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까지는 아니고. 수다 마무리.
서로 잘해주고 맞추는데 어딘가 불편하고 어려운 마음...그런 걸 좀 방송에서 풀어내주면 좋았을텐데 너무 13화에 맞춰서 뚝 잘라버리니까 시청자들은 당황스럽잖아. 불친절한 편집은 마치 현우와 영주가 둘이 4주 사귀다가, 여행 한번으로 영주가 환승이별 당한 격이야. 그래서 시청자들이 벙쪘고. 암튼 여자 편에 이어서 남자 편도 정리해볼게.
1) 30대 초중반 남자들의 현타, 현우
남자들이 자기 본능대로, 느낌대로 여자들을 좋아하다가 30대에 들어서면 일에 치이고 외롭고. 그래서 미래를 생각하면서 좀 현명하고 밝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잖아. 그동안 만나왔던 여자보다 좀더 성숙한 스타일을 기대하게 돼. 주5일 커리어우먼이고 똑똑하고 자존감 높고 이쁜..영주 같은 스타일. 그런데 있잖아, 성숙한 여자든, 어리숙한 여자든 사랑 앞에서는 다 소녀소녀해. 질투도 나고 흔들리기도 하고. 영주말처럼 찌질해질 수 있지. 현우도 영주 앞에서 찌질했고. 그 나이에 설렘을 논하다니. ㅎㅎㅎㅎ
자존감 높은 여자도 질투도 있고 탐정처럼 확신을 찾고 싶고. 오해 풀고 하는 시간들이 똑같이 있는데, 그 모습을 볼 때 몇몇 남자들은 현자타임이 오기도 해. '아 이쁘고 똑똑한 여자도 바보구나...크게 다르지 않구나' 라고 깨달을 때 상콤한 기운을 뿌리며 부담 대신 설렘을 안겨주는 현주같은 여자가 등장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지. 현우도 좀 그런 과였던 것 아닌가 싶어.
현우가 진지한 만남을 가져보려고 자기 성향에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게 영주였고, 그녀랑 데이트해보니 잘 맞고 호감도 커지고. 그래서 음식도 만들어놨고 메모도 써보고 케이크 만들고 노력을 했지. 일반 여자라면 거기다 안 넘어갈 사람이 어딨나. 영주도 하나 하나 의미를 부여하고 마음주고 그와 맞추고자 했어. 근데 영주도 무의식 어딘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확신을 찾고 싶어 했던거지.
한국 사회에서 누군의 딸로서 아들로서 사장으로서 회사원으로서 너무 많은 요구를 받으면서 사는데, 연인 관계는 그런 '맞추는 부분'을 좀 뛰어 넘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영주와 현우가 서로 맞춰가면서 균열이 일어났던 이유는 '부자연스러움'에 대한 불안이 아니었을까 해. 초반에서로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서로에게 맞춘 거 같아서 안타깝다.
2) 스타트업 CEO, 쏘쿨 재호
스타트업하는 남자들은 언젠가 대박날 꿈을 꾸면서 달리기 때문에 일도 되게 많고 사장이 할일이 되게 많은데, 재호가 연애할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다은이랑 스무스하게 썸을 잘 타니까 딱히 할말이 없다 ^^: 둘은 우결 찍어서 서로 연예계 데뷔해도 될 것 같다.
스타트업하는 남자들은 고생을 많이 해서 대박의 기회를 잡을 때까지는 버티다가 나중에 잘되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트로피 와이프를 얻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거나 한편으로는 자신을 서포트해줄 생활력 강한 혹은 안정된 직업이 있는 여자를 선호하는 남자들도 있어. 그거 정말 별루지. 근데 정말 그런 거 따지지 말고 서로 꿈꾸는 방향이 같고 건강한 사람이 만나 서로 좋아하면 일과 조건들이 그렇게 맞춰져 가더라. 결론적으로 선남선녀가 만나는, 그런 게 딱 좋더라.
3) 1층의 직진 남자들, 규빈과 도균
멋있어. 인정. 누군가 좋아하면 같이 영화를 봐도, 영화 안 보고 그 사람 얼굴을 볼 사람이여~! 이런 사람들 잡아야 해. 규빈이는 직진을 해도 치고 빠지는 타이밍도 알고, 여럿이서 같이 어울리는 것도 잘하고 또 누군가 도울 줄도 아는 센스가 있어. 도균은 약간 앞만 보고 직진하는, 연애 처음하는 소년 같았어 ㅋㅋ
나도 20대 중반에는 성격본다면서 얼굴봤고, 스타일 다 봤던 것 같다 ㅎㅎ 호감 단계일 때 운명이니 뭐니 너무 앞서가거나 너무 빨리 마음주면 안된다는 교훈도 있었고 내가 찌질한 모습을 보여도 그걸 예쁘게 봐주는 사람을 만나자는 교훈도 있었지만 제일 중요한 건 그냥 타이밍 같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