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User Experience)와 UI(User Interface)는 기획이나 디자인 등 온라인 업무를 하다 보면 꼭 한 번씩은 듣게 되는 용어다. 두 가지가 분명히 다른 개념인데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해 혼용하거나 잘못 사용하기도 한다.
UX(사용자 경험)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사람은 인지심리학자인 도널드 노먼으로 1990년대 초에 휴먼 인터페이스 연구(Human interface Research)라고 부르던 것들을 다 아우르기 위해 만든 용어다. 그는 휴먼 인터페이스(Human Interface)나 사용성(Usability) 같은 표현이 지나치게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UX라는 용어를 만들었는데 디자인, 그래픽스, 인터페이스, 물리적 상호작용, 매뉴얼 등 한 개인이 시스템을 경험할 때 관련된 모든 측면을 다루고 싶어 했다.
UX(사용자 경험)라는 용어는 태생부터 광범위한 범위를 다 아우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UI(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이와 달리 좁은 의미로 많이 쓰인다. 일반적으로 PC나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화면상에서 발생하는 것을 지칭하고 이는 페이지의 레이아웃, 컬러, 폰트 같은 시각적인 디자인을 주로 뜻한다.
검색에서의 UX와 UI
UX와 UI에 대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쇼핑몰의 상품 검색을 예로 들어서 살펴보도록 하자. 쿠팡이나 G마켓 같은 쇼핑몰에서 원하는 상품을 찾을 때 우리가 기대하는 건 무엇일까? 검색이라는 경험 측면에서 보면 사고자 하는 상품을 잘 찾을 수 있도록 검색 키워드를 입력하면 빠르게 검색 결과 페이지가 로딩되면서 정확한 상품이 나오고, 검색 키워드와 잘 맞는 추천 검색어나 연관 상품들이 내 취향에 맞게 나오면 만족을 할 것이다.
검색 페이지에서 실제 검색이 이루어지는 측면에서 보면 검색 결과 화면에 정제된 상품 이미지뿐 아니라 리뷰, 평점 같은 평가가 있고, 카테고리별로 좁혀서 보거나 가격 순이나 인기순 등으로 정렬해 찾는 등 일목요연하게 상품 정보를 파악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간단한 예시지만 UX와 UI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UX는 상품 검색이라는 행위 전체를 관통하는 사용자 경험에 대한 것이고, UI는 사용자가 경험하는 검색창이나 검색 결과 페이지 같은 이용 수단이나 대상에 대한 것이다.
UX나 UI가 비슷한 개념인데 용어만 다르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지만, UI가 훌륭하면 UX도 당연히 좋을 거라고(UI의 결과물이 UX이다) 착각을 많이 하기도 한다. 하지만 UI와 UX는 상관관계가 밀접하지만 별개일 때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쇼핑몰 검색 결과 페이지의 디자인이 깔끔하게 되어 있고 이런저런 상품을 잘 추려서 볼 수 있도록 기능적으로 잘 구현되어 있다 하더라도 검색 결과가 엉망이면(“메모리카드”를 검색했는데 메모리카드 리더기가 첫 번째로 뜬다거나, 상품명에 메모리카드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메모리카드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디지털카메라가 뜬다면?) 사용자는 큰 실망감을 느낄 것이다.
그리곤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을 찾기 위해 다른 검색어로 재검색을 계속하거나 정렬, 필터링 기능을 열심히 쓰면서 엄청난 시간을 소비하거나 계속 잘 안 찾아지는 최악의 경우에는 다른 쇼핑몰로 떠나버릴 것이다. 이뿐 아니라 검색 결과가 나오는데 계속 로딩이 되면서 시간이 과하게 걸린다면 사용자는 절대 만족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아무리 심미적으로 기능적으로 훌륭한 UI라고 해서 항상 UX가 좋은 경우만 있는 건 아니고, UI가 매우 훌륭하더라도 사용자 경험 즉 UX는 형편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감성, 느낌, 만족도 등 사용자의 총체적인 경험에 관한 것은 UX이고 좋은 UX를 가능하게 하는 기능, 디자인, 편리함 등 사용성에 관한 것이 UI인데 UI 하나만으로는 좋은 UX를 만들 수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