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튜 Sep 24. 2020

1-2주차, '원격' 줌 수업 (+미국 입국)

카네기멜론 소프트웨어 경영대학원 적응기

9월 2일, 드디어 학교가 개강하였다. 사실 개강한지는 꽤 되었는데 하도 학교에 '적응'을 하는데 왜이리도 오랜 시간이 걸리던지 몰랐다. 처음 개강을 했던 첫주에는 한국에 있어서 한주간을 시차에 허덕이면서 보냈다.


지난번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MSSM (Master of Science in Software Management)과정을 시작했다. Business + Engineering + UX 라는 것에 혹해서 시작한 감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가 전에 유라임을 개발하면서 (지금은 잠시 쉬고있다...) 부족했던 비즈니스 마인드와 MVP에 집중하지 못했던 모습 등 내 부족한 점을 보안해야지만 유라임 비즈니스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였다.


한주간 정말 솔직히 정신이 없었다. 다른것보다 수업이 한국시간으로 새벽 2시에 시작하니깐 그게 젤 힘들었다. 한국에서 미국 시차에 맞춰서 원격근무하는 주변 분들이 사뭇 존경스러웠다. 어찌나 힘들던지 단 한주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일요일과 월요일을 내내 잤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이 가장 문제였다. 이렇게 내가 체력관리를 못했나 싶기도 했고..


여튼 학과에 대해 좀더 말해보자면, 일단 약간 준 MBA급의 수업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처음에 수업이 가장 적응이 안되었던 것은, 교수가 수업자료를 그냥 공백으로 가져와서 수업을 한다. 그리고 거기서 학생들이 미리 읽어와야 하는 paper를 가지고 정리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면서 채워나가는 방식이다. 거기다 교수가 툭하면 학생을 지적해서 답변을 하게 만들고, 수업에 참여해야지만 extra credit을 가져갈 수 있는데 이건 수업에 준비가 되지 못하면 절대 할 수 가 없고, 수업 내내 지속적인 긴장을 유발한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를 cold-call이라고 한다더라.)



여튼 공대만 쭉 다녀왔던 내게는 생소한 수업방식이 아닐 수 없다. 학교 총 3학기 중 첫학기는 학교에서 지정한 수업 4개와 1개의 선택과목을 들을 수 있는데 과목을 살펴보면 이렇다.


Product Definition and Validation: Students learn techniques for envisioning creative solutions to real problems. They develop and refine a compelling and realistic vision for a new product. They practice techniques to understand and validate user and customer needs, and to identify market opportunities. They analyze, document, and plan the management of functional, technical, and business requirements for a software system and then develop a product release strategy.


어떤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초기 아이데이션부터 유저인터뷰, 검증부터 실제 구현까지를 총 망라해서 배우는 과정이다. 솔직히 QA쪽이 더 강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직까지는 전혀 없다. 처음에 본인이 '문제점' 라 생각하는 것에 대해 프로포절하고, 학생들이 이에 대해 선택하고 팀을 정해서 이에 대해 계속해서 디벨롭 하는 과정이다.


Integrated Innovation for Large-Scale Problems: This course focuses on team-based innovation across design, business, engineering and software with the potential for large-scale impact. Students working across geographic locations will take on a complex problem in an emerging field, and methodically come up with unexpected ideas and opportunities to tackle and solve it. The semester will consist of a series of four modules where students will research current signals and market indicators;identify opportunities for innovation; and formulate, prototype, integrate and resolve a solution. Students will work both individually and collaboratively and will learn and apply innovation, entrepreneurship and conceptualization skills in scaling existing products and services into new markets and in evolving new products in existing markets. Students will be supported in this exploration by regular guest talks from leading academics and industry professions who will provide their insights and guidance on developing solutions for complex problem


이게 사실 내게 가장 골때리는 '선택'과목 (잘못 선택했다 ㅠ) large-scale problem이라해서 당연히 글로벌 스케일의 '개발적' 문제를 다루는 줄 알았더니 처음부터 어떤 large-scale problem을 골라서 문제를 '시스템 사고적'으로 해결해야한다. 올해에는 US Healthcare System에 대해서 이해관계자를 도출하고 정부/병원/보험사 등으로 나눠서 매주 토론한다. 그리고 critical thinking, system thinking, changemaker에 대해 엄청나게 강조하고 매주 페이퍼를 읽게한다. 페이퍼 읽는게 문제가 아니라 주제 자체가 하도 어려워서 고생아닌 고생을 하고있는 중이다.


Foundations of Software Management: Students apply fundamental methods, models, and frameworks to assess real software companies from a variety of perspectives - marketing, strategy, finance, operations - to understand how businesses organize and make decisions. Working individually and in groups, students develop skills for managing teams and employee performance. Students practice personal leadership. After completing this course students will be able to:

Use contextual inquiry to understand user ‘pain’ and establish product goals Use the Goal-Question-Metric technique to establish strategic measures Characterize a software business in terms of markets and products   


이건 생각보다는 재밌는 수업. 조별로 베이지역의 IT기업 하나를 정하고 이에 대해서 마케팅, 비즈니스모델, 파이넨셜, 운영 등의 측면으로 리서칭 하는 수업. 이건 본래 비즈니스 자체에 관심이 많았던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되는 수업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것도 매주 Harvard Business Review읽을거리를 엄청나게 던져주긴 한다..


