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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튜 Feb 17. 2022

애플 다니는 친구를 위한 이직 컨설팅을 하면서 느낀점.

개발자로써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찰.

최근에는 몇차례 이직 및 취직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컨설팅 및 mock interview를 하면서 약간은 느끼게 되었다. 정말 직업이란 자체는 Fit이 중요하구나 라는 것을 말이다. 나도 오랫동안 개발자로써 공부를 해왔지만 정작 제대로된 알고리즘과 자료구조 공부를 했던 것은 작년이다. competitive programming도 했었고 이게 꽤나 재밌긴 했다. 물론 지금은 안한지 꽤 되었다. 하고는 싶은데 아직 딱히 해야 할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또 하고싶기도 하고. 이것도 아마도 욕심인가 보다 싶다.


한 친구는 예전 스타트업을 할 때에 만난 친구인데 나름 큰 데인 A사를 다니면서 나랑 작년에 한 4개월 정도 거의 매주말마다 mock interview를 해줬던 고마운 친구다. 약 일년 전에 본인 팀에 나를 레퍼럴 해주면서 (당시) 처음으로 인터뷰 경험을 하기도 했고, 덕분에 멘붕을 당하기도 했다. 그래서 아마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서 계속 공부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주 연락을 하곤 했는데, 마침 이친구가 우리 회사 리크루터로부터 연락을 받고 곧 면접을 본다고 한다. 그래서 흔쾌히 약 2번의 mock interview를 하기로 했다. 알고보니 얘는 4개월 전부터 준비를 했고 아마 내 생각에는 꽤 준비가 된듯 했다. 지금의 팀은 internal tooling을 주로 제작하는데, 다른것보다 개발 자체의 난이도가 생각보다 낮은데 stakeholders와 얘기하고 진행해야 할 것이 많아서 내게 개발을 많이 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물론, 우리 회사는 개발할꺼는 사방으로 깔렸지. 리소스도 많고.


어쨌든 저녁에 한시간 정도 소비하면서 이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mock interview하는게 생각보다 내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 아무리 좋은 회사를 가더라도 내가 미래에 원하는게 이것인가를 지속적으로 되물어 봤을 때 No라고 한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어제 글에서도 썼지만 내가 지금의 팀에 속한 이유는 내 개발자적 발전이 아니라 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이다. 개발 volume이 적어서 약간은 걱정을 했었지만 최상의 WLB상에서 내가 결국 추구해야 할 것은 끝없이 무엇이 좋을지, 무엇이 팀을 위한 도움일지를 생각하고 스스로 initiator가 되어서 활동하는 것이다.


뭐 그래서 어쨌건 어제는 정말 디버깅 하면서 하루종일 몇줄 안되는 코드를 잡고 씨름했던 것 같다. 프로덕이 크면 다른건 몰라도 서버를 껏다 켜는데 시간이 너무나도 오래 걸린다. 그래도 참고 묵묵히 해서 뭐 자바 에러정도야 로그를 잘 뒤척이다 보면 결국 답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생각보다는 재미있었다. 우리팀 프로덕은 아니지만 덕분에 꽤나 깊은 insight를 가지게 되었고 아마도 그쪽 팀에 해줄 수 있는 말이 많을 것 같다. 아주 고난도의 알고리즘을 요하는 것보다, 난 이런게 좋더라. 어차피 회사들은 스타트업이 아닌 이상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이 있을 것이고 이를 유지보수 하는 회사가 대부분이라는 것. 난 스타트업에 있다 보니 신규 제품을 제작하는 데에 살짝 지쳐서 유지보수쪽으로 옮겨온 것이고 사실 이쪽에도 시스템이 안정적이지만 한편으론 그만큼의 flakeness가 있는 것이다. 아마도 더 깊은 엔지니어링(=개발력)은 많지 않겠지만 (아마 '개발'적으로 실력 발전도 더딜 것이다.) 지금은 도메인 지식과 big picture를 이해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이다. 개발이야 빠르게 언제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지금은 빨리 매니징이나 key initiator가 되고싶은 생각이 크다. 사실 내가 MSSM을 취득한 이유도 비슷한 이유다. 전체적인 커리어 패스를 그렇게 잡고 있다. 혼자 주도적으로 Product initiation을 하는것 까지가 올해 목표고, 최대한 빨리 매니저 커리어를 타는 것. IC와 매니저를 동시에 가지고 가고 싶다. 많이 바쁠 것으로 예상되지만 큰 틀을 설계하는 일이고 난 그게 이런정도의 조직에 걸맞는 내 역량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론 PM테크를 타고싶은 생각도 있긴 하다. 그런데 워낙 스타트업에서 큰 실패를 맛본 터라 이건 정말 신중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맞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약 10년 정도 전에는 컨설턴트를 꿈꿔왔다. 모든 기술을 다루고 종합하는 데에 그만한 것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것이 지금에 와서는 계속해서 fine-grained되어서는 이런 스스로의 커리어 패스가 된 것 같다. 어쨌든, 내가 어떤 조직에 속하느냐 얼마나 돈을 받느냐를 떠나서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잘하는 것이 어떤 기여를 하고, 어떤 보람을 가져오는지 그것을 계속해서 맞춰나가는 것 같다. 일을 하는 이유도 그렇지 않은가, 안그러면 그냥 하고싶은 것이나 하며 살면 될듯 싶다.


내 삶의 모토는 이상과 현실의 조화이다. 우리 삶이 그런 것 같다. 어쩌면 그게, 내가 그토록 찾고 있던 나를 이끌어줄 원동력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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