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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믐 Jan 27. 2023

내 말이 그 마리야

런던에 사는 동안에도 한 번도 영어 이름을 쓴 적이 없는데 기업문화를 바꾸겠다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영어 이름을 요구받는다. 2022년 잠깐 머물렀던 스타트업에서 처음으로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허락했다. 많은 고민 끝에 정한 이름은 마리(Marie). 이직을 하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당시 그 회사 사람들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는 주로 "말이 안 돼!", "그게 말이냐!"와 같은 문장이 많이 들려왔는데, 그때마다 나를 부르는가 싶어서 잔뜩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마리 안돼!", "그게 마리냐!" 뭐.. 주로 긍정적인 문장에서 불리지 않았던 것 같다. 한 번은 음악을 들으면서 쪽잠을 자고 있는데 가사에서 '내 말이 그 말이란 말이야~'(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이런 맥락이었던 것 같다)라는 노래를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깬 적이 있었다. 마리 말이 말이 안 돼 마리가 말을 타니 말이 말을 하는데 내 말이 그 말이야 마리는 니 말을 그 말이 아니야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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