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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공 아내의 '소금 보관하기'

진묵 김상곤이 한풍루에 가마를 지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무주에 서식하는 한풍루입니다.


염전을 하시는 그분이
파는 소금 중에 '함초소금'이 있어요.

지인을 통해 3kg 받아서 
두고두고 잘 먹게 되었어요.

소금이 염전에서 비닐에 패킹 되어서
왔기 때문에 조금 눅눅할 수 있는데

항아리나 옹기에 넣어 두고 먹으면
불편함이 없다고  

지인이신 리즈쿡님이 일러주셔서 
보관하게 되었어요.




진묵 김상곤 作




본래는 내화 소지로 만든 물항아리에요.

차도구로 쓰임을 받고 있지요.

화로에 올려 두고 물을 끓여서
차를 마실 때 쓰는 항아리에요.

찻물은 예민해서 어디다가 끓이는지도
중요한데요

기공성이 좋아서
원적외선 파장이 솔솔 나오는

물항아리에서 끓인 물로
차를 우려먹으면 맛이 다르다고 해요.







이런저런 이유로 
물항아리로 쓰임 받지 못한 
이 그릇이 제게 왔어요.

은근 설움 많은 도공의 아내인 
제가 아주 가끔 이런 기쁨을 누리기도 해요.







손잡이는 잡기 쉽도록
지느러미 모양으로 만들었고요.

물항아리라서 뚜껑에 구멍도 있어요.

음, 소금 항아리로도 제격이지요.

쌀을 생각 없이 플라스틱 통에 담았다가
벌레가 생긴 적이 있는데
도자기 항아리에 담으니 없어졌어요.

그것 때문에 고민이 있으신 분들은 
그리해보시겠어요.

즤집에는 쌀이나 소금을 담을 
전용 도자기가 없사옵니다.







원전 사고 이전의 '소금'

간수가 쏘옥 빠진 6년근 소금은
입에 넣고 먹어도 될 정도로
짠맛과 단 맛이 공존을 해요.

평생 아껴서소중하게 먹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지요.







함초 소금은 선물로 받았고

6년 동안 간수를 뺀 '일반소금'은 20kg,
그리고 올해에 수확한 굵은소금은 100kg 
주문했어요.

뭔 손이 그리 크냐고요,

비밀이옵니다, 마마^^








함초 소금은 처음 먹어 봤는데요

특유의 맛이 있거나 하지 않아서
휘뚜루마뚜루 모든 요리에 넣어서
요긴하게 쓰고 있어요.

고기든 생선이든 
제맛을 살려주는 것 같아요.

제가 워낙에 유해 성분에 예민하다 보니
식재료에 신경을 많이 써요.

질 좋은 
소금을 갖춰 놓으니 맘이 많이 편해요.




                                                                                       



얼마 전에 게시판에 질문하신 분이 계세요.

저희 집 단골손님이신데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도자기 그릇이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넣었을 때
유해 성분이 검출되지 않느냐고 물어보셨어요.

1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불을 땐 
도자기는 카드뮴과 납 성분이 검출되지 않지요.

저희 집 그릇도 공식적으로 의뢰해서
안전하다고 인정받았고요

대부분의 수제 도자기 작가들은 
저희와 마찬가지로 검사를 거치게 되어요.

흙이나 유약에 있는 모든 유해 성분은
1200도 이상에서 완전히 연소되어 남지 않아요.

예전에 문제가 있었던 모 회사 그릇은
재벌을 1100도의 저화도에서 때는 바람에
그런 일이 일어난 거지요.

문제의 그릇은 
작가들이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
납이나 카드뮴 등이 섞인 유약을 입혀

해고(일그러짐)를 막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 때었기 때문이고

그런 경우는 대량생산하는 그릇 외에는
없는 줄로 알고 있어요.


                                                                  




선생님, 걱정 마시고 
전자레인지 슝~~ 돌리세요.
전자파는 살짜쿵 피하시고요.

오븐에 넣으실 때는 실온에서부터
넣으셔야 도자기 수명이 길어져요.

고온에 갑자기 들어가면 
숨을 쉬는 도자기가 수축을 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온도 변화를 크게 주면
수명이 짧아지게 되어요.







음, 귀한 함초 소금~~
신안에서 왔구나.

여긴 무주야...
나랑 부엌에서 재미나게 지내보자.




물항아리 내벽은 유광이구먼요.
제가 팽주(차를 내어주는 사람)를
해 본 적이 없어서요.

소금독 얻은 걸로 마냥 신나는 붕어에요.







장작가마에는 다섯 칸 가마 뒤에 
'공칸'이 있어요.

공칸이 없으면 마지막 칸의 불이
바깥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기물의 유약이 골고루 익지 않아요.

도자기 유약은 1200도가 넘어야 
익어서 유리질화 되거든요.

그래야 그릇으로 쓸 수가 있지요.

돌과 나무에 음식 올리지 마셔유~~ 
 말씀드리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괜히 비싼 장작과 가스를 사용해서
고온으로 굽는 것이 아니겠지요.

디저트류나 치즈류만 올리시는 게 
옳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공칸을 큼지막하게 만들었고요
온도가 1200도까지 올라가도
가마 내에서 온도 편차가 크기 때문에
기물이 들어가지 않아요.

그럼 1200도가 넘는
그 넘치는 에너지를 우째 쓰면 좋을까요.







헤헤헤, 그렇져~~

소금을 넣습니다.

소금을 항아리에 담아서 그대로 구워내지요.

집에서는 저얼대로
팬에 소금을 굽지 말라고 하는게
유해성분이 공기중으로 퍼지면서
위험해질 수 있고

300~400도 정도에서 구울거라면
아니 굽느니만 못하기 때문이지요.

장작가마에서는 1200도 이상에서
최소한 6시간 정도 

소나무로만 때기 때문에
질좋은 구운 소금이 되지요.

집에서는 간수를 4년 이상 뺀 좋은 소금을
쓰시는 게 좋으실 것 같아요.










2kg이 딱 들어가는구먼요.
이제 저절로 건조가 되게 두도록 할게요.

기공성이 뛰어난 분청자기는
원적외선 파장(게르마늄)이 
슝슝 나오기 때문에
소금의 맛과 질을 더 높여 주겠지요.







주부인 한풍루 아줌마는 만족하면서
뚜껑을 닫았습니다.

햇살이 좋은 날에는 베란다에 두기도 하고요.

평소에는 쌀 항아리 옆에 나란히 두고
쓰려고 해요.







소금독으로 변한 물항아리,

염전에서 일하시는 소금장수님,
감사합니다.

그릇장수가 꾸벅 인사드려요.

그릇 만드는 것도 참 고되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소금을 만드는 일도 그러하겠지요.






고맙습니다.


소금 담는 한풍루
항아리 만드는 진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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