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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Aug 27. 2023

세상 재밌는 남의 집 구경

공간을 구경하는 것이지만 사실 그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기도 한

우리 집은 YouTube Premium을 구독하고 있다. 최근에 유튜브에서 시청 기록을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들에게 홈피드 제공을 중지함으로써 적잖이 당황했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시청 기록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홈피드를 포기해 버렸다.


전에는 특정 채널을 구독하기보다 홈피드에 올라오는 영상 이것저것 다양하게 눌러보는 편이었는데 홈피드가 통째로 사라지자 생각보다 볼 것을 발견할 기회가 줄어들게 되었다. 그래서 전에 구독하지 않았지만 즐겨보았던 콘텐츠를 검색해서 구독하게 되었다. (이게 유튜브가 노린 것이었을까, 시청기록을 내놓지 않으면 구독정보라도 늘려라!)


그런 채널 중 하나가 바로 유부남 채널이다.


원래 자취남이라는 채널로 유명한 분인데 1인가구 집을 방문해 인테리어를 어떻게 했는지, 어떻게 정리하고 사는지, 어떤 살람의 꿀팁들이 있는지 집을 둘러보면서 집에 사는 분과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의 영상이다.

1인 가구 구경도 재밌어서 자취남을 재밌게 봤었는데 이제 신혼부부의 집을 같은 포맷으로 돌아다니시면서 유부남이란 파생 채널이 생겼다.


예전에 WAVVE를 구독하던 시절에 MBC의 집 구하기 프로그램 '구해줘홈즈'를 종종 봤었는데, 나는 남의 집 구경하는 게 왜 이렇게 재밌을까! '구해줘홈즈'는 실제 살고 있는 사람이 나오지 않고 연예인들이 집을 살펴보기 때문에 집안 곳곳의 진짜 이야기가 담기기 어려웠고, 의뢰인에게 집을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단점에 대해 말하지 않고 억지를 부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유부남 채널은 진짜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100% 솔직할 순 없겠지만)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부가 함께 출연하는데,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어떻게 만났는지, 결혼을 결심한 계기등을 듣는 것도 재밌다. 그리고 다양한 커플이 출연하다 보니 두 사람 사이의 관계성이 묘하게 드러나는 것도 아주 흥미로운 포인트다. 한 명이 다른 한 명의 손이나 팔을 계속 잡고 다니신다는지, 한 명이 말하면서 다른 한 사람의 눈치를 본다든지, 한 명이 말할 때 다른 한 명이 그윽한 눈으로 바라본다든지! 다양한 커플 유형이 나와서 집을 구경하는 재미에 그런 것들이 더해져 더 풍성한 콘텐츠가 된다.


(꼭 결혼으로 연결된 2인 가구가 아니더라도 요즘은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상이고, 비혼이 대세(?)이니까 다양한 가구 형태의 집들도 함께 살펴보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도 가져본다.)


비슷한 평수의 우리 집 구조와 거의 같은 집을 보면서 비교해보기도 하고, 다음 보금자리를 세팅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보기도 한다.


전에 다른 집은 돈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는데 유부남처럼 다른 집 돈관리 현황을 공유하고 팁을 듣는 그런 콘텐츠도 있으면 좋을 거 같다. 근데 경제사정이란 게 수입과 지출이 낱낱이 파헤쳐지는 거라 직접 방송에 출연하기엔 다소 민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집 안을 공개하는 것도 거의 그 수준의 프라이버시 아닌가 싶기도 하고.


여하튼 아직 못 본 집들이 많아서 앞으로도 재밌게 볼 예정이다! :)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 참고 링크

https://www.youtube.com/@youboonam


사진: Unsplash의 Space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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