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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니 Nov 17. 2017

가을앓이

겨울이 찾아드는 자갈치 시장 小景



문득 ... !!!

지나간 시간이그리울 때가 있다.

너무나도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 세상..

한번쯤은 하늘을 바라볼 여유도 있어야 하건만..

우리는...  바쁜 와중에 그런 여유도 잃어버리고 살아간다.


그럴땐..

멋 모르고 살았던 학창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아무 생각 없이  철부지 였던... 그때!!

부모님의 그늘에서 아무 어려움없이 살아가던 그때......................  말이다.





어느새 가을 을 넘어 겨울로 접어드는 오늘..

벌써 入冬이 지난지도 몇일이다.

가을이 되면 제법 가을앓이를 했더랬는데..   이젠 먹고 사는게 바빠서 그 앓이를 잊어버린지도 몇해다.

그래서 였을까?

몇날 전부터 가슴 한구석이 쌔~~ 한것이 도통 입맛도 없다

그냥...   먹먹한 가슴이 ..   그놈의 가을앓이가 다시 도진듯 했다.






"아재요 ...   이거...   대합 한소쿠리 만원 "

"보소.. 보소  이거 한다라이 가가소"

"그냥 줄테이까네.."

걸죽한 사투리 섞인 소리에 번쩍 정신이 든다.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은 자갈치 시장이다.

항상 답답할때 바다를 찾곤 했는데....   오늘은 어떻게 자갈치 시장으로 올 생각이 들었는지...  

잘 모겠다.





시끌시끌..  왁자지껄한 자갈치시장의 분위기에 가라앉아 있던 마음이 動한다.

역동적인...   자갈치시장 아지매들의 걸죽한 목소리가 흥겹다.

이게...  사람사는 모습이지!

제법 오랜 시간 이 분위기를 잊어버리고 살았다.

오고가는 사람들과 흥정하는 자갈치시장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묻어난다.




알싸한 바다향과 함께 전해져 오는 생선의 진한 비린내...

그닥 생선을 좋아 하지 않는 나 이지만..  이렇게 자갈치시장에서의 순간만큼은 예외다.

이곳... 저곳..

뭐가 싸고..  뭐가 좋은지..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자갈치시장 아지매들과 가지는

흥정 재미가 제법 솔솔하다.









" 아재요.."

"겨울에는 그래도 대합넣고 끓인 미역국이 최곤기라"

"싸게 줄텐끼네 마..  가가소"

"아재요.."

"이기.. 좀전에 가온 거 그마는...  진짜로 싱싱한께네  가가소"

"적당히 치 주께.."

이곳...  자갈치시장에서는 나의 이름은 아재다

비단...   나만 그런건 아니지만... ㅎ













자갈치시장 이곳.. 저곳을 돌아보는 동안..

시간이 제법 흘러버렸다.

집사람이 제법 기다렸을 터인데.. (  회사에서 집사람한테 말도 하지않고 나온터라... ㅎㅎ)

하지만..  주린배는 면하고 가야하기에..

마음좋게 생긴 부부가 하는 먹거리 포장마차에 들어선다.

따뜻한 어묵과 핫바로 주린 배를 요기하고..

점점 자갈치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간다는 소리에 괜시리 한쪽 가슴이 무거워 지는 건 어쩔수 없다.

지금 현 시국이 그만큼 어렵다는 걸 말하는 것 이기에...

하지만...

" 잘먹었습니다...    많이 파세요"  라는 인사말은 잊지않는다.

아니... 마음 좋은 부부가 많이 파시길 바라는 마음 이기에...












아무 계획도 없이 나온 자갈치시장에서 제법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그에 비래하게 양손 한가득 봉지를 들고 말이다.

대합...  새우... 가시오가피... 등등

집사람과 함께 왔으면..  더 좋았을 터 이지만...   

가을앓이로 먹먹하고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는 시간이다.

.

.

.


괜시리...

좀있으면 만나게될 옆지기의 얼굴이 무섭다. ㅎ

" 혼자....  어디 갔다 왔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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