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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을 재정의하는 K-콘텐츠

K-pop Demon Hunters의 힘

by 권창희


플랫폼을 재정의하는 K-콘텐츠, 케데헌의 힘


플랫폼의 문법을 흔드는 K-콘텐츠


K-콘텐츠는 단순히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섰다. 이제는 플랫폼의 작동 방식 자체를 뒤흔들고 재정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상징적 작품이 바로 K-pop Demon Hunters(이하 케데헌)이다. 케데헌은 OTT에서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동시에, 극장 플랫폼을 ‘단순한 상영 공간’에서 ‘참여와 확산의 무대’로 바꿔 놓았다.

이 작품은 팬덤의 열정과 한국 문화 코드가 결합될 때 콘텐츠가 얼마나 강력한 플랫폼 혁신의 촉매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플랫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 사건이 된 것이다.



OTT vs. 극장? 케데헌이 허문 경계


OTT는 언제 어디서든 접속 가능한 편재성이 강점이다. 반대로 극장은 늘 시간·공간·비용의 제약 때문에 일회성 경험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케데헌의 Sing-Along 특별 상영은 이 틀을 처음으로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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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의 넷플릭스는 공개 10주 만에 2억 3,600만 뷰라는 기록을 세우며,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영화가 되었다. 지금도 매주 수천만 회의 재생이 이어지고 있으며, English Films 차트에서 장기간 1위를 지키고 있다.

극장들은 Sing-Along 개봉을 함으로써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Sing-Along 이벤트는 전 세계 1,700여 개 상영관에서 첫 주말에만 약 1,92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즉, OTT와 극장이라는 두 플랫폼이 케데헌을 통해 처음으로 맞닿고, 격차를 허문 사례가 된 것이다.



케데헌이 보여준 ‘플랫폼 초월’의 힘


케데헌의 진짜 힘은 성적 지표 그 자체보다, 세 가지 주요 플랫폼(OTT·극장·SNS)을 동시에 재정의했다는 데 있다.

• OTT: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 공개, 팬덤 중심의 n차 관람을 견인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동시성”의 극단을 보여줬다.

• 극장: 기존 영화관이 제공하지 못했던 집단적·참여적 경험을 만들어냈다. 관객은 노래와 환호로 상영에 개입하며 극장을 "집단적 팬덤의 성지"로 재탄생시켰다.

• SNS: Sing-Along 현장과 OST 퍼포먼스는 TikTok, Instagram, YouTube에서 무한히 재생산되며 밈(meme)과 챌린지로 확산됐다. 이로써 관객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2차 창작자가 되었다.


이러한 다층적 구조 덕분에 케데헌은 “플랫폼이 콘텐츠를 규정한다”는 기존 질서를 뒤집고, 콘텐츠가 플랫폼을 초월·재정의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OST와 음악 차트에서의 확장성


케데헌의 영향력은 영상 플랫폼에만 머물지 않는다. OST와 가상 걸그룹 HUNTRiX의 음악은 글로벌 차트를 점령하며 음악 플랫폼까지 장악했다.

• OST 앨범은 Billboard 200 차트 2위에 올랐고, 수록곡들은 합산 3억 회 이상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 대표곡 **〈Golden〉**은 Billboard Global 200과 Global Excl. US 차트에서 모두 1위, Billboard Hot 100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 영국 싱글 차트에서는 세 곡이 동시에 Top-10에 들어 K-팝 사운드트랙으로는 전례 없는 성과를 거두었다.


즉, 케데헌은 OTT·극장뿐 아니라 음악 플랫폼까지 연결하면서 콘텐츠가 멀티 플랫폼의 성격을 다시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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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플랫폼 혁신의 중심이다


플랫폼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은 더 이상 기술적 차별성이나 시장 점유율이 아니다. 어떤 콘텐츠가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활성화하고, 새로운 이용 문법을 만들어내는가가 핵심이다.


케데헌은 이 점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OTT에서는 글로벌 동시성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었고, 극장에서는 Sing-Along 이벤트를 통해 ‘집단적 팬덤 경험’을 제안했다. 음악 플랫폼에서는 사운드트랙이 빌보드 차트를 장악했고, SNS에서는 수많은 밈과 챌린지로 재탄생했다.


즉, 케데헌은 단순히 “넷플릭스에서 성공한 영화”나 “흥행한 K-팝 뮤지컬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이 작품은 콘텐츠가 플랫폼의 기능과 의미를 재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최초의 글로벌 사례다.


앞으로 플랫폼 간 경쟁은 ‘어디가 더 강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콘텐츠가 모든 플랫폼을 가로지르며 연결할 수 있는가”로 이동할 것이다. 기술과 자본이 아닌 서사, 정체성, 문화적 코드가 플랫폼의 힘을 결정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리고 그 서막을 연 것이 바로 K-콘텐츠, 그리고 케데헌이다. K-콘텐츠는 이제 더 이상 한국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가진 산업이 아니라, 플랫폼 생태계를 혁신하는 글로벌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캐나다 이민 7년 차 시각예술가 권창희입니다.

개인 작업을 하며 입시미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작품 이야기와 아직도 낯선 나라 캐나다에서 먹고사는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chenny_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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