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으로써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주 작은 나만의 사업도 해보고 격투기 시합에도 출전해보고 내 인생에서 감히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일에도 열정을 다해보았다.
결국 난 일을 한다는 핑계로 버려두었던 글 줄을 다시 잡을 수밖에 없었다.
내 꿈은 작가였다.
외동아들로 어린 시절을 이야기와 함께 자라온 내가 작가가 되고 싶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글이라는 것은 나에게 이루지 못한 꿈과 같은 것이었다. 십 대 후반부터 이십 대 후반까지 작가가 되고 싶어 글을 써보아도 결국 일상에 밀려 또는 나의 게으름 때문에 뒷전이 되기 일수였다.
다시 한번 글을 써볼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내가 너무도 일에 지쳐있던 시점이었다.
자는 빼고는 아니 자는 시간까지 줄여서 일을 해야 하는 일상. 밤늦게 퇴근해서 새벽에 출근하는 삶.
통장에 돈이 들어와도 조금도 기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것은 돈이 아니라 자유였다.
문뜩 쉬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휴가철이기도 했고 말이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알고 있는 대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가가 되기 전 일상은 지금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쁜 일상 속에 쫓기며 살아가는 와중 그는 하루 일과를 마친 뒤에 한두 시간씩 글을 써나 갔다.
이번 여행은 나에게 굉장히 뜻깊은 휴가였다.
화창했던 날씨도, 경탄이 나오는 자연의 장관도, 아무도 없던 해변도
하루키의 책으로 시작되었던 마음의 힘에 기폭제가 되어주었다.
예전에는 항상 꾸준히 글을 쓰는 데에 실패했지만 지난 2년간의 삶이 나를 다르게 변화시켰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