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다고 생각하면 안 아파?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 “
이 문장은 춘몽의 대사다.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대한 여자 주인공 예리의 대답인데, 듣는 순간 마음에 꽂혀버린 문장이다. 나의 이상형. 이성을 보는 이상형도 되지만 내가 바라는 나의 이상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그래서 요즘 건강한 마음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의 난 상처에 무딘 것, 아무렇지 않게 넘길 줄 아는 것만이 건강한 것이라 믿었다. 그게 몸이든 정신이든 의연하고 또 점점 커지는 상처들이 대수롭지 않아 지는 것 말이다.
Y와 부산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는 바닷속에 너무 오래 있어서 손가락 끝마디가 빨갛게 부어올랐다. 부산에서 온 지 이틀이나 됐는데 여전히 빨갛고 뜨겁거나 찬물에 닿으면 아프다.
그런데 같은 상처를 대하는 Y의 태도를 보면서 느꼈다. 그녀는 씻을 때마다 장갑을 낀다고 한다. 나로서는 너무 과한 반응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문득 손가락 상처는 물론 싱글 핀에 찍힌 꽤 깊은 발등 상처까지도 밴드 하나 붙이지 않고 나와버리는 내가 너무 나의 몸에 못된 것이 아닌가. 때로는 나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예민하게 돌보는 것도 건강해지는 과정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