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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oopyholic Feb 05. 2024

성실함은 득일까 독일까?

육체노동의 나날들_17

휴게는 풀타임 8시간 근무자의 경우 하루에 딱 1시간 주어진다.

그리고 결국 그것이 식사시간이 되는데

1시간이라는 기준은 시스템에서 1시간당 10분씩 모아서 80분 중 60분을 몰아서 주고

20분은 허리를 잘라 그냥 퇴근. 즉 9시간 직장에 있는 중에서 1시간을 휴게로 사용한다.

그럼 마지막 타임을 잡아서 8시간 근무하고 1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는가?

또 그건 아니다.

1시간 휴게 때 잠을 자더라도 매장 휴게 공간에서 자야 한다.

어쨌든 주문은 영업시간 내내 계속 들어오니까 일반적 회사처럼 사원들이 동시에 다같이 점심시간을 가질 수는 없다.

따라서 시간당 휴게로 빠질 수 있는 인원이 한정적이다.

원하는 시간에 쉬고 싶으면 최대한 일찍 와서 그 자리를 선점해야만 하는 것이다.

물론 아무 때나 쉬어도 상관 없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난 늘 첫 차를 타고 오지만 멀리서 오기에 가까이 사는 사람이 일찍 와버리면 경쟁이 안 되는 날이 있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각자 원하는 휴게시간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서 나중에는 서로 소통하며 바꿀 수 있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 짧게 일하고 떠나는 사람이라면 친해지기 전이라 어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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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는 정말 꿈결이자 꿀 같은 시간이다.

흔한 비유로는 사막의 오아시스가 있겠다.

한 시간을 아주 가득하게 채워서 잘 쉬려면 도시락을 준비해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가장 편하고 빠르게 준비해간 음식을 먹고 느긋하게 있다가 양치를 한 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일 전쟁터로 복귀한다.

양치질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바쁜 날도 있는데 그런 날은 진심으로 증오한다.

하지만 그냥 현실이다.

이 일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휴게 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 사람도 봤다.

나도 그랬던 날이 있었지, 발도 맘도 아파아서.

도망간 날은 단 하루도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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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도 병인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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