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국제공항, 그리고 에어캐나다.
7월 15일. 너무나도 한산했던 인천공항에서의 출국. 외국인 남편의 한국 재출입을 위한 공항 법무청을 방문했고, 마지막 한식도 먹고 (너무 많이 먹어서 비행 내내 배가 아파 너무 고생을 했다), 면세점에 들러 할인을 잔뜩 받아 레이벤 선글라스도 샀다. 9시간이 걸려 밴쿠버에 도착했고, 이후에 캐나다 사스카툰 공항에 가기 위한 국내선 환승을 하면 되었다. 가장 짧은 1시간 반의 환승시간 이후에, 밴쿠버에서 사스카툰까지 2시간이 조금 안 걸리고 나면 드디어 집에 도착할 수 있는 너무나도 이상적인 시간이었다.
그런데 국내선 환승을 위한 입국 심사하는 줄이 느려도 너무 느리다. 여기가 인천공항이었다면 이미 끝났을 것을! 안 그래도 느려 터진 서비스가 백신 서류 및 어플 확인 등을 마치느라 한참이나 더디게 진행되었다. 1시간이 걸려 겨우 입국심사를 받아 통과를 하고, 컨베이어 벨트에 나와있는 우리의 짐을 찾았다. 자가 격리 대신 캐나다에서 진행해야 하는 백신 키트를 받아 설명을 듣고, 국내선을 타기 위한 짐 검사를 하고, 다시 짐을 부쳤다. 이 모든 걸 엄청나게 달리고 또 달려서 20분 안에 해내고, 탑승시간 10분 전 게이트에 도착했다. 아직 사스카툰으로 가는 비행기도 있었고, 승무원들도 있었다. 짐 검사를 빨리할 수 있도록 양보해주었던 10여 명의 캐나다인들에게 고마워지는 순간, 승무원이 우리가 부친 짐이 아직 사스카툰으로 가는 항공으로 연결이 되지 않아 탑승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한다. 우리의 잘못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지금 도착했다고 설명했지만, 에어캐나다 직원은 코로나 탓, 밴쿠버 공항 탓을 할 뿐이었다. 말로는 Sorry라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이해해줘야 하는 거라고, 8시간 후에 다른 비행기 타고 오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눈앞에서 비행기를 놓치다니! 어쩔 수 없이 8시간 동안 또 공항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2시간 더 비행을 해서 집에 도착해야 하는 10시간의 여정이 순식간에 생겨버렸다.
진작에 공항 상황을 알면서도 이렇게나 짧은 환승시간을 허용하고 있는 에어캐나다에 너무나도 화가 났다. 캐나다에서의 국내외 항공은 대부분 에어캐나다 항공인지라, 다른 항공사들과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서일까. 서비스 개선이 되지 않는 건 물론이고, 승무원들도 별로 친절하지가 않다. 역시 항공도 대한항공이 최고인 건가. 다음에 캐나다에 올 때는 절대로 에어캐나다를 타지 말아야지. 내 인생의 처음 있었던 비행기를 눈앞에서 놓치는 사건,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의 너무나도 화가 났던 일들은 밴쿠버 공항에서 A&W 버거를 먹으며 달래 본다. 그나저나, 언제나 사스카툰 집에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