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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아한 술꾼 Oct 21. 2015

클라이언트, 갑 아닙니다.

클라이언트도 이제 말하고 싶다 2

브런치 첫 글에 클라이언트라는 단어들을 남발하고 나니, 

혹시나 제가 말씀드리는 클라이언트가 흔히들 말하는 '갑을관계'의 

갑이라고 오해를 살까봐 덜컥 겁이 났습니다. 


클라이언트의 사전적 의미는 의뢰인으로,  

에이전시, 외주사라고 불리는 전문 회사에 일을 의뢰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클라이언트 역시, 

대개는 회사의 수많은 구성원중  한명일뿐이며, 

저 역시 상사의 지시에 따라, 회사돈을 들고 일을 의뢰했을 뿐, 

한번도 '갑'인 적이 없습니다. 


물론, 

갑이고 싶어하는 분들을 많이 본 것은 사실입니다.

회사의 힘과 본인을 동일시하여, '나는 갑이고 너는 을이야'를 말 그대로 읊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했고, 그분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을 에이전트 분들을 본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얘기가 에이전트분들께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 잘난척했던 '갑'도 한낱 월급쟁이일 뿐 사실은 갑이 아니며, 

갑질하고 싶어하는 상사와 싫어도 매일 하루 10시간 이상 같이 생활한다고 생각하시면

미웠던 클라이언트가 조금은 불쌍해 보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 독립영화계에서 유명한 한 감독님과 만남이 있었는데, 

여러 이야기 중에, 

우리 사회는
절대갑/을이라는 것이 없고 대부분 사람들이 갑이면서 동시에 을이다. 
이런 복잡한 관계들이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게 만들고, 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것 같다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말 공감하는 말씀이었는데, 

한번 더 생각해보면, 

그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보았기 때문에 

서로의 어려움을 조금은 이해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호칭하는 에이전트 분들 역시, 

누군가에게는 '갑'이라고 불리고 있었을테고, 

제가 그분들 마음을 조금은 헤아리고 싶어했던 것처럼

그분들 또한

클라이언트를 절대적으로 미워하시진 않았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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