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인생
흔히 사람의 인생살이를 '길'에 비유하곤 한다. 굴곡진 삶의 궤적을 이리저리 휘어지고, 오르락내리락 쉴 틈 없는 고개들로 채워진 길은 마치 고된 일상의 아카이브 같이 느껴지니까. 가본 길이든 가보지 않은 길이든, 길이라는 것은 언젠가 누군가 이미 지나간 흔적일 것이다. 그 타인의 흔적을 보며, 때로는 이유 모를 위안과 응원을 얻기도 합니다. 그것이 '길'의 매력이고 마력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길"을 이야기하는 장르 "로드 무비"를 살펴볼까 한다.
* 로드 무비
장소의 이동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 또는 그러한 장르를 일컫는 말. 여행, 도주 등을 중심 플롯으로 사용하며 여러 공간을 경유하며 만나게 되는 사람들, 사건들을 통해 어떤 자각, 의미를 터득하게 되는 이야기. 주인공이 여정을 떠나는 와중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 영화 작품. 당연하지만 로드무비는 영화에만 적용되는 장르라고 생각되지만 드라마ㆍ소설ㆍ게임과 고유되는 장르.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픽션에 적용되는 용어인데, 주인공의 여정을 다루는 장르의 명칭은 단일 신화(monomyth), 영웅담, 교조 신화라고도 함.
넓은 의미로 "신화"의 영역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로드 무비는 꽤 오래된 장르시다. 여행, 이동, 도주, 추적 등을 중심 플롯으로 삼는 이야기로, 여러 장소, 공간을 경유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 사건들을 통해 어떤 자각, 의미를 터득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모두 포함된다.
기원에 대해서라면, 고대 그리스 시대에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 그리고 아라비안 나이트 세헤라자데의 <천일야화>등 이야기의 태고 시다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영화로 따지자면, 영화의 시조새라고 할 수 있는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부터가 "여정길"의 표징인 기차역을 스케치한 것이다. 그 뒤에는 로드 무비의 고전으로 <오즈의 마법사 1(939)>가 거론되지만, 개인적으로 페데리코 펠리니의 <길, La Strada(1954)>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앤서니 퀸이 연기한 차력사 "잠파노"와 나이 가늠하기 어려운 "젤소미나"의 묘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떠돌이 '노마드'인생이 그려진 명작이다. 그 이후 수없이 많은 영화들의 ‘길’의 서사를 확장하고 사용한다.
로드 무비의 종착지는 어떤 형식이 되었든 "성장"이다. 임무의 수행이나, 순례자의 구도, 그리고 추적과 추격 속의 갈등 해소, 관계의 재정립 등, 모든 장치가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로드 무비"는 쉽게 다가오는 장르이다. '여행'과 '여정'이라는 단어의 미묘한 차이가 말해 주듯이, 로드 무비도 언뜻 그게 그것처럼 보이다가도, 뜯어보면 조금씩 달라 보이는 나름의 맛이 있다. 제 나름의 구분으로 로드무비를 살펴보겠다.
말 그대로 '길 위'가 인생의 무대가 된다. 집시들이나 유목민, 유랑인, 그리고 난민과 노숙자 등, 지발적이든 타의든 길 위에 머물게 되는 삶과 여정을 그려 낸다. 그들에게 "이동"은 삶의 유용하고 유일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 유랑의 모습에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관조, 비판, 풍자를 발견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흑백영화 <길(La Strada)>은 여러 번 보아도 젤소미나에 대한 연민은 무한 싹트게 된다. 성격파 배우로 잘 알려진 데니스 호퍼가 주연하고 메가폰을 잡은 1969년 작, <이지라이더>도 있다. 베트남 전쟁 등으로 형성된 미국의 저항적 청년문화 '아메리칸 뉴 시네마'늘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번 포스트 아포칼립스 편에서 소개했던, 코맥 매카시의 원작 소설 <더 로드(2009)>도 멸망의 세상에서 아들을 지키는 길 위의 아버지를 연기한 비고 모텐슨의 무거운 연기가 일품으로 기억된다.
저의 원픽은 <카우보이의 노래(2018)>이다. "코엔(코언) 형제"는 <바톤 핑크>, <파고> 등 작품성 강한 필모부터, <언브로큰>, <서버비콘>같이 흥행도 동반된 작품들을 남긴 영화 천재이다. 그들이 만든, 10년 동안 서랍에 넣어 놓은 옴니버스 이야기가 <카우보이의 노래>이다.
