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기도하지 않는 삶이였다. 당신은 그렇게도 다른이를 위해 누군가에게 기도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그 기도엔 나를 위한 기도도 포함되어있었다.
술에 취한 밤 당신은 나에게 우리는 그렇게 오래지 않아 이별할거라고 말했었다. 나를 많이도 좋아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될고라고 술기운을 빌어 눈물이 고인 눈으로 나를 보며 이별을 말했다. 나도 알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사람이였고 당신은 여행자였으므로 나는 남아야했고 당신은 돌아가야 했으므로 우리는 이별을 해야 할거라고 나와 당신은 서로가 너무도 확실히 그 사실을 알고있었고 고백을 하던 순간도 그리고 고백을 받아주던 순간도 서로는 알고있었다.
당신은 밤마다 침대에 기대 앉아 기도를 하였다. 나는 그런 기도하는 당신의 옆모습을 기도를 마칠 때까지 보고 또 보았다. 눈으로 보고 마음에 담아두는 것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우리는 반복하였다. 어느날엔 당신은 나에게도 기도를 해보라고 하였지만 나는 하지 않겠다고 하였다. 간절하지 않은 기도따위는 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는 당신의 기도를 보기만 하였다.
당신이 떠나고 나는 한동안 아팠으나 버틸만 하였다. 몇번의 이별은 충분히 사람을 무디가 만드는게 아닐까 그리하여 당신과의 이별은 충분히 견딜만큼 아픔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처음 맡는 주사는 두렵지만 주삿바늘이 두려운건 처음 뿐이다. 감기주사를 참아내듯이 나는 이별을 감당한다. 어쩌면 나는 당신을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었다. 일을 하고 친구들과 한잔 술로 어두운 밤들을 보내었다. 그리고 불현듯 어둠 속에서 나는 기도하는 당신의 얼굴을 떠올리곤 하였다.
술에 취한 밤뿐 아니라 취하지 않은 밤에도 기도하는 당신이 떠올라 나는 취해야만 했다. 그래야 떠오르는 당신을 술 때문이라며 변명 할 수 있기때문이였다. 한계절이 지나고 또 다른 계절이 찾아오고 나서야 나는 자주가 아닌 가끔 당신을 떠올리곤 한다.
어제는 비가 왔다. 나는 잠들지 못하는 새벽 빗소리에 유혹되듯이 밖으로 나와 떨어지는 비를 입으로 받아내며 당신을 기억하지 싫다고 기도하였다. 기도를 곱씹고 곱씹으며 나는 기도 하였다. 기도를 하라던 당신에게 간절한것이 없어 기도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나는 결국 당신으로 인해 간절한것이 생겨버렸다. 누군가가 나의 이 기도를 이루어주지는 않아도 들어는 주기를 나는 기도한다.
결국 기도란 이루어주기를 바라는게 아니라 들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