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가 왜 좋아?"라는 질문에 대처하는 다섯 가지 방법
"너는 내가 왜 좋아?"
연애 초기의 관문과도 같은 이 질문은 어렵습니다.
'예뻐서(잘생겨서)'라고 능청스럽게 넘어가는 건 한두 번 정도만 가능합니다.
'나 얼빠잖아(나 외모를 많이 보잖아 그러니 너를 만나지)'와 같은 변형 형태도 써먹을만하죠.
그런데 상대가 '아 그런 거 말고!'라고 하며 살짝 정색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우선, '너는 내가 왜 좋아?"라는 말을 파헤쳐봅시다.
상대가 이 말을 반복적으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좋아할 만한 구석이 없는데 상대가 나를 좋아해서
2. 상대가 나보다 뛰어난 외모, 조건 등을 가졌는데 왜 나를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3. 내가 상대방의 취향이 아닌 걸 알고 있기 때문에
4. 안 지 얼마 안 된 채로 갑작스럽게 사귀어서
5.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서
상대가 어떤 마음으로 그 말을 하는지 알아내는 게 핵심입니다.
하지만 그걸 알아낼 수 있으면 애초에 이런 고민을 안 하겠다고요?
눈치가 없다고 해도 걱정하지 마세요! 모든 조건에 맞는 대답을 한 번씩 다 시도해보면 되니까요!
가끔은 인생의 저점에서 사랑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데 우연히 들어간 취업 스터디에서 만난 취준생 커플을 예로 들어봅시다. 데이트라고 해봤자 같이 카페에 가서 자소서 쓰는 게 대부분. 이미 취업한 친구들은 애인에게 비싼 선물도 척척 한다는데, 갑자기 자괴감이 듭니다. 그런데 내 애인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나를 예뻐해 주네요.
그럴 때 미안함과 고마움이 뒤섞인 질문을 합니다.
'너는 내가 왜 좋아?'
이럴 때는 아주 상세하게 좋아하는 이유를 말해주면 됩니다.
우선, 네 까만 피부가 좋아! 잘 익은 갈매기살색 같은 게 건강해 보이잖아. 그리고 네가 책을 보면서 살짝 미간을 찌푸리는 게 너무 섹시해. 나는 원래 섹시한 사람 만나는 게 평생소원이었다? 근데 너 만나서 그걸 이룬 거야! 게다가 네 목소리도 좋아. 내가 원래 허스키한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네 목소리가 딱 그렇잖아. 네 작은 키도 좋아~ 우리 같이 서있으면 너무 귀엽지 않아?
디테일할수록 좋고, 좋은 이유를 같이 말해주면 더 좋습니다.
살짝 신나는 목소리로 말해주면 완벽합니다.
연애 초는 콩깍지가 씌는 시기죠. 그런데 그 콩깍지란 게 상대에게만 씌는 것이 문제입니다.
상대는 날이 갈수록 예쁘고 멋있어 보이는데 도통 나 자신은 그렇게 보이지가 않죠.
자신감이 잔뜩 하락한 우리는 상대에게 왜 나를 좋아하는 거냐고 묻게 되죠.
이럴 때는 깜짝 놀라 줘야 합니다.
어?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당연히 널 안 좋아하면 누굴 좋아해? 너 같은 애를 안 좋아할 수가 있어? 와~ 당연히 좋아할 수밖에 없지!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한다는 듯이 의아해하며 말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오래 알고 지난 사이일수록 상대의 이성 취향을 완벽하게 파악하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는 분명히 섹시한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 섹시한 구석이 없을 때 궁금해집니다. 그냥 현실에 타협한 걸까? 아니면 정이 들어서 좋은 걸까?. 우연히 그 사람의 스타일에 정확히 일치하는 그 사람의 이전 애인 사진이라도 보는 날에는 도저히 알 수가 없습니다.
(네 스타일도 아닌 나는 왜 만나는 거야?)란 괄호를 숨긴 '너는 내가 왜 좋아?'에는 조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어설픈 끼워 맞추기는 상대가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너도 알고 보니 섹시해! 네 목덜미가 섹시하더라고~'
라는 말이 아무리 진심이라 한들 본인이 자기 자신을 귀여움과 청순 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대번에 그걸 받아들이긴 힘들죠. 기분 좋으라고 하는 말이라고 치부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같이 의문스럽다는 말투를 취해주세요.
아니~나도 처음엔 그렇게 될 줄 몰랐어. 솔직히 처음 봤을 때도 예쁜 편이라고 생각하긴 했지. 그래도 그게 다였는데 어느 순간 네가 너무 신경 쓰이는 거야. 다른 사람이 너를 보기만 해도 질투가 조금씩 나더라? 나도 내가 왜 이러는 거지 싶었어. 그러다 네가 웃는 걸 본 날에 나도 모르게 결심하고 있더라고. 너랑 꼭 사귀어야겠다고. 이제는 네 긴 머리도 좋고, 검은 피부도 좋고, 짧은 손가락도 좋아. 실은 그냥 다 좋은데 몇 개만 골라서 말한 거야. 그래서 이제는 어떤 시림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너라서 사랑에 빠져버렸다'는 말을 길게 푼 거에 가깝지만, 나름의 시간 순에 따라서 이야기함으로써 상대의 불안함을 없애주세요. 거기에 다른 사람은 다 필요 없다! 네가 내 눈에 최고다! 와 같은 말을 넣어주면 완성입니다.
우리는 가끔 갑작스럽게 사랑에 빠지기도 합니다.
상대가 원래 어떤 취향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고, 이전에 어떤 사람과 연애를 했는지도 도통 알 길이 없죠. 그래서 나를 왜 좋아하는지 정말로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자신에 대한 정보를 주세요!
제 이상형은 ~한 사람인데, 00 씨는 딱~ 한 분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라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여기서 끝내면 안 됩니다.
내가 갖고 있는 상대방의 정보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상대가 속으로 '어? 난 실은 그런 사람 아닌데..'라고 생각할 경우 낭패기 때문이죠.
뒤에 꼭 '하지만 만나고 보니 00 씨의 이런 점도 좋고, 저런 점도 좋고, 예쁘고 어쩌고 저쩌고'를 꼭 붙여주세요.
사랑받고 싶은 마음만큼이나 큰 마음이 확인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상대가 연애 초를 넘어서까지 계속해서 '너는 내가 왜 좋아?'를 묻는다면 어쩌면 내가 표현하는 사랑이 부족한 걸 지도 모릅니다.
'네가 ~라서 좋아'라고 긴 문장에서 진짜로 듣고 싶은 말은 '좋아'라는 말인 거죠.
자주 표현해주세요. 이렇게까지 자주? 싶을 만큼 사랑을 말한다면 더 좋겠습니다.
상대에게 사랑받고 확인받고 싶은 건 실은 모두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너는 내가 왜 좋아? 너는 왜 좋은데? 이런 식의 대화도 흔히 하게돼죠. 하지만 둘 다에게 어려운 질문이기도 합니다.
사랑에 이유를 찾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최선의 대답을 찾아내야 합니다. 내 대답에 행복해하며 웃는 상대의 얼굴을 보기 위해 우리는 고민해야 합니다. 결국 모든 대답이 '그냥 너라서 좋아'라는 유치한 결론에 도달한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말합니다.
"제구야,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는 말이야~"
* 사진 : 정우미
* 사진은 모두 강원도 원주 <뮤지엄산>에서 촬영했습니다. 데이트 장소로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