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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판교경제학자 Aug 13. 2021

가장 승률이 좋았던 주식 투자 방법

생업에 치이는 직장인 개미가 주식 투자를 한다면...

투자소설 : 투자는 미래에 베팅하는 일. 미래에 대한 그럴싸한 시나리오를 써보고 인사이트를 찾는 글




오랜 기간 해왔던 일이 경제를 조금 관심 있게 본다는 이코노미스트다 보니 지인들이 어떤 주식을 사면 좋을지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어떤 자산의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맞추기는 어렵다. 또한 말로만 예측하는 것과 실제로 리스크를 테이킹해서 돈을 집어 넣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이코노미스트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주변 동료만 보더라도 주식 잘해서 돈을 번 사람은 보기 드물다. 그냥 우연찮게, 상황이 맞추어 아파트를 산 경우가 돈을 좀 번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가정 주부가 이코노미스트보다 재테크에 능한 경우가 더 많다는 말이다. 결국 가격이라는 것은 수많은 우연과 요인들 개입되는 미래 예측의 결과물인데, 이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좋은 자료로 리서치를 해서 예측을 한다고 해도 실제로 언제, 얼마나 샀다가, 언제, 얼마나 팔지를 행동에 옮기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러니까 내년에 얼마 간다, 이 종목이 유망하다는 말은 수많은 한계를 무시하고 용감하게 내뱉는 말이다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는 해야 하고, 종목은 골라야 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그나마 승률이 괜찮았던 주식 투자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특히,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 직장인 개미 투자자에게 쓸만한 접근 방법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 가지 방법 정도는 지인이 물어보면 알려줘도 괜찮을 것 같아서 정리해 보았다.


"니가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만든 회사의 주식을 사라"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주식 격언 같은 것이다. 수많은 격언 중에서도 쉬우면서도 말이 되는 것 같아서 재탕해 본다.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개 개미 투자자라면, 수많은 정보의 바다에서 노이즈와 시그널을 구분하느라 엄청난 에너지를 쓰게 마련이다.


그런데, 유튜브를 찾아보고, 애널 리포트를 읽어보고, 데이터를 찾아보고, 책을 읽어보고 하는 것이 ROI가 제대로 나오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결국은 감이고, 타이밍이다.


그런데,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타이밍이라는 것이 또 생업이 있는 사람이 잘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손절은커녕 익절도 쉽지 않다. 싸게 잘 샀더라도, 얼마나 벌고 팔아야 하는지도 사실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리밸런싱이 말이 쉽지만, 팔고 사고하는 것이 엄청난 태스크다.


이런저런 것을 다 떼고 나면, 간접투자를 해야 하는데, 요즘 대세는 직접투자. 만약, 개미투자자가 직접 투자를 한다면, 결국은 오래 들고 있을 종목을 잘 고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고 싶은 것을 만든 회사의 주식'은 미래에 대한 '감' 중에서는 꽤 괜찮은 센싱 방법이다. 첫째, 많은 경우에 있어서 나의 생각이 천재적인 극단에 있기보다는 집단의 평균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즉, 내가 사고 싶으면 다른 사람들도 사고 싶어 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구매의욕이나 관심이 있으면, 더 오래 지켜보고 살펴보고 따져봤을 가능성이 높다. 세상에 수많은 회사들이 있지만, 평소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데, 그런 회사들을 갑자기 리서치해서 뭔가 발굴한다는 것은 성공률이 높은 작업은 아니다. 구매의욕이 생기도록 자극해준 회사는 이미 꽤 필터링 과정을 거친 선별된 회사다. 셋째, 얼리 어답터가 아니라 오히려 레이트 어답터의 상황에서 구매의욕이 생겼다면 이것 또한 좋은 시그널이다. 나마저도 이 제품에 지갑을 열 준비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개미가 구사할 수 있는 주먹구구 투자 방법 중에서는 위 3가지 정도로 선별 능력을 보유한 방법이 생각해보면 딱히 없다.


개인적인 경험을 들어 보자면, 자동차는 흔히 남자들이 갖고 싶은 1순위 카테고리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 것이 자동차였다. 그런데 테슬라는 달랐다. 뭔가 사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었다. 테슬라가 단순히 자동차보다는 IT기기에 가까운 것이 다른 마음이 든 이유라 생각된다. 평소 IT기기에 관심이 많았던 것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테슬라는 자동차 애널리스트가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테슬라가 고객에게 주는 가치랄까, 고객에게 인지되는 카테고리가 전통적인 자동차와는 조금 다른 것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여태껏 윈도 PC와 안드로이드폰만 사용해오다가 업무용으로 맥북을 쓰면서 애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특히, M1칩을 보고는 더 끌렸고, 이제는 아이폰도 처음으로 사용해 보려는 중이다. 그런 관심이 막 생기던 때의 애플 주가는 이미 엄청나게 오른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 올랐다.


이런 방식이 항상 승률이 높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적어도 장기로 묶인 돈이라면, 예를 들어,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으로 굴릴 돈이라면 이런 회사들이 많이 포함된 펀드를 사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다. 종목 발굴을 위한 ROI를 생각한다면, 꽤 쉬우면서도, 다른 리서치로 통밥을 때려서 고르는 방법보다도 더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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