'돈'의 선택을 받는 것이 영화계의 현실에서, 코언 형제는 '이야기'는 노래처럼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서부극의 옴니버스가 마치 여정의 기착지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아닐까 하다. 느닥없이 죽음이 닥쳐오더라도 그 죽음의 순간이 어찌 될지 몰라도 삶은 계속되듯이, 기존 영화의 틀이 바뀌고 소멸할 운명일지라도(실제 그런 일은 없겠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영화 만들기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낡은 장르 중 하나인 서부극을 가장 최신의 영화 껍데기인 넷플릭스에 업로드한 것도 그들의 삐딱한 풍자로 다가온다.
-Ste's pick-
카우보이의 노래(The Ballad of Buster Scruggs, 2018)
| 코미디 | 미국 |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 출연: 팀 블레이크 넬슨, 제임스 프랭코, 리암 니슨 |
버스터 스크럭스라는 한 남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섯 가지 이야기를 그린 <카우보이의 노래>는 주인공 역을 맡은 팀 블레이크 넬슨을 포함해 리암 니슨, 제임스 프랑코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올해 11월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될 이 작품은 베니스에서 첫 선을 보였다. 에피소드들을 한편 한편 떼어 놓고 보아도 무척 매력적이다. 이야기 하나하나를 늘이고 첨가해 하나의 극화를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이야기로 다가온다. 영화계에서 자신들의 영화의 색깔을 추구하고, 때로는 비정한 평가에 좌절도 했을 형제 감독들이 서랍에 차곡차곡 쌓아 남긴 25년 간의 끄적임이라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에피소드 하나하나들에 대해 풀어내고 싶은 욕심이 드는 엔솔로지에서 하나만 골라 보라면 떠돌이 유랑극단의 비정한 선택을 그린 세 번째 이야기 <밥줄(Meal Ticket)>을 꼽고 싶다. <앞의 브런치북>
2. 구도의 길
죽기 전에 꼭 카미노(산티아고로 가는 순례길)를 걸어 보고 싶은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길을 걷는다는 것은 "이동"의 의미도 있지만, 오래된 구도와 참회를 위한 순례자의 것이기도 하다. 차마고도, 천로역정, 올레, 둘레, 그리고 카미노 등. 길은 순례자의 인생이기도 하니까.
수년 전 오스카 작품상 <노매드 랜드>가 가장 먼저 떠 오른다. 경제의 붕괴 이후 노마드의 삶이 순례의 여정이 되는 영화로 많은 생각을 던져 준다. 로드 무비의 거장이라는 빔 벤더스 감독의 쉽지 않은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1987)>도 생각에 남는다. 제목부터 로드 무비인 혁명가 이전의 인간 게바라를 볼 수 있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2004)>, 세상을 구하기 위해 미지의 문명도시로 향하는 덴젤 워싱턴 <일라이(2010)>의 이야기들도 진리와 신념의 탐색ㆍ추구라는 면에서 손에 꼽ㄴㆍㄴ다. 그리고 로드 무비는 아니지만 인내와 극기를 부르는 <노스탤지어>등의 타르코프스키의 순례 같은 영화들도 생각이 난다.
그중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영화는 장 마크 발레 감독,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와일드(2014)>이다. 주인공은 개인사의 가장 바닥에 처하자 도전을 선택한다. 그녀의 도전 길은 말이 "길"이지, 산을 넘고 계곡을 건너는 4,285km나 되는 PCT(Pacidic Crest Trail)이다. 미국 서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길은 예상하기 힘든 자연의 거친 길과 예기치 않은 사건ㆍ사고로 완주가 힘든 트레일로 유명하다.
