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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slife Oct 29. 2019

혼탁한 비상장주식 시장 1편

VC와 스타트업에서 느끼는 전근대적 업무 방식

#intro

최근 비상장주식시장을 깊게 파들어가고 있다.


아마도 VC업을 하면서, 

블록체인에 투신(?)하면서, 

이곳에 관심을 가지게 된건 오히려 당연한 흐름같기도 하다.


엄청나게 거대한 시장, 

엄청난 자본이 이동하고 있는 시장임에도, 

그 과정은 1970년대에서 한 걸음도 진보하지 못했다.


최근 1개월간에만 비상장주식과 관련하여 4~5개의 서비스가 Open 된 것을 보면,

아마도 이러한 시장에 대한 인식은 

내가 뛰어나거나, 잘나서가 아니라 시기적으로 적절한 타이밍인 듯 하다.

관련 서비스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추후에 따로 다루려 한다.


앞으로 몇회에 걸쳐서 비상장주식시장에 대해 글을 쓰려하고,

오늘은 그 첫 이야기로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에 대해 적어본다.


#이상함의 발견

5~6년전 처음으로 스타트업 투자라는 업무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한층 텐션이 올라왔던 걸로 기억이 된다.


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열정을 겸비한 팀을 만나고,

그 여정에 회사의 돈이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건 가슴뛰는 일이었다.

 

하지만 당시 내가 있던 곳은 절차와 시간이 꽤 걸리는 곳이었다. 

(최근에는 이 과정이 간소화 되어 많이 빨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많은 보고와 자료를 만들고 다시 만들고 다시 보고하고를 반복하다가, 

계약을 맺는 순간은 마치 내가 투자를 받는 듯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전체 프로세스를 겪으며 느낀 의아한 점은,

내부에서 이렇게 힘들게 검증을 하는데, 

몇 십억의 돈의 집행 이후, 확인 및 관리가 너무 우스운 상황이었다.


실제 증권 계좌가 있는것도 아니고, 

증권이 종이로 받은 것도 아니고(이것도 웃기지만), 

해당 주식의 보유를 주민센터에 등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달랑 "주권미발행확인서"와 "법인인감증명서" 두장만 받고 마는 것이다.

주권미발행확인서 :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주권 발행을 상대방에게 요청하기 위한 서식


정말 더 우스운 것은 저 두 문서는 스캔해서 내 PC 어딘가 폴더에 숨겨지고, 

하드카피는 내 서랍속으로 영영 사라지게 된다.


#엑셀의 순환 참조

이러한 우스운 상황도 일상화 되면 편안하게 다가온다. 

관습이란 매우 무섭다.

그래서 내부에서 혁신을 일으키는게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투자를 하는 중 한 회사의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 Cap Table을 받았다.

Cap Table : 투자시 주당단가를 정하기 위해, 기존 주주명부와 주당인수단가를 적어둔 자료


그런데 Excel sheet에 순환 참조 계산식이 걸려,

주주들이 주식을 소숫점으로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비트코인이야기가 아니다. )


그런데 이게 엑셀에 숨겨져 있어 나중에 발견되었고, 

결국 1주일이 더 걸려서 제대로 된 계산식을 받을 수 있었다.


아마도 그 회사는 주주들이 자기가 정확히 몇주를 들고 있고

어느 정도의 Value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었던 듯 하다.


#주주명부 그리고 명의개서 대리인

왜 회사의 가장 중요한 문서인데,

대충 doc 파일, excel 파일로 컴퓨터에 존재하고

이게 정확한 값인지 관리가 되지 않는 걸까?


왜 VC는 미래를 예측하는 전문 투자사임에도, 

Digitalization이라는 표현도 구차한 2019년에 

주민센터보다 더 전근대적인 방법으로 하는가?


#예탁원, 통일주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제도와 기관이 통일 주권과 예탁원의 역할이다.

통일 주권 : 금융 감독원이 규정하여 놓은 방법에 따라 발행한 것으로서, 자유로운 예탁이나 거래를 할 수 있는 주권.

통일 주권을 발행하고 예탁원에 주권을 예탁함으로써 앞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을 고친다.

그 예탁한 주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명의개서대리인을 사용해야하는데,


#명의개서 대리인

주식관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있고,

그 업이 바로 명의개서 대리인이다.

명의개서 대리인 : 발행회사를 대신하여 주식관련사무일체를 대행하는 자를 두고 있는데 이를 명의개서대리인이라고 합니다. 예탁결제원 이외에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이 금융감독위원회에 등록하여 명의개서대리인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명의개서 대리인 서비스는 

상장주식을 주 타겟으로 하기에, 

합리적인 서비스를 비상장주식회사들이 받지 못함에 있다.


그러다보니 이로 인한 피해에서 비상장회사는 자유롭지 못하다.

주식회사 중에 95%가 넘는 비율이 비상장주식회사임에도 말이다.


명의개서대리인이 되기 위해서는 200억원의 자본금이 있고, 

전국에 영업 대리점을 가지고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러니 결국 상장회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 이야기 

개인들의 비상장주식 시장은 어떤지 경험하고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려한다.


중고나라는 얼마나 편안한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비상장주식시장을 바꾸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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