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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sol Jang Nov 01. 2021

장기요양을 이용하는 보호자들에게 묻다

장기요양 서비스 이용 고객 인터뷰

  제품을 만들다 보면, 가장 많이 유혹받고 흔들리는 것이 그냥 빨리 제품을 만드는 일이다. 고객을 이해하고 진짜 문제를 파악하는 과정이 너무 지난하고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단 제품을 만들면 만드는 과정에서 뭔갈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안심을 하게 된다. 누구나 좀 더 쉬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거라, 제품을 오래 만들어 왔더라도 항상 고객에 대해 이해하기보단 제품을 먼저 만들려는 유혹을 받게 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제품팀과 고객들을 직접 만나거나 유선을 통해서라도 인터뷰하며 고객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방법을 찾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거기서 가설들이 나오고, 그 가설을 검증할 PoC, MVP를 구성하게 된다.


  오늘은 보살핌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열여섯 분의 보호자들과 인터뷰한 내용들을 공유한다. 아주 상세한 내용은 개인 프라이버시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고, 많은 모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참고용으로 이해 바란다. 


  혹여, 장기요양에 대해서 생소하신 분들은 이전에 작성한 <간병? 장기요양? 방문요양? 실버케어 시장 알아보자!>을 살펴보시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1. 어르신의 관계가 어떻게 되시나요?

   자식과 부모의 관계가 75%로 가장 많았고, 부부가 12.5%, 조부모와 손자 손녀 관계가 12.5%로 비슷했다.   본인 스스로 장기요양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한 분은 인터뷰 대상 중에는 없었고, 간혹 직접 전화를 주셔서 요양보호사를 찾는 분들이 있다.  근데 이런 분들은 보통 아주아주 까다롭게 구는 경우들이 많아서 요양보호사를 연결해드려도 금방 교체한다. 




2. 어르신과 동거하고 계신가요?

  어르신과 같이 사는 경우는 전체 보호자분 중 25% 만 해당했다. 일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3분의 1 정도의 어르신이 가족들과 같이 살고, 나머지 3분의 1은 혼자 살고, 나머지 3분의 1이 부부 단둘이 거주한다고 한다. 냉정하지만, 이제는 자식들도 나이 드신 부모님과 같이 살기를 여러 가지 이유로 꺼려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3. 어르신들의 장기요양등급은 몇 등급인가요?

  인터뷰 대상자들은 재가요양을 이용하거나 이용 예정인 어르신의 보호자들이었다. 그래서 대부분 3~5등급의 어르신을 돌보고 있었고 그중에서도 4등급이 56.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다음은 3등급 수급자 어르신이 18.8%를 차지했다. 대부분 일상생활을 혼자서 하기엔 불편함이 있거나, 연세가 많은 경우였다. (간단한 등급의 구분 기준, 등급이 낮을수록 불편한지?)


4. 장기요양 등급 받은 지 얼마나 되었나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은데, 대략 4~5년 정도 된다고 파악했다. 방문요양을 이용하는 수급자들의 평균 이용기간이 65개월이라는 통계가 있었는데,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5. 현재 이용 중인 재가요양 시설 및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방문요양과 주야간 보호소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3~5등급의 어르신을 모시는 경우, 대부분 보호자분들이 직접 케어 하긴 어렵기 때문에 방문요양과 주야간 보호소에 의지하게 된다. 최근엔 따로 사는 경우가 많다 보니 주야간 보호소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그리고 주야간 보호소와 방문요양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이했던 점은 3~5등급의 경우에도 요양원에 모시는 경우가 있었고, 생각보다 복지용구 사용비율이 낮다는 점이다. 


6. 현재 이용 중인 재가요양 시설 및 서비스는 어떤 경로로 찾으셨나요?

  아직은 보호자분들이 거주지 주변에서 찾거나, 지인 추천 등 전통적인 방식으로 재가요양 서비스를 찾고 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건 전체 중 10%이지만, 처음엔 지인 추천으로 이용하다가 맘에 안 들어서 인터넷으로 찾아본 적도 있다고 한다. 


7. 현재 이용 중인 재가요양 시설 및 서비스를 선택한 기준은 무엇인가요? 

<전체 시설의 선택 기준>
<방문요양 센터의 선택 기준>

  전체 재가요양 시설로만 보면 시설의 위치와 지인 추천이 가장 주요한 선택의 기준으로 보인다. 방문요양의 경우엔 그 기준이 골고루 분포되었는데, 집 가까운 지역에 있는 시설을 찾는 이유를 물어보면 요양보호사가 가까운 데 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8. 월평균 본인 부담금을 얼마나 내고 계신가요?

  요양원을 이용하는 고객과 재가요양을 이용하는 고객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요양원을 이용하는 경우 평균 150만 원을 지출했고, 방문요양을 이용하는 경우는 약 15만 원 정도를 부담하고 있었다. 


9. 방문요양 이용 만족도는 어떠신가요? (1~7점 척도)

  방문요양에 대한 이용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았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 가족이 힘든 점들을 요양보호사가 대신해주는 데에 대한 고마움으로 인한 만족감이었다. 어르신을 돌보는 시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힘든 목욕을 도와준다와 같은 답변들이 있었다. 


10. 방문요양에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은 무엇이 있나요? 


  공통적으로 요양보호사의 서비스 질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왔다. 답변받은 상세 내용들은 아래와 같다.   

    요양사의 교육의 질 개선 및 서비스 자세 개선이 필요하다

    좀 더 세밀하게 챙겨 주고 짧은 서비스 시간을 적당히 쓸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직업의식을 가지고 내부 모처럼 해주셨으면 좋겠다. 단순 시간 때우기 말고  

    직업적이 아닌 가족을 돌보는 진정성이 부족하다

    힘은 드시겠지만 봉사정신으로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정성을 다했으면 좋겠다

    요양보호사의 인성/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요양보호사분들이 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방문요양 서비스가 어떠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요양보호사마다 다르게 이해하고 행동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보호자들이 느끼는 잘하는 요양보호사와 그렇지 않은 요양보호사의 차이가 크고 정형화되기 어려웠다. 


  인터뷰하다 보면 보호자 분들이 자신들의 가족을 돌보는 문제로 정말 많은 근심, 걱정을 갖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현재의 5~60대의 보호자들은 당신 자신과,  자식, 부모의 삶을 모두 짊어지고 사는 가장 힘든 세대라는 생각도 든다. 보살핌은 이런 보호자들이 부모에 대한 걱정이라도 조금 덜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가 되었으면 한다. 그게 어르신에 대한 돌봄과, 요양보호사에 대한 처우까지 모두 함께 해결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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