삶이 바닥에 놓였다는 것을 그냥 알게 되는 때가 있다. 그때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 보인다. 그냥 침잠해 요행 같은 구원이나, 자포자기의 잠수가 있고, 다른 것은 언젠가는 숨 쉴 틈이 나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상승 부력에 힘쓰는 것. 후자의 결심이 설 때면 무엇이라도 우선 해 내고 싶을 때가 온다. 그때 무작정 나선 "도전"은 뜻밖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두꺼운 책으로 먼저 접한 <와일드>는 1박 2일 동안 단숨에 읽어 내었고, 다 읽고 나니 왠지 트레일을 동행한 것 같은 작은 성취감도 있었다. 원작에 충실한 실화 바탕의 영화 <와일드>, 여기가 끝이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Ste's pick-
와일드 (Wild, 2014)
| 드라마 | 미국 | 감독: 장 마크 발레 | 출연: 리즈 위더스푼, 로라 던, 토마스 사도스키 |
가난한 삶, 폭력적인 아빠, 부모의 이혼으로 불우했던 유년 시절을 지나, 엄마와 함께 행복한 인생을 맞이하려는 찰나, 유일한 삶의 희망이자 온몸을 다해 의지했던 엄마가 갑작스럽게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엄마의 죽음 이후 인생을 포기한 셰릴 스트레이드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파괴해가고… 그녀는 지난날의 슬픔을 극복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수 천 킬로미터의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극한의 공간 PCT를 걷기로 결심한다. 엄마가 자랑스러워했던 딸로 다시 되돌아가기 위해.. -다음 영화 발췌-
세계 최초의 위성은 1957년 발사 성공한 구 소련의 "스푸트니크"다. 이 스푸트니크(Спутник)가 요즘 러시아 자체 개발 코로나 백신의 이름에도 등장해서, 사람들은 흔히 "위성"으로 이해하게 된다. 사실 이 러시아어 단어는 '동반자'를 뜻한다. '동반자(同伴者)'의 단어의 뜻은 "나의 반쪽"이라는 의미이지만,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존재'라는 뜻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길을 혼자 간다는 것은 참 고되고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 동무가 되어주고, 조력자, 보호자가 되어 준다면 큰 힘이 되기 마련이다. 함께 작당하고 나선 것일 수도 있고, 길에서 우연히 만난 운명일 수도 있고, 내키지 않은 동행이 이제는 없어선 안될 존재로 남기도 한다. '친구'는 여행길에 늘 유효한다.
로드 무비가 "버디 무비"를 만나는 순간은 자주 있다. '버디(buddy)'라는 말이 가끔 남자의 단어라고 지적도 받지만, '친구'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한국에서는 최근에서나 받아들여진 의미이기도 하다("버디 버디" 덕분). '버디'를 십 수년 전 스쿠버 다이빙을 하면서, 처음 받아들였다. 다이빙의 규칙 중 "always with buddy"가 있다. 조력자, 동반자, 그리고 보호자와 함께 하라는 것이다. 한 치 앞을 모를 수 있는 바닷속과 세상 길이 참 비슷하니, 버디는 길을 나선 자에게 중요한 존재가 된다.
그런 "버디+로드 무비"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처음 떠오를 수밖에 없는 명작 <델마와 루이스(1991)>, 독일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토마스 얀 감독의 <녹킹 온 헤븐스 도어(1997)>도 함께 한다. 리버 피닉스와 키퍼 서덜랜드의 영원한 사춘기 고전 <스탠바이 미(1986)>, 더스틴 호프만, 톰 크루즈의 미친 연기 <레인맨(1989)>, 그리고 모든 "도망자"의 클리셰가 된 시드니 포이티어의 1959년 작 <흑과 백>까지 참 많은 작품으로 다가왔다.
그중 저의 한 꼬집은 바로 <흑과 백>의 묘한 오마주 같은 영화 <그린북>입니다. 최근 개봉한 화제작이라 긴 설명은 필요 없을 듯하다. 미즈 미켈슨 다음으로 내 마음속의 중년 배우 비고 모텐슨이 또 "변신"한 연기로 기억에 남는 영화 추천한다.
-Ste's pick-
그린북 (Green Book, 2018)
| 드라마 | 미국 | 감독: 피터 패럴리 | 출연: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린다 카델리니 |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느새 이웃으로 다가선 피부색 다른 누구에게 자의든지 타성이든지 '그린 북'을 건네주는 것은 아닌지, 그들에게 이 땅에서 살기 위해 자신도 거친 적 없는 검증의 '그린카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때이다. 1962년 미국의 어떤 사람들의 유별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논거 부족한 차별과 혐오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 점에서 <그린 북>은 오늘날 유의미한 영화이다. - 앞선 브런치북 본문 중-
앞서 말한 "단일 신화(monomyth)"에서 유래한 '모험ㆍ성장ㆍ영웅' 이야기들도 넓은 범주에서 "로드 무비"로 볼 수 있다. 신화 구조의 필수요소인 "임무 수행"이 주된 이야기를 이루며, 임무를 단계별로 수행하는 구조의 <헤라클레스 이야기>, <큐브 시리즈>, 그리고 <오징어 게임>도 이 장르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목적지 도착"이라는 설정은 오래된 문학 장르 '기행문'과도 오버랩되는 장르인데, 어릴 적 접했던 <80일간의 세계여행>, 그리고 <반지의 제왕>, <호빗>등의 판타지 노블도 여기에 속한다. 특히 코미디 물도 많은데 짐 캐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덤 앤 더머>, 벤 스틸라 감독ㆍ주연의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2013)>그리고 "아이언맨 로다쥬"의 <듀 데이트(2010)> 등이 있다.
