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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홍 Dhong Sep 06. 2023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023년 월급 받는 노동자들의 현실 이야기

어제는 책을 한 권 샀다.

문학동네에서 나온 노동 리얼리즘 앤솔러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앤솔러지는 시나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하나의 작품집으로 모아 놓은 것을 말하는데, 보통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글을 엮은 문집을 말한다.


이 책을 알게 된 경위는 장강명 작가님 때문이다. 장강명 작가의 신간 알림을 신청해 둔 덕에 출간 소식을 문자로 받았다. 이전에 작가님이 동인을 만들고 있다고 하셨고, 가능하면 동인들이 쓴 글을 모아 책을 내고 싶다고 하셨었는데 바로 이 책이 그 산물이다.


장작가님이 만든 동인은 '월급사실주의'다. 


이 동인의 규칙이 있는데

-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 현재의 당대 현장을 다루며,

-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쓰며,

- 이 동인임의 멤버임을 밝혀야 한다.


출판사 편집자가 기획하여 글을 모아 펴낸 책이 아닌, 장작가님이 기획하여 동인을 모집하고 출판사에 기획안을 내서 문학동네에서 나오게 되었다.


보통 단편집(단편 소설을 모은 책)은 실린 작품 중 하나를 선정해 표제작으로 삼아 그 책의 제목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이 세상 노동자들에게 다정하게 건네는 위로의 말처럼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을 달고 노동 현장을 다룬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 순서는 작가님들의 이름을 기준으로 가나다순으로 배열되어 있는 거 같다. 딱 깔끔! 어제 가장 먼저 장강명 작가님의 작품을 먼저 읽었고, 이제 남은 작품들도 차차 읽어보려고 한다.


전에 장강명 작가님이 민음사에서 <산 자들>이란 연작소설집을 낸 적이 있다. 이 책 역시 우리네 먹고사니즘에 관한 이야기를 쭉 모은 작품이었고,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같은 일을 소명의식을 가지고 계속 해나가시는 모습이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이 책에는 부제로 월급사실주의 2023이라고 적혀있는데, 2024, 2025 계속해서 이 책이 이어 나오길 바라본다. 이 작품을 기획하고 쓰고, 만들고 내 손에 오기까지 기여한 모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앤솔러지(Anthology)라는 말은 꽃다발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앤톨로기아(anthologia)가 어원이라는데 내년에도 이 꽃다발을 받을 수 있기를!



사진: Unsplash의 jessie dani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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