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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 박세희 Aug 26. 2023

“역시 남자라서 운동 신경이 좋아”

매일 운동은 왜 어려울까

방금 네이버 뉴스를 보는데 (네이버 앱을 지워서 사파리 브라우저로 봤는데) 매일 걷기 운동이 암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온다. 움직여야 산다.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라는 책에서도 노화를 막을 순 없으나 느리게 할 수 있다는 것들 중에 유일하게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운동량이라고 했다. 움직이고 운동해야 건강해지고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안다. 알지만, 실천하는 이들은 드물다. 그럼, 그들에게 건강이 후순위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실천하지 않는다. 나는 습관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우리는 운동을 경시해왔다. 운동을 대단히 이례적인 이벤트로 만들어왔다. 운동이 정말 중요하다면 학교에서부터 매일 체육을 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내 기억에 정규 교육 과정에서 체육은 한 주에 한 번 정도만 했다. 요즘은 좀 다른 모양이지만 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체육을 위해 별도의 학원을 다니거나 레슨을 받는 것조차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이 축구 클럽도 많이 하고 줄넘기 학원도 다니고 그런다.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이지만 운동은 돈 내고도 배우는 것이라는 인식은 외려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오전에 테니스를 다녀왔는데 같이 모임을 하는 여성 분께서 나더러 레슨을 많이 받지 않았다고 하는데 역시 남자라서 운동 신경이 좋으시네요 라는 말을 한다. 그냥 인사치레처럼 칭찬을 한 것이지만 나는 그 말이 매우 슬프게 들렸다. 내가 보기에 남녀의 차이가 크지는 않다. 그냥 성장기에 체육을 누가 더 많이 했느냐가 다를 뿐이다. 왜냐하면 일본 대학생들과 문화교류를 한 적이 있고 스포츠 교류 이벤트로 농구 시합을 했는데 일본 대학생들은 남녀 모두 농구를 매우 잘했고 좋아했다. 반면, 한국 대학생들은 남학생들만 신이 나서 경기에 참여했고 여학생들은 주로 응원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관심이 없었다.


매일 운동을 하는 게 유별나고 대단한 일일 필요가 없다. 그냥 생활의 습관이면 된다. 어떻게 매일 운동을 해? 나도 거부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운동의 강도를 조금 낮추고 시간도 조금 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매일 두 시간씩 격렬한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정말 시간이 없다면 20분 정도만 가볍게 조깅을 해도 하루의 에너지가 달라진다. 심리 상태를 안정시키고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진짜다.


운동이든 독서든 글쓰기든 너무 제대로 하려고 하면 매일 하기는 어렵다. 매일 진수성찬을 차려 먹으려 하면 요리가 즐겁겠는가. 매일 파티를 열면서 산다고 하면 파티가 즐겁겠는가. 조금은 무료한 듯 차분하게 다만 질리지는 않을 정도로 하면서 매일을 요령 있게 다스려나가면 된다. 매일 운동 습관이 학생 때부터 정착이 되면 좋겠다. 성인이 되어 운동에 대한 저항감이 없이 매일 운동하는 습관을 만드는 게 유별난 일이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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