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노동의 나날들_22
라이터는 포장을 마친 ‘물건’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목표지만 삶은 뜻대로 되지 않다.
왜 때문인지 물건을 잘못 픽업해서 가는 바람에 취소되어 돌아오거나 재발송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 게 현실이다.
이게 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그렇다.
물론 기계가 이 일을 담당한다고 해도 오류가 난다면 결국 같은 효과겠지.
기계든 사람이든 잘못은 생겨나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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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는 도보,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로 나뉜다.
무엇이든 자신이 할 수 있는 형태로 원하는 시간을 택해서 할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다.
사실 내가 라이더를 해본 적이 없고 아는 사람 중에 이 일을 하는 사람도 없어 이들의 생리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냥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주 낭만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라이더는 전달하는 사람이다.
메신저처럼 이들은 기업과 고객을 이어주는 사람들인 것.
이들이 거칠게 배달할 물건을 다뤄서 험하게 도착한다면 당연히 고객은 화가 날 테고 기업은 손해를 입을 것이다.
이들이 정성스럽게 물건을 고객에게 전달한다면 고객은 이 모든 경험을 긍정적으로 인식해서 다시 구매하기를 주저하지 않을 테고 기업에게 이익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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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노동을 그만두고 사무직으로 취직했을 때 선릉대로에서 라이더가 차에 툭 치어 도로를 가로지르며 날아오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다행히 도로에 차가 많지 않았고 그는 다치지 않은 듯 멀쩡히 일어나서 차 밖으로 나온 운전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조금 뒤 경찰이 도착했고 이들은 모종의 이야기를 나눈 뒤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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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끝나고 라이더들의 일이 많이 없어지고 단가도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은 라이더들에겠 좋은 일이겠지? 꼭 그랬으면 좋겠다.
그 많던 라이더들....
주문이 넘쳐나는 매장 앞에서 자신의 물건이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번개처럼 낚아채가던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들이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안전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