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내가 서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보통 야구는 주중 시리즈 (화, 수, 목)와 주말 시리즈 (금, 토, 일) 경기로 구성되기 때문에 월요일은 야구가 쉬는 날이다. 가끔 대단한 야구팬들이 월요일과 비 오는 날이 싫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무슨 소린가 했는데 야구를 보다 보니 단박에 이해가 간다.
야구 없는 월요일에 야구팬들을 공략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바로 JTBC 최강야구! 절묘한 위치 선정이다. 나 역시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되니 자연스럽게 이 프로그램도 보게 되었는데, 몬스터즈라는 야구단 멤버 구성은 대부분 은퇴한 프로야구선수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그중에 선수출신이 아닌 비선출 멤버 선성권 선수라는 분이 있었다. 소위 엘리트 야구 (초, 중, 고 선수생활)를 하지 않은 일반인이 있는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이 선수의 인생과 서사를 풀어주었고, 비선출(비선수출신)이라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눈빛과 자세에 그 누구보다 진심이 깃들어 있는 게 느껴졌다. 다른 선수출신 선수들도 그를 보며 본인들에게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프로야구 선수 시절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고 했다.
지난 회차(54화)의 직관 경기에서 선성권 선수가 등판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선수의 피칭을 보면서, 지금 내가 출근하고 있는 이 직장과 이 역할도 누군가는 간절히 바라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단한 자리는 아니지만 갈수록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고 (아직까지는) 월급이 밀리지 않고 잘 나오는 회사에 다닌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야 할 일은 아닐까.
그리고 동시에 내가 서고 싶은 자리는 어딘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이 자리가 소중한 건 맞지만 이게 내 인생 마지막까지 서있을 수 있는, 혹은 서있고 싶은 자리일까?
일단 내일 출근해서 또 열심히 일 하고 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