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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칸다 포에버 Jun 24. 2024

우리나라 휴대용 이동 수단 이용자들이 봐야 하는 영화

얘들아, 헬멧 쓰자!

‘빨리빨리’ 문화는 세계인들이 아는 우리나라 대표 문화다. 뭐가 그리 급한지 빨리 해야 한다. 덕분에 택배 같은 배달도 빨라 편한 것도 있지만 이를 가져다주는 사람들은 그만큼 위험하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도 우리나라만큼 어지간히 바쁜가 보다. 우리나라도 퀵서비스가 있지만 대부분 오토바이 배달일 텐데 이곳은 자전거로도 배달한다. 이를 소재로 한 <프리미엄 러쉬>라는 영화가 있어 보게 됐다.



뉴욕의 자전거 배달 기사인 와일리(조셉 고든 레빗)는 여자 친구 바네사(다니아 라미레즈)의 룸메이트인 니마(제이미 정)에게 차이나타운까지의 택배 배송을 요청받는다. 배달을 위해 자전거에 오르자마자 수상한 남자가 봉투를 넘기라고 요구한다. 와일리는 그를 무시하지만, 기다리는 것은 계속된 추격이다.



자전거와 이를 이용하는 배달 기사. 소재는 참신한데 영화 내용은 단순하다. 마치 <드라마 스페셜> 같은 단편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다. 이야기가 하루 짧은 몇 시간 동안 추격을 거듭하다 끝나기 때문에 꼬일 대로 꼬인 반전도 없다. 그래서 인물 간 갈등이나 인물이 문제에 휩싸이는 규모가 단순하면서 거대하다. 늘어질 것 같은 이야기지만 자전거가 보여주는 속도감이 이야기 내내 있기 때문에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전거 기술과 액션이 아니었다. 헬멧 착용이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쌩쌩 달리는 차들 사이를 누비는 자전거, 이를 탄 사람들은 모두 헬멧을 쓰고 있다. 갈등이 절정에 달한 순간에도 그냥 자전거를 타려는 주인공에게 여자 친구는 헬멧을 챙겨준다. 교통 법규는 안 지키는데 자기 안전은 지킨다. 예전에 MBC 예능 프로그램 <느낌표>의 ‘하자하자!’라는 코너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청소년들에게 헬멧을 쓰자고 권하는 캠페인을 했는데 그게 떠올랐다. 


점점 기술이 발전하니 별의별 휴대용 이동 수단이 등장한다. 오래전부터 이용했던 자전거 외에 킥보드 이용자도 늘고 있다. 본인용으로 가지고 다지는 사람뿐만 아니라 길거리에 주차된 것을 탈 만큼만 타는 공유경제 수단으로써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헬멧을 쓰지 않는다. 교통법규도 잘 지키지 않을뿐더러 안전하지 않게 타는 것이다. 주변은 물론 자신까지 위험 가능성을 안고 달리는 이들의 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예정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후에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조셉 고든 레빗이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자신의 팔을 보여주며 조심하라고 하는 모습을 보며 이 영화의 감독은 안전하게 자전거 타라는 말을 계속하고 싶은 것 같았다. 이 영화는 스릴 넘치는 액션 영화가 아니라 안전 캠페인 영화였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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