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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튜 Dec 22. 2021

원하는 삶 속의 욕심.

저물어가는 2021년, 헤이헤진 마음 미리 가다듬기.

연말, 요즘은 마음이 편해진 것인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것인지 모르겠다. 회사를 다니고 나서, 물론 시국이 시국인지라 거의 사무실을 못가고 있는데 업무효율은 극도로 높아짐과 별개로 개인적 목표는 마음이 헤이해짐을 느낀다. 


마음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마음이 정리가 안되면 삶이 관리되지 않고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는 수준에 오게 된다. 난 그런 상황을 방지하고 싶은게 사실 삶을 사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나 스스로 평가하기를, 그렇게까지 스스로가 빠르게 관리되거나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기를 잘 알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산만하다. 일단 일을 무조건 벌려두고 거기서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벌려둔 일이 마무리 되었을 때 그 이후에 다시 스타트하기까지의 시간이 꽤 오랜시간이 걸리곤 한다. 


삶과 마음은 우주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그냥 광활하게, 아무 목적없이 흘러가는 것 같고 가끔은 정말 혼동속에서 요동치는 것 같다. 지금과 같이, 내가 거의 15년을 투자해서 이룬 이 삶은 아마도 적어도 30년은 거뜬히 흘러갈 것 같다. 우리 회사에도 매니저들은 10년 20년 같은 도메인에서 일한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그렇게 되고 싶다. 적어도 5년은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해봤고,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란 불확실성을 얼마나 많이 없애고 삶을 단순하게 만들었을 때 이뤄진다는 것을 알았고, 그만큼 불확실성이 삶에 얼마나 많은 변수를 가져오는지를 이제야 짐작했기 때문이다.


2년전 나를 보면 최대의 불확실성의 후회스러운 순간속에서 막 나온 참이었다. 너무나도 큰 환상속에 살았다는 사실을 알았고, 노력이 없이는 불확실성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노력이 필요했고, 그 노력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명확한 목적과 방향을 알고, 이에 대해서 지속적인 집중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사실 이런 ‘정석’적인 방법이 될지는 몰랐다. 이렇게 단순한 것이었을까, 그런데 그게 작동을 했다. 물론 어느정도 운도 작용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에 내가 생각한, “나는 운이 좋은 놈이니깐 적어도 절반이상은 운으로 동작을 할꺼야” 라는 삶은 사실 1% 미만의 운으로만 동작했다. 


사실 이런 정석적인 방법이 통하는 것은 단순했다. 책이든, 남의 경험이든, 사실 어딘가에는 내가 원하는 그 ‘길’이 설계되어 있다. 인류가 만들어지고 발전한 2천년 전후의 그 시간동안의 역사는 계속해서 기록되어 왔다. 돈을 번다거나, 원하는 학문적 업적을 이룬다거나. 대부분에 사실은 어느정도 보편화된 길이 있긴 하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려면 박사학위를 받듯이 말이다. 그런데 남들과 ‘다른’길을 선택한다면 이제 미지의 길에 남겨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무는 큰 뿌리에서 시작해서 큰 가지로 흘러나간다. 그게 사실 수월한 길인데, 갑자기 엄청나게 좁은 나뭇가지에서 시작한다면 가지를 더는 못뻗어나갈지 아니면 다시금 큰 뿌리로 흘러나갈지는 모른다. 이런 미지의 세계를 인류는 계속해서 개척해 나갔던 것이고, 그런 ‘보편화’된 길이 점차 존재한 것이다.


그래서 과거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은 다른게 많다. 난 어렸을적에 빌게이츠와 손정의의 자서전을 보면서 꼭 나중에 이사람들과 같은 발명가 혹은 사업가가 되고싶다고 생각했다. 남들과 다른 도전을 하는것이 멋있어 보여서였다. 10~20년이 지나서 시도해본 사업은 그때의 생각과는 많이 달렀다. 나는 생각보다 감성적이고 즉흥적인 사람이었다. 사업과는 생각보다는 거리가 멀었다. 10~20년이라서 다를수 있다 생각하지만, 사실 5년전과도 많이 다른게 지금의 시간이다. 시간은 정말 무한대로 흘러가면서 새로운 도전들과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만약 스스로를 남들과 비교하게 되면 끝없이 스스로를 나락에 빠뜨릴 수 밖에 없다. 남들 다 스타트업 하면서, 해외취업 하면서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게 2년전, 5년전 내가 겪었던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저 ‘겉면’만 바라보고 그거만 따라해본 결과다. 마치 스티브잡스처럼 입으면 애플같은 회사를 만들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 블로그의 과거들은 정말 후회속으로 가득차있다. 뭐 내용은 뻔하다. 술조절하고 살빼자가 거의 내용의 전부이다. 사실 웃기게도 올해 초에 100일 금주를 하고 난 내가 35년간 이루고 싶던 꿈을 이뤘다. 100일간 금주를 해본적이 스무살 이후로 없었는데, 그 만큼 내가 독하게 마음먹은 것도 있다고 본다. 그만큼의 열정이 지금은 조금 흐지부지 된 것처럼 보여서 아쉽다. 목적성을 잃은것은 아닌데, 굳이 그렇게 스스로를 컨트롤 해야할까 라는 악마의 속삭임이 들리는 것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혼돈의 시간속에서 내가 술을 찾은것과 술을 끊은것과의 차이는 시간을 5배로 느리게 만들거나 5배로 빠르게 만들거나의 차이였다는 것이다. 그 만큼,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은 결국 술을 먹느냐 마느냐의 차이였던 것이다.


내가 원하는 삶, 평생 공부할 것들이 늘어져 있고 그게 직업과 일치하고, 경제적으로도 일치하는, 그 일련의 alignment를 찾기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지금처럼, 어차피 평생 꾸준히 해야하는 시점에서, 나는 다시금 스스로를 끌어올리고 싶은 것이다. 정확히는, 이제 두달 반 남짓 남은 2021년을 비춰봤을 때, 솔직히 많은 것을 이룬 지금 내가 더 해야할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 말이다. 스타트업 성공이니 돈벌기니.. 이런 것 말고, 결국 내가 해야할 것이 무엇이고 무엇이 내게 성취감을 가져올 수 있을까 라고 했을 때에는 결국 살을 빼는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


관리된 삶, 그것이 가지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잘 관리할 수 있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더는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오랜시간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그 누구보다 부단히 노력해서, 스스로를 더 잘 알고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말이다. 원하는 삶 속의 또 다른 욕심, 이건 욕심일까 진정 원하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적어도 10년은 내가 계속해서 하자고 하자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다른것들 하기전에, 살먼저 빼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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