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범람하는 퇴사 관련 글만 보더라도 그것을 알 수 있다.
남이 짜준 시간표대로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삶은 선호하는 사람이 있을까?
없지는 않겠지만 열에 한 명이나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모두들 알고 있을 것이다. 스스로 시간표를 짜고 움직인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그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지속이다. 일주일이나 한 달 정도는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6개월, 1년
30년 넘게 세상을 살아오면서 드는 의문이 하나 있다.
지금도 난 그 꿈을 실현하고 싶어 한다. 이 글을 쓰는 것도 그것의 일환인지도 모른다.
언젠가 그 꿈을 이루고 싶어 하는 작은 몸부림.
특별히 문제아도 아니었고 교우관계도 나쁘지 않았지만 난 자퇴를 선택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자유에 대한 동경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열일곱 살의 나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학교에 다니며 보내는 무의미한 시간을 소설에 투자한다면 내가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머니는 만류했지만 나는 패기 넘치는 열일곱이었다.
소설가의 꿈도 이루고 어머니가 원하는 대학에도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에게 자유만 주어진다면 스스로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삶에 대한 포부로 가득 차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내 소설가에 대한 꿈을 좀 더 지원해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결국 나태한 시간을 보낸 것은 나 자신이 아닌가. 결국 난 소설도 쓰지 못했고 대학에도 가지 못했다.
그때 나태함을 이겨보고자 시작했던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지금 밥벌이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세상은 참 모를 일이다.
나는 조금만 삶의 여유가 생기면 계속 도전하기를 반복했다. 소설뿐만이 아니라. 나의 여러 가지 꿈들을 이루기 위한 도전이었다. 난 소설가가 하고 싶어 소설을 썼고 격투기 선수도 하고 싶어 격투기 도장에도 찾았다. 영화 시나리오도 써보고 싶어 시나리오를 썼고 감독도 해보고 싶어 책을 사서 공부도 해보았다.
황씨 고집이라는 말이 옛말이 틀리지는 않는 모양이다.
남들은 그저 옛 추억 정도로 남겨두었을 법한 꿈들이지만 나는 아직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달라진 것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좀 더 인내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우습게도 이십 대 때는 육 개월 만에 포기했던 종합격투기를 삼십 대에 다시 시작해서 삼 년이란 시간 동안 계속했다.(최선을 대해 열심히 했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아마추어 시합도 두 번이나(?) 뛰었다. 그리고 반드시 프로 시합을 뛸 것이다.
나는 자유라는 꿈에 대한 도전을 10년이 넘도록 계속하고 있다.
때론 생업 때문에, 나의 나태함 때문에, 주변 상황 때문에, 또 다른 어떤 유혹 때문에
포기하고 실패했었지만 그래도 또다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