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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바웃해봄 Jan 24. 2022

<엄마는 아이돌> 프로그램이 나는 불편하다.

자기가 내린 선택을 좋은 선택으로 만들고 싶었을 거예요.

"자기가 내린 선택을 좋은 선택으로 만들고 싶었을 거예요."


아이돌 원더걸스의 멤버 선예가 엄마가 되어 다시 아이돌 경연 무대에 오른 것을 보고 그들의 프로듀서였던  박진영이 한 말이다. 노래를 부르는 그녀는 10년 전 그 시절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돌>은 가정을 이루고 엄마가 된 전직 아이돌이었던 그녀들의 화려했던 과거 모습을 재연하는 프로그램이다. 연예인으로 살았던 시간보다 엄마로 아내로 지냈던 시간들이 길었던 만큼 쉽지 않았을 출현이다. 일단, 그녀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나는 이 프로그램이 불편하다. 화려한 메이크업을 하고 격렬한 댄스로 무대를 날아다녀도 그녀들이 아이돌처럼 보이지 않는다. 사연이 추가된 왕년의 스타로 과거의 영광을 아직도 부여잡고 발버둥 치는 가여운 엄마들로만 보인다. 지금의 아이돌과 더욱 비교될 뿐이다. '내가 옛날에는 말이야~' 이랬던 사람인데..라고 이야기하면 '그래서 뭐'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시대다. 과거의 영광이 더 이상 환영받거나 부러움이 되는 시대가 아니다. 비슷한 나이대로 결혼을 하고 육아를 했던 그녀들이라 응원을 하고 싶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억지 아이돌 흉내와 감성팔이는 채널을 돌리게 한다. 


과거의 모습을 재탕하는 것이 아닌 엄마가 된 그녀들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거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그녀들을 담았다면 어떠했을까? 


그런 의미에서 박진영의 말에는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책임감이 강한 선예는 타고난 착실함과 끈기로 본인의 선택이 옳은 길이 되게끔 악착같이 노력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이 원하는 모습은 그게 아니라는 걸 그 누구보다 아는 박진영은 더욱 마음이 쓰였으리라. 선택은 그저 선택일 뿐이다. 선택된 일은 벌어질 것이고 그대로 밀고 나가면 된다. 그 선택이 꼭 옳을 필요는 없다. 노력해서 억지로 좋은 선택으로 만들어 낼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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