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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스테파노 Oct 28. 2023

도대체 '디지털(Digital)'이 뭐길래

데이터'를' 말하다 (1)

자타발적 조기 퇴직을 하고서도 (외국계 기업에 오래 머물기도 했지만) 정보관리 컨설팅 영역에서 입에 밴 '용어 잘난 체'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부러 한글화의 일상성을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컨펌'을 '확정, 확인'으로, '스케줄'을 '일정', '리포팅'을 '보고', '어레인지먼트'를 '조정, 조율'등으로 말이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특히 '이름'이나 '명명'이 되는 용어들 중에 '외래어'에 준하는 '외국어'가 참 많다. IT라고 부르는 정보통신산업의 영역에선 더 두드러진다. 컴퓨팅,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코딩, 해킹, 그리고 '데이터'까지.

사진출처: [보스턴컨설팅그룹]게시 자료


이름은 참 중요하다. 사람이나 생물뿐 아니라 사물이나 관념에 대한 '명명'이 실제 사용자의 관점에서 초기 견해를 형성해 준다. 마치 김춘수의 시 "꽃"에서 처럼. 그런데, 온갖 신조어에 외국어태생의 전문용어들이 넘쳐 나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이 '이름'의 이해와 해석도 참 중요하고 어려운 시대가 왔다.


요즘, 몇몇 외국어들은 외래어 당연 표기로 사용되고 있다. 대체할 한국어가 없어서일까? 아닐 것이다. 한국어로 치환되는 순간  '의미' 퇴색되거나 변질되어 받아들여진다. IT분야에 그런 단어들이 제법 된다. '데이터', '디지털' 등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습관처럼 사용되는  단어들의 적확한 의미를 알고 정확히 사용하고 있을까? 일반 일상 속에선 오용이나 남용이 있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대중에게 공개되는 콘텐츠, 미디어, 정책, 공약 등에서 이해가 부족한  사용된다면 작지 않은 문제가 된다.

지난 대선 후보 중 한 축인 이재명 후보가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비전 선포한 바가 있었다.(공약이라 하기엔 아직 부족함이 많아 비전이라 부르고 싶다.) 내용은 별 것이 없었다. 뻔한 말들의 열거와 개념 정립이 안 된 용어의 혼재가 여전하였다. 그래서 더욱 이런 말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썰'을 시작해 볼까 한다.

한 때 디지털의 대명사


지난 기억들 속에 '디지털'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던 것은 80년대 초반의 '시계'에서 시작한다. "전자시계"로도 통칭된 "디지털시계" 시침, 분침, 초침과 12시간이 표기된 기존의 "아날로그시계" 보던 세대에게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나타내는 대표 상품이 아니었나 싶다. 전자, 전기 기술과 밀접한 연관으로 시작된 '디지털' 대해서 알마나 우리는 이해하고 있을까? 도발적인 질문의 이유는  '디지털' 대한 몰이해가 결국 '데이터' 오해하는 잘못 채운  단추가   있기 때문이다.  단추의 끝에 '빅데이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스타트업', '청년창업', '일자리' 등이 밀려 있다.

디지털 세계


어원으로 살펴보는 디지털의 


'디지털'은 과연 무슨 뜻이길래 우리말로의 대체가 어려울까? 이런 호기심에 가까운 화두로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국어사전]
여러 자료를 유한한 자릿수의 숫자로 나타내는 방식.​

[물리학백과]
연속된 값을 사용하는 아날로그에 반하여 띄엄띄엄 떨어진 값을 사용하여 정보를 가공하고 구현 방식을 의미한다.

사전이 더 어려운 설명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해가 되는 것이 더 신기한 한 번에 파악하기 힘든 사전의미가 나온다. 실생활에서의 예를 살펴본다면, 자동차의 주행거리 표시, 컴퓨터 자판으로 입력한 글자, 전등스위치의 켜고 끔, 엘리베이터가 멈출 아파트의 층수 등은 그 현상을 나타내는 수가 띄엄띄엄 떨어져 있다. 이와 같이, 어떤 값이 "띄엄띄엄 떨어진" 숫자로 어떤 정보를 설명해야 할 때 디지털 방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와 반하여 자동차 엔진 소리의 크기, 컴퓨터를 가동하는 전류의 크기, 전등의 밝기, 엘리베이터의 속도 등은 연속적으로  값이 변한다.  값을 있는 그대로 다룰 때에는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분절적' 디지털과 '연속적' 아날로그의 대칭 의미로의 이해는 대표적이면서 손쉽지만, 이런 이해 방식이 '오해' '몰이해'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

디지털은 "손가락"과 관련한 어원이 있습니다


디지털 Digital '손가락' 관련한 어원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수를   손가락을 사용해 왔다. 디지털(Digital) 어원이  디지트(digit) 손가락을 가리키는 라틴어 ‘digitus’에서 유래했다. 영단어 digital '손가락과 관련한' 의미의 형용사로도 활용되니 참고해도 좋을  같다. 아울러 '자릿수'라는 공학, 수학의 오래된 개념으로도 자리 잡은 디지털이라는 개념 자체는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모스 부호 같은 것도 짧은 전류와  전류라는 단위를 사용해 정보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디지털로   있고,  거슬러 올라가면 봉화도 불이 켜지고 꺼지는 것으로 나타내는 것이라 디지털로   있기 때문이다.

