이 시기에 시작한  아침 달리기는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교훈을 주었다.


운동의 힘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살빼고 이뻐지는 미용 수준이 아니라. 훨씬 더 큰 교육적 또는 치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리고 대중들의 인식을 끌어 올리는 것이 내가 진짜 하고싶은 일이라는 것이다.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성장시키는 운동 지도자

이꿈을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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