Software Engineering Management: In this course, you will learn the software engineering paradigms that are widely adopted in modern software industry. You will be introduced to the Software Development Life Cycles (SDLC) and its supporting process and tools in each stage. Through team based projects, you will gain firsthand experience on best practices in the art of collaboration and software engineering management. In a high-performing team environment, you will be able to build cloud based mobile applications through iterative process of requirements definition, architecture design, implementation, integration, testing, measurement and deployment. If you have already taken 18-652, Foundations in Software Engineering, you are not eligible to register for this course.


이 수업이 그나마 '개발'을 실제로 하는 수업이다. 참고로 위에 3개 수업은 개발이 없다. 하지만 이 수업도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아서 이에 대해 유저인터뷰하고, MVP도출하고 UX디자인하고 프로그램 설계하고 실제 아웃풋 내고 발표까지 하는, 일종의 스타트업 bootcamp같은 느낌도 나긴 한다. 


이 외에도 또 하나의 수업은 취업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관리해주는 코스인데, 매주 현업에서 일하는 우리과 졸업생을 초청해다가 커리어 관련되서 자유롭게 토론한다. 주로 PM이나 SWE가 오는 수업. 이번주에는 우리보다 선배들을 초청해서 인턴쉽 경험을 나눴다. 총 4명 중 PM/TPM이 세명, 한명이 DevOps였다. 


어쨌건간에 졸업 후 SWE를 희망하는 나에게 사실 쭉 들어보면서 과연 내가 제대로 된 학과를 간 것일까, 여기는 너무 PM/TPM을 위한 곳이 아닐까 싶었지만 충분히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다시 시작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나랑 비슷한 친구들이 생각보다는 있었다. 솔직히 난 당분간은 프로덕을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 일단 어느정도 더 엔지니어링 실력 쌓고 나서는 매니징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일단 시작은 괜찮다고 본다.


아직도 적응안되는 줌 수업..


적응이 문제다. 좌우간 2주차에는 미국에 와서 잘 듣긴 했는데 끝없는 조모임과 매일같이 있는 수업을 듣다보면 일주일이 다 가더라. 그리고 그놈의 break-out room은 어찌나 부담되던지, 이건 영어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수업 자체가 이해가 안가면 짧은 개별 룸에서 시간을 좀 많이 쓰다보니 조원들한테 미안하고 그렇다.


텅텅 빈 공항과 면세점
텅텅 빈 비행기 KE026편. 

2주차에는 그나마 labor day도 있어서 한국에서 월요일에 출발해서 월요일에 샌프란 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은 엄청나게 한산했다. 모닝캄이긴 한데도 짐수속하고 출국심사에 면세품 찾는 것까지 20분도 안결렸다. 참 마스크 갯수는 검사했다. 난 KF94를 총 90장 가져갔는데, 개수를 세보지는 않았는데 확인은 하더라. 면세품 찾는 공은 대기표 뽑자마자 바로 받았다.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다니..  라운지는 그냥 시간이 없어서 안갔지만, 몇 군데는 닫혀있었다. 비행기 안도 마찬가지. 우리 칸에는 한 10명 있었나? 누워서 간건 당연한데 예전처럼 3-4-3열이 아니라서 (아마 비행기를 바꾼듯?) 구부려서 눕자니 또 잠도 안오고 그래서 10시간 내내 눈뜨고 간 것 같다.


미국에 와서는 GE라서 더 금방 왔지만 일반 줄도 내가봤을땐 20분정도면 금방 입국심사 하는 것 같더라. 짐도 한 5분 기다리니 바로 나오고 가지고 나가고 우버 잡는데까지 한 20분 걸렸나.. 이렇게 신속일 수 있을까. 공항에는 직원외에는 거의 없고 정말, 한국에 두달정도 있었지만 그 전에나 지금이나 익숙하지 않은 관경은 마찬가지다.


어쩄든 미국에 다시 와서 일단 시차가 맞아서 적응을 좀 하긴했는데 조모임 4개는 너무 익숙치 않은 숫자이다. 그것도 레포트만 종일 쓰는 것은 매번 deliveries가 있던 (개발적인 것으로) 내게는 너무나도 익숙치 않긴 하다. 개발하면서 밤새는게 예전엔 즐거웠긴 했는데.. 그래도 일단 버텨봅시다. 스스로 두 주간 고생했다고 스스로를 토닥인다.


참고로 아래는 미국에 도착하고 이틀 뒤의 모습.. 무려 아침 10시의 모습이다. 산불 스모그와 태양이 만들어낸 모습. 화성이 따로없다. 격리중이라 밖에는 못나갔는데, 워낙 공기가 산불여파로 안좋아서 (이 글을 쓰는 지금은 괜찮다.) 한동안 창문도 못열었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불안정은 정말 평생 모두의 과제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