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맨이란 유튜브를 보지는 않지만 어찌어찌하다 프랑스어 선생님 '정일영'님이 오신 편을 보게 되었다. 현재 프랑스에 있기도 하고, 프랑스어 공부를 하기도 하고 (물론 이 분께 배우는 건 아니지만.) 겸사겸사 봤는데 정말 재밌게 봤다.
이 분이 하시는 말씀 중 여러 개 공감되는 동시에 사람들을 자지러지게 만드는 말이 있었는데,,,
"내 감정이 지금 어떻다는 걸 알려줘야 해요."
"말이 안 통할 때는 소리를 지르는 게 최고예요!"
"그러면 알아서 기어요" (?!?!?)
이 부분에서 사람들은 '어글리 코리안'이니, 도대체 프랑스는 어떤 곳이냐느니 재미난 드립과 댓글이 달렸는데... 표현이 좀 그렇다 뿐이지 비단 프랑스뿐 아니라 외국에 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 주 잘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외국에서 자주 위축된다. 특별히 잘못하거나 실수한 것도 없는데.
못 알아들었다는 이유로 'Sorry'라 하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Yes, yes'를 남발한다.
그 나라 말 못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데 우리는 그것을 부끄러워한다. (그러다 눈탱이 맞거나 무시당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그런 수동적인 태도 덕분에 만만하게 생각해 놀리거나 가벼운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 놀러 오는 외국인 그 누구도 한국어 못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데 말이다.
첫째, 한반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95% 이상이 한국인이라 외국인을 보는 것 자체가 우선 어색하다는 것. 한국에도 조금씩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들은 늘 대다수의 한국인 속에 섞여 있는 몇 명이다. 하지만 외국에 나가게 되면 반대가 된다. 나를 포함한 한국인이 두세 명에 불과하거나 아니면 아예 단 한 명의 한국인을 마주치거나 연락하지 않고 지내는 하루가 부지기수로 늘어난다. (물론 한인타운에만 있거나 한국인과만 어울려 다니는 사람에겐 해당되지 않음.)
둘째, 외국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특히 영어를 의사소통이 아닌 맞고 틀리는 답 맞추는 것으로 배우다 보니 아는 단어를 가볍게 뱉어내는 것을 무서워함. 설령 상대방의 말을 이해해도 답 하는 걸 부끄러워한다. 문법이 틀릴까 봐 두려워서 혹은 발음이 부끄러워서.
세 번째, 한국 특유의 문화 (요즘 보면 이게 가장 큰 이유 같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좋은 게 좋은 거다. 네가 참아.'
유교식 '장유유서' > 어린 사람들이 의견을 내보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린 게 나댄다고 하는 말, 들어본 적 많을 거다.
"알겠어. 너 똑똑하니까 그만 말해."
"어디서 말대꾸야?"
그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설명하는 건데 회사에서, 혹은 대학교 때 선배들에게 이런 핀잔을 들은 적 종종 있었다. 물론 이런 추세도 요즘은 많이 나아지고 있겠지만.
어린 사람일수록 내가 내 주장을 해서 좋은 기억이 많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것 아닐까? 고집부리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 생각을 말한 건데도 핀잔 들은 기억들. 거기다 심하게 남 눈치 보는 문화까지 더해져 그냥 할 말이 있어도 안 하고 만다.
해외에서 처음 일할 때도 그렇고 이제 1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것은, 내가 해야 할 말을 그때그때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다.
"사라, 넌 어떻게 생각해. 이거 단점은 뭘까?"
"네가 실제로 일하는 사람이잖아. 너의 의견은 되게 소중한 거야."
"네가 하는 어떤 말이든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
해외생활 초반, 외국인 상사들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정말 감동적인 말이었지만 나는 누군가 내게 말을 거는 게 싫고 어색했다. 한국에서 사원인 나의 의견을 묻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러다 보니 사실 생각하는 힘,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일도 없었다. 그러니 누가 물어볼 때마다 말했다.
"음... 모르겠는데..."
아무튼 한국에서 하던 식으로 일만 하다 보니 가마니가 되어가고 나는 일에 애착이 없는 사람이 되어갔다. 그래도 한국인 특유의 눈치가 발동되어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걸 감지하고 그냥 한두 마디라도 조금씩 떠들기 시작했다. 영양가 없더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더 인정받고 그런 사람을 더 좋아하더라.
그냥 이야기하는 것,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욕이나 비난만 아니라면 '어쩌라고'의 정신으로 가볍게 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게 아닐까.
아무튼 이러저러한 이유들 때문에 우리는 괜히 외국에 나가면 위축된다. 그 나라 말 못 해도 영어 못해도 '어쩌라고'의 자세로 나오는 비영어권 외국인을 보면 부럽다가도 '쟤는 뭐 저래 당당해?' 이런다. 사실 그 당당한 자세가 잘못된 건 아닌데 말이다.
처음 기생충을 봤던 때부터 지금까지, 가끔씩 생각나는 대사다. 나는 이 말에 정말 100% 동의한다. 편하지 않은 자리에 가야 할 일이 있을 때마다 발표를 하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항상 이 말을 되뇐다. 기세와 당당한 태도가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걸 느낀다.
해외에서 정말 혈혈단신으로 나간 사람들이라면 나를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 나를 챙길 사람은 나밖에 없다. 그래서 중요한 건 기세다, 기세.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네가 불편하다면, 미안하다. 그래도 어쩌겠냐.'
*여담이지만 우리는 서로 의견을 나누고 토론을 하는 경험이 적다 보니, 다시 말해 내가 설득하고 설득당해 본 경험이 적으니 이런 토론이나 회의 시간에 엄청난 긴장을 한다. 내 생각을 말하는데 괜히 힘이 들어간다. 나의 생각과 주장은 곧 내가 되어 죽기 살기로 이겨야만 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 내 말에 반기를 드는 것도 두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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