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홍 Dhong Aug 23. 2023

지금 내 자리도 어쩌면 누군가 간절히 바라는 자리일지도

동시에 내가 서고 싶은 곳은 어디일까

보통 야구는 주중 시리즈 (화, 수, 목)와 주말 시리즈 (금, 토, 일) 경기로 구성되기 때문에 월요일은 야구가 쉬는 날이다. 가끔 대단한 야구팬들이 월요일과 비 오는 날이 싫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무슨 소린가 했는데 야구를 보다 보니 단박에 이해가 간다.


야구 없는 월요일에 야구팬들을 공략한 프로그램이 있으니 바로 JTBC 최강야구! 절묘한 위치 선정이다. 나 역시 야구에 관심을 갖게 되니 자연스럽게 이 프로그램도 보게 되었는데, 몬스터즈라는 야구단 멤버 구성은 대부분 은퇴한 프로야구선수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그중에 선수출신이 아닌 비선출 멤버 선성권 선수라는 분이 있었다. 소위 엘리트 야구 (초, 중, 고 선수생활)를 하지 않은 일반인이 있는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이 선수의 인생과 서사를 풀어주었고, 비선출(비선수출신)이라는 배경에도 불구하고 눈빛과 자세에 그 누구보다 진심이 깃들어 있는 게 느껴졌다. 다른 선수출신 선수들도 그를 보며 본인들에게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프로야구 선수 시절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고 했다.


지난 회차(54화)의 직관 경기에서 선성권 선수가 등판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선수의 피칭을 보면서, 지금 내가 출근하고 있는 이 직장과 이 역할도 누군가는 간절히 바라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단한 자리는 아니지만 갈수록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고 (아직까지는) 월급이 밀리지 않고 잘 나오는 회사에 다닌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야 할 일은 아닐까.


그리고 동시에 내가 서고 싶은 자리는 어딘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이 자리가 소중한 건 맞지만 이게 내 인생 마지막까지 서있을 수 있는, 혹은 서있고 싶은 자리일까?


일단 내일 출근해서 또 열심히 일 하고 보는 걸로...



사진: Unsplash의 Alesia Kazantcev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