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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유미 Aug 11. 2021

잘 지내셨나요?

오랜만에 안부 전해요 :)

뭐 그리 바쁘다고 브런치를 잊고 지냈습니다. 아주 가끔 들어와 확인하는데 브런치 측에서 보낸 메시지가 저를 뜨끔하게 만드네요. "작가님의 글을 못 본지 무려 210일이 지났어요." 210일이라뇨? 거의 일년이 다되가는 거죠? 새로운 컨텐츠로 구독자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해야 하는데, 제 친청이나 다름 없는 브런치에 너무 무심했네요.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분발하도록 노력할게요 ㅎㅎ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3주째 이어지고 있고 저 또한 3주가량 아이를 어린이집에 못 보내 책방도 열지 못했습니다. 책방을 열지 못했다는 건 제 일상이 꼬이고 있다는 증거예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그럴 거예요. 일단 아이가 학교나 유치원에 가야 뭔가를 할 수가 있죠. 책방에 나와 책 정리하고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글쓰고 책 읽는 게 저의 일인데, 아무것도 할 수 없죠. 그저 해야하는 일들을 묵묵히 해낼 뿐입니다. 저는 현재 2권의 책을 준비 중입니다. 아니... 더 정확히 하면 3권이군요. 2권은 초고를 넘기고 퇴고하는 중이고 나머지 1권은 초고 작업 중입니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 퇴고 작업을 하려니 생활이 말이 아니었어요. 식탁에서 작은 탁상 선풍기에 의지한 채 원고를 읽고 고치고 반복했습니다. 아니 하는 중이에요. 그나마 어제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게 되어 어제 오늘은 책방에 나와 있습니다.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에요. 이 사진은 바로 오늘 책방을 좀 정리한 뒤 찍은 따끈따끈한 '밑줄서점의 오늘'입니다.


오래 전에 '퇴사 후 책대여점을 열었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올렸던 책방 사진과 비교해 보시면 책이 엄청 늘었다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네, 그렇습니다. 입고의 속도를 판매가 따라가질 못하고 있어서 책이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또 새로운 책이 나오면 궁금해서 참질 못하고 들여놓습니다. 팔리지 않으면 제가 읽으면 되죠 뭐. (헤헤) 한 동안 책방을 열지 못해 먼지도 쌓이고 군데군데 거미줄도 생겼더라고요. 화분이 몇 개 있어 매일 와서 물을 주긴 했는데 구석구석 청소는 미뤘거든요. 오늘 작정하고 정리했더니 말끔해졌습니다. 청소한 뒤 모처럼 제 자리에 앉아 정여울 작가님의 신작 '끝까지 쓰는 용기'를 읽다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목과 어깨가 많이 안 좋아져서 퇴고를 하는 도중에 몇 번이고 주저앉아 울고 싶었어요. 포기하고 싶기도 했고 괜히 제 인스타그램(@yumibongbong)에 징징거려보기도 하고요. (그랬더니 편집자님이 날짜를 조금 미뤄주셨습니다!) 힘든 건 왜그렇게 티내고 싶은지요. 사람은 위로 받고 싶어하는 존재잖아요. 저도 그런가봐요. 헉헉 여러분 글쓰는 게 이렇게 힘든 건가요. 저 좀 힘내라고 해주세요! 라고요. 여러분도 참지 말고 티내세요. 힘들면 힘들다. 보고싶으면 보고싶다. 배고프면 배고프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확진자가 2천명이 넘었더라고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어쨌든 우리는 일상을 살아내야 합니다. 저 또한 코로나라는 위기에 숨어버리고 싶을 때가 많았어요. 남들도 다 힘든데 나도 좀 이참에 쉬자... 하고요. 그런데 언제까지 계속 그럴 수 없다는 걸 우린 알잖아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내면서 하루를 보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뭐라도요. 무기력하게 있기보다 서랍 정리 하나라도 하면서 보람된 일 하나씩 해보는 거죠. 책 읽고 필사도 하고요, 드라마나 영화보고 감상도 내 마음대로 써보고요. 뭐라도 남겨 보는 거죠. 저도 당분간은 퇴고 하면서 하반기에 나올 책들 준비에 바쁠 것 같습니다. (클래스101 카피라이팅 강의도 잊지 않고 사랑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중간중간 카피라이팅 강연도 하고 있고 기업들과 협업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아이와 한 공간에 머물며 작업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집중력을 필요로 하더군요. 일 좀 하려면 다가와서 우유 달라고 하고 우유 주면 좀 있다가 자신이 하고 있는 게임을 난데없이 설명한다거나 (그런 거 다 받아줍니다) 배고프다고 하지요. 그러다보면 새벽 5시까지 일해야 하는 건 부지기수예요. (그러니 어린이집에 보내야합니다) 아무튼 저보다 더 혹독한 환경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 많으실 테지만 정신차리자구요. 자 자신의 뺨을 탁탁 쳐봅시다. 정신차려!  무더위까지 겹쳐서 정신이 혼미해질 때마다 해보세요. 효과가 있습니다 ㅎㅎ


아참, 지금 준비하는 2권의 책 중 하나는 '문장 수집 생활'에 이은 두번째 카피라이팅 책입니다. 전작 못지 않게 많은 사랑 받을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ㅎㅎ 다른 하나는 책방과 관련 있는 책인데요, 제가 운영하는 서점이 제가 읽은 책(헌책)도 판매하는데, 이 녀석들 보내기가 녹록치 않더라고요. 밑줄 좍좍 그어진 손때 묻은 책을 팔려니 영 가슴이 아파서 책마다 글 한편씩 남겨 놓으면 덜 아쉽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독서에세이라고 하기엔 부족하지만 책이 남긴 흔적으로 새로운 글이 탄생하는 책이니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 :)


210일 만에 글 올리려니 하고 싶은 말이 줄줄줄 나오네요. 모쪼록 이번 글은 안부편지라고 읽어주시고 조만간 유용하게 읽을 컨텐츠로 다시 쓰러 올게요. 그럼 더위와 코로나에 지치지 마시고 계신 곳에서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또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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