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면 크고 작게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나와 다름을 느끼기도 하고, 틀림을 대면하기도 한다. 낯가림 없이 두루두루 편하게 지내는 관계를 지향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낯 가림이 심해 친한 사람과 안 친한 사람의 인과 아웃의 관계를 설정 하는 이도 있다. 나는 후자에 해당된다.
그 사람이 인이 되는 이유는 '끌림'이다. 나와 뭔가 맞는 것이 있다면 인으로 초대하고 없을 경우 아웃의 자리에 놓아둔다. 간혹 테두리에 걸쳐 놓는 관계도 있지만 어설프게 인과 아웃 둘 중에 하나에 가깝게 걸쳐 둔다.
내 마음에 인과 아웃이 있을 뿐이지 행동에는 별 차이가 없다. 가깝다 느끼는 이들에게만 나를 살짝 보이며 부탁도 하고 질척거리며 고민도 털어놓아본다.
인이 아닐 경우에는 철저하게 개인주의자의 태도를 취한다. 그래서 날 어렵다고 하는 이들도 꽤 많다.
인이 된 사람들과는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가지만 그들에게도 분명히 관계의 수명이 존재한다. 이해관계가 어긋나면 그 관계에도 끝이 보인다. 어린 시절에는 그런 상황이 아쉽고 서글프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담담히 지켜본다. 딱 그만큼의 인연이었다는 걸 알기에 아쉬움도 헛헛함도 없다. 나이가 들어 그쪽에 쓸 에너지도 없을뿐더러 관계에도 수명이 존재한다는 걸 알아 버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