저의 픽은 일본 고전 애니메이션 <엄마 찾아 삼만리(母をたずねて三千里, 1976)>이다. 요즘 세대에게는 생소하지만, 예전 '만화 타임'이 있었다. 아이들이 티브이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대에 여러 작품을 접했는데, 그중 닛폰 애니메이션의 세계명작극장 시리즈의 일환으로 제작된 일본의 TV시리즈 <플랜더스의 개>의 후속작으로 그다음 작 <알프스 소녀 하이디>와 함께 한국에서도 방영 후 인기를 얻었다.
원작은 "~삼천리"이지만, 한일의 "리(里)"의 길이가 10배 차인가 나고, 현실적으로 대서양을 건너는 여정이 "삼만리"가 맞다는 판단에 한국어 제목이 결정되었다는 후일담도 있는 '로드 무비 성장 드라마'의 프로토 타입이 된 작품을 추천한다.
-Ste's pick-
엄마 찾아 삼만리 (3000 Leagues in Search of Mother, 1976)
| 애니메이션 | 드라마 | 감독: 다카하다 이사오 | 원작: 에드몬도 데 아미치스 |
1882년경 이탈리아 제노바에 살고 있는 마르코의 집안은 아버지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무료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어 집안 형편이 어렵다. 그래서 엄마는 아르헨티나로 일을 하러 떠나고, 마르코는 엄마를 만나러 가기 위해 힘든 일을 하면서 돈을 모은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갈 수 없었던 마르코는 엄마로부터의 소식이 끊기자 밀항을 하여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고생 끝에 드디어 엄마를 만나지만 엄마는 병에 걸린 상태이다. 그러나 마르코를 본 엄마는 수술을 하기로 결심하여 건강을 되찾고 마르코와 함께 제노바로 돌아온다. -두산 백과-
한국 영화에도 '로드 무비'는 제법 등장한다. 기독교 문화권은 자신의 역사가 아닌 '유대인'의 "엑소더스-출애굽"에 동화되어 유랑과 이동의 이야기가 익숙하다. 반면, 한국은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해, 회귀와 회소 본능의 문화가 지배적이다. 그런 의미에서의 '여정'도 유효한 이야기가 된다.
한국 영화의 대표적인 로드 무비는 이만희 감독의 <삼포 가는 길(1975)>로 시작된다. 황석영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 로드 무비의 전형이면서 한국 로드 무비의 출발로 평가받는다. 그 후 이장호 감독의 <바보선언(1983)>,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1987)>, 임권택 감독의 여정 3부작, <만다라(1981)>, <서편제(1993)>, <취화선(2002)>, 이명세 감독의 <개그맨(1988)>, 여균동 감독의 <세상 밖으로(1994, 조민호 감독의 <정글 주스(2002)>등 많은 작품과 최근 2019년의 흥행작 <백두산>과 <강철비>등도 장르에 포함이 된다.
저의 픽은 고민 고민하다가 <멋진 하루(2008)>로 정했다. <파이란(2001)>과 나름의 내적 경합 끝에 추천한다. <파이란>은 나중에 다른 큐레이션에 추천드릴 가능성이 많고, 다양한 장르의 추천이라는 기본 의도에 맞는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연기마다 자신의 이야기 같이 거부감 없는 싱크로의 하정우와 한국의 대표적인 여배우 전도연의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 <멋진 하루>이다.
-Ste's pick-
멋진 하루 (My Dear Enemy, 2008)
| 로맨스/멜로 | 한국 | 감독: 이윤기 | 출연: 전도연, 하정우, 김혜옥 |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은 돈 350만 원. 희수(전도연)는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 떼인 그 돈을 받기 위해 1년 만에 그를 찾아 나선다. 반면 병운(하정위)은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빌린 350만 원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리러 나선다. 병운은 희수에게 꾼 돈을 갚기 위해 아는 여자들에게 급전을 부탁한다. 여자관계가 화려한 병운의 ‘돌려 막기’에 기가 막히는 희수지만 병운을 차에 태우고 돈을 받으러, 아니 돈을 꾸러 다니기 시작한다. 한때 밝고 자상한 데다 잘생기기까지 한 병운을 좋아했지만, 대책 없는 그를 이제는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 1년 전엔 애인 사이, 오늘은 채권자와 채무자…… 길지 않은 겨울 하루, 해는 짧아지고 돈은 늘어간다. 다시 만난 그들에게 허락된 ‘불편한 하루’가 저물어 간다. -다음 영화-
사족)
"여행은 언제나 돈보다 용기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