다만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디지털은 컴퓨터를 비롯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작동하는 전자기기와 관련된 용어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사용되는 대부분의 컴퓨터는 전류가 흐르거나(1) 흐르지 않는(0) 것을 단위로 하는 디지털 방식으로 자료를 처리하며, 단순히 문서와 통계 자료뿐만이 아니라 음성 자료나 영상 자료도 이산적인 값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래서 마치 "디지털=데이터"라는 왜곡이 발생하게 되었다.  왜곡이 현재 새로운 기술혁명 안에서의 저해 요소의 기저가 된다고 생각한다.


(컴퓨터 용어로 사용되면서 이진법과 헷갈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진법은 수를 세는 방법의 일종으로 디지털과는 다르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상극"일까?

디지털 Vs 아날로그? 디지털 For 아날로그!

어원으로든 사전적 의미로든 '디지털' 컴퓨팅 기술과 밀접하게 자리 잡혀있다. 그래서, 관습적인 사용으로 디지털이라는 개념이 컴퓨팅, 전자, 전기와 관련된 기술과 제품 등을 치환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문제는 '데이터 Data' 새로운 기술ㆍ산업 혁명의 주요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생기는 왜곡이다. 바로 "데이터는 모두 디지털화되어 있다. 있어야 한다."라는 오해다. '디지털' '아날로그' 반대 개념으로만 설명되고 이해되기 때문이다. 과연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서로 상반된 개념일까? 답은 '아니요'.


디지털은
아날로그의 "반댓말"일까?


 처음 디지털을 설명했던 '시계'이야기로 들아 가보자. 아날로그시계라 일컫는 '바늘' 시간을 표시하는 전통적인 시계에서 바늘은 절대 '순간이동' 하지 않는다. 디지털시계가 점등과 같이 숫자를 '순간변환'하는 것과 달리, 시곗바늘은 원주를 쓸어 닦듯이 '' 만들며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 준다. 각각의 바늘은 인지의 순간  "순간" 가리키는 손가락이 되어 시간이 표시되는 것이다. 그런 손가락이 가리키는  '순간 포착' 디지털이라는 개념이라 보면 된다. 어원이 되었던 손가락 세기도 결국 하나, , 셋의 결과적 포착이지  손가락을 폈다 접었다의  과정을 담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다른 예로 누군가 춤을 춘다면  ''이라는 행위는 연속적인 아날로그가 되지만,  춤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담는다면 디지털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생동감 넘치는 고화질 영상도 그저 ''이라는 아날로그를 분할ㆍ분절하여 저장한 "순간포착" 연속 재생일 뿐이니까.

요즘엔 아날로그 시계 못 읽는 아이들이 있답니다

이렇듯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기록하고 전달하기 위한, '시간'이라는 중엄  섭리를 최대한 보완한 기술적 개념이 된다. 디지털은 '', '', 최대한 '면의 일부' 표현된다면, 아날로그는 '', '부피', 그리고.'시간의 경과' 읽힌다. 다시 말하면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읽고, 기록하고, 다시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도구이자 수단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디지털은 아날로그의 반대말이 아닌 가장 밀접한 '연관어' 이해되어야 한다.​


 기본적인 이해의 부족에서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혁명에 대한 대처 미비가 시작되는  같다. 우리가 소위 '데이터'라고 하는 것은 형질상 '디지털 자산 Digital asset'임에는 틀림없다. 적어도 포착되고, 수집되고, 다시 읽고 분석하기 직전 까지는 그러하다. 데이터 유형이 무엇이든 저장과 유통의 용이성(다음 연재 Data 특성에서 다룰 예정) 위해 디지털화(Digitalization)하는 것은 당연지사가 되었다. 그러나,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고 이해하고 파악하고자 하는 대상은 '순간포착' 점과 선들의 집합은 아닐 것이다. 분절과 제한이 없는 연속된 실제의 콘텐츠,  '아날로그 세상' 제대로 인지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기술들이 아닐까.

그럼 데이터는 뭐냐



데이터'' 이야기하기

어느 글쓰기 플랫폼에 "Datalook-데이터  볼까요?라는 토픽을 보고 반갑기도 하면서도 불편한 것도 사실이었다. 이유는 데이터로 이야기하자면서 데이터가 보이지 않았다. 설문조사로 대변되는 수치 통계를 데이터의 전부로 생각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연어나 검색어 등의 소셜데이터를 데이터 분석, 빅데이터라고 표제 하는 것에 불편했다.  이유는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의 "통계가 만사"라는 무지적 습관이 그대로 작용한 것도 있고,  다른 이유는 '데이터'  근간이 되는 '디지털'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관련 글쓰기를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대선 주자의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선언과  내용이  '위험' 보여서 부족한 생각을 끄집어내었다. 이제  연재를 시작해 본다.

말풍선 클라우드가 "빅데이터"의 전부는 아니죠


(제대로 데이터"로" 이야기하는 것은 현실적인 제약으로 불가능해서 데이터"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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