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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믐 Jul 06. 2022

75일 차

2022. 07. 06

Q. 최근 당신에게 일어난 중요한 일은 어떤 일인가요?

올해도 아주 다채로운 초콜릿 상자입니다. 나의 삶은 지루할 틈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마도 나의 무의식 속에서 자꾸만 새로운 선택들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이별을 하고 있습니다. 연인과의 이별은 아니고요. 연인과의 이별만큼 슬프지는 않지만, 그래도 분명히 타격은 있을 겁니다. 어제는 가시덤불 속에서 굴렀고, 나는 그저 웃었습니다. 가끔 너무 웃길 때가 있는데, 그런 게 실성일까요? 오늘부터는 몸에 박힌 가시들을 하나하나 빼내는 시간이 시작됩니다. 이 일이 중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지배적입니다.


Q. 그 일이 왜, 어떤 의미에서 당신에게 중요한가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참 다양한 갈등이 있고, 참 다양한 사랑과 참 다양한 이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충분히 많이 경험했다 느끼는데도 불구하고, 또 새로운 경험이 있습니다. 아마 내가 한평생을 살아도 내가 경험해본 것보다 하지 못한 것이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묘하네요. 이 결과의 원인이었던 나를 되짚어보려 합니다.


Q. 젊은 친구들이 당신을 닮고 싶어 한다면 어떤 점 때문일까요?

나는 젊은 친구들을 잘 모릅니다. 그들을 알려고 하는 것도, 그들에게 닮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는 것도 실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지금보다 젊었을 때도, 지금도 나에게는 닮고 싶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궁금하거나 존경하고픈 분은 더러 있지요. 그들은 그런 아우라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아직 그런 아우라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은 더 젊고 덜 젊고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Q. 그들에게 당신은 어떻게 보이는 걸까요?

내 생각이 맞다면 그들은 별로 관심이 없을 것입니다. 


Q. 그들에게 당신은 어떻게 보이고 싶은가요?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서. 내게도 언젠가 그 아우라가 생기는 날이면. 나는 사랑받는 할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어렵거나 멀게 느껴지기보다는 만나고 싶고 얘기 나누고 싶은, 귀엽고, 사랑스럽고, 존경스러운 할머니요. 이 세 가지 질문은 최소 30년은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는 걸로 하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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