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예쁜 사진을 찍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장 회사에서 뛰쳐나가고 싶던 순간 시원한 물 한잔 마시러 화장실로 가 무심코 네이버를 켰고, 무심코 인기 검색어를 보았습니다. 순위권에 '너의 노래는' 이라는 글자를 보았고 처음에는 영화제목을 패러디한건가 싶어 그저 그렇게 흘려보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와 찬찬히 다시보니 '너의 이름은' 이라는 영화처럼 꽤 차분하고 제가 좋아할만한 소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매우 낯선, 아니 처음 들어보는 "정재일" 이라는 아티스트를 통해 당신의 음악은 무엇인가요? 하고 묻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질문이 저에게는 "너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어?" 로 들렸습니다.
첫 화는 정재일과 박효신이 프랑스의 한 소도시에서 음악작업을 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들이 음악을 만들어내는 모습, 또 그 곳에 머무는 모습을 담아내는 장면이 저에게는 꽤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늘 마주하는 것들 앞에서 느끼는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그들의 감상이 음악으로 표현되는 것 같았습니다.
과연 나는 무엇으로 나를 표현하고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무엇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을까? 꼭 대단한 예술일 필요도 모두를 감동시킬 필요도 없지만 그것이 꼭 필요할 것 같았고, 가지고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전 사진 찍는 걸 좋아합니다.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합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좋아요가 많았던 사진들이 더 내 사진같고 다음에도 좋아요를 많이 받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요 오늘부터는 예쁜 사진을 찍지 않기로 했습니다.
누군가가 물어오면
나는 사진 찍을 때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나만의 색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 좋아
같은 걸 봐도 남들과 다르게 볼 수 있다는게 너무 좋아 하고 말해놓고.
나를 표현하는 것이 사진이라 하면서 남들이 좋아하는 색을 찾으려 노력했던 것이 참 별로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표현한다는 것! 회사생활을 시작한지 7개월이 지나자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게나마 가지고 있는 나 표현법을 지켜나가야겠습니다.
나 표현법을 지켜가는 첫번째 프로젝트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제가 2012년부터 살았던 혜화동을 나의 시선으로 담아보는 것입니다. 이름마저 예쁜 "혜화동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려합니다. 부지런히 담아보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