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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istlecake Jan 13. 2019

웰컴 투 사이공

베트남의 첫인상


 호찌민행 저가 항공기에 올랐을 때, 벌써 베트남에 온 것처럼 기내는 이미 베트남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내 옆자리에도 어느 베트남 여성분이 앉았다. 야행성인 내가 아침 (그래 봤자 10시 50분 비행기) 일찍 공항에 오느라 잠을 설쳤던 탓에 5시간의 비행을 잠으로 때울 요량으로 앉자마자 눈을 붙였다.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사이 비행기는 이미 호찌민 가까이 날고 있었고, 옆자리에 앉은 여성분이 내가 잠든 사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아이폰 Airdrop으로 내 사진을 바로 보내주겠다 했다. 부끄럽게도 그때까지 나는 아이폰 Airdrop 기능에 대해 알지도, 써 본 적도 없었다. 블루투스처럼 인터넷이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나는 영영 스마트한 여행자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비행기에서 사진 전송이 가능하다니! Airdrop은 신세계였다. 덕분에 여행 내내 Airdrop을 유용하게 썼다.
그 분 덕분에 베트남 땅을 밟기도 전에 베트남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비자 발급과 입국 수속을 무사히 마치고 입국장으로 나왔다. 




여기에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지만, 누군가 나올 때마다 일제히 쳐다보는 낯선 이름을 든 사람들, 후덥지근한 공기만으로도 충분히 환영받은 느낌이다. 여행의 묘한 긴장감과 설렘이 뒤섞여 흥분된다.
환전을 하고 유심은 일단 패스. 호찌민 시내로 가는 버스 정류장을 찾으러 밖으로 나왔다. 모든 게 순조로워 이상할 정도다. 
















시내로 진입할수록 셀 수 없이 많은 오토바이와 차량들로 교통체증이 심했지만, 

정작 버스 안은 텅텅 비어 쾌적했다. 




 호스텔 약도에 나온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다음엔 10분 정도 걸어서 가야 했다. 매연 때문에 폐가 썩을 것 같지만 (이게 사이공의 첫인상이란 말인가…) 매연, 소음, 묵직한 배낭과 더운 날씨는 낯선 나라에서 첫날을 시작한 여행자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지 못했다. 12월에 가서 그런지 후덥지근한 날씨가 오히려 반가웠다.

한 방향으로 향하는 오토바이 무리들, 고풍을 넘어 낡은 유럽식 건물들, 이 혼잡한 도시 속에 꿋꿋이 서 있는 거대한 나무들, 아오자이를 입은 여인들…  숙소까지 10분도 안 되는 거리를 느릿느릿 음미하며 걸었다. 

사이공의 첫인상이 맘에 들어 다행이다. 








숙소는 100년 가까이 된 아주 오래된 건물 4층에 있었다. 100년 된 엘리베이터가 아직도 작동을 한다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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