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글쓰기가 정말 어렵다. 몇 번을 손을 댔다가 마무리를 못하고 벌써 자정이 가까워졌다. 오늘 내로 쓰고 발행하는 게 목표인데 기한이 임박하여 마음이 초조하다.
일기 쓰기를 힘들어 하는 첫째 아들에게 매일 하면 좀 쉬워진다고 말해주었는데, 나의 매일 쓸 수 있을까 챌린지는 아직 어렵게 느껴진다.
이제 겨우 13회차니까 그렇지! 이렇게 어렵고 힘겹게 느껴질 때도 일단 쓰고 나면 분명 나아질테지! 그런 생각을 해본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에 괜히 오기를 부려보는 것도 있다. 13일째 매일 쓰고 있는 동료를 두고 혼자 도망가지 않겠다는 마음도 있다.
나는 온통 나의 일상에 관하여만 쓰고 싶다.
오늘은 판교에서 역삼으로 택시를 타고 오면서 무지개를 보았다. 막히는 시간에 성남에서 서울을 들어간다며 귀엽게 푸념하는 택시기사님이 운전하는 차 안이었다.
다행히 도로는 많이 막히지 않았다. 기사님도 무사히 성남으로 돌아가셨겠지.
어릴 적엔 이 나이가 되면 좀 더 거창하고 큰 문제를 해결하는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내 마음 내 몸 하나 어쩌지 못하는 중년으로 늙어가고 있다.
그래도 뭐 괜찮은 듯 하다.
집에 도착했는데 아이들 방에 불이 꺼져 있고 아이들은 없고 심지어 거실에도 아무도 없었다. 이게 어찌된 영문인가 싶어 안방 문을 열었는데, 안방 침대 위에 아내와 아이들이 사이좋게 잠들어 있다.
아이들을 한 명씩 안아서 아이들 방 침대로 옮겼다.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는 아이들 얼굴이 사랑스러웠다.
쓰다보니 오늘도 기록할 순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