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in China (2)
처음 구매한 애플 제품은 아이팟터치 4세대였다. 노래보다 WiFi가 되어 편리했고 이를 통해 팟캐스트와 책을 보는데 많이 사용했다. 그 후 아이패드가 나오자 구매하고 지금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 제품을 구매할 때 중요한 부분은 필요한 성능,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이제는 UX가 익숙해져서 다른 것을 쓰지 못하게 묶이는 점이 더 곤란한 점이다.
사실 내게 이 책의 3부는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누군가 아이팟 초기모델을 사서 자랑하는 모습보다 매일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인지 매일 리셋을 하는 원인인지 모르는 제품이 영 달갑지 않았다. 대한민국에는 당시 아이리버가 훨씬 더 성공적이었으니까.
17일 중국 출장 중 새벽에 일찍 깨서 책을 읽게 되었는데 기분이 색다르다. 중국이라는 배경 때문일까? 2014년부터 알리바바에서 매년 조금씩 실험 삼아 사보는 것들이 왜 그랬는지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처음에 포장, 갈수록 외관 케이스 마감과 디자인부터 애플처럼 변해간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책을 읽으며 느낀 내 경험과 사실은 애플이 인지하고 있는 사실보다 먼저 일본기업, 한국기업들도 비슷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가경쟁력과 낮은 임금을 목표로 향했던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해서 망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산업기초를 가르쳐주고, 그 후론 많은 고급인력을 흡수해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오래전 과거로 회귀하면 우리나라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일본의 사양산업을 받아들이고, 일본 기업들을 모방하다, 비슷한 수준을 넘어 앞지른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 기간에 많은 일본 시니어 개발자들이 국내기업에서 일하곤 했다.
차이점이라면 애플은 이를 통해서 압도적인 결과를 도출했고, 한국과 일본 기업들이 일정기간 저비용의 이익을 얻었지만 애플만큼 강력하게 성장하지 못했다. 그만큼 애플이 극한의 무결점 제품에 대한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해야 할 부분이고, 저비용의 매력보다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 많은 경험, 기술 이전의 효과가 협력적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경쟁보다 협력이 더 큰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치적 고려를 하면 적국을 이롭게 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트럼프 1기의 제재는 국가가 경쟁기업의 핵심이 되는 화웨이를 아주 박살을 냈다는 사실이기도 하다. 이걸 자본주의적이라고 할 수는 없긴 하다. 그런데 화웨이가 다시 일어나고 최근 중국기업들의 활동을 보면 답답함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역량강화와 과거와 다른 경제개발 계획이 체계적으로 되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더불어 중국이 애플을 통한 학습을 통해 과거 한국의 경제개발계획보다 더 큰 스케일과 치밀함으로 제조 2025를 선언하고 실행 결과가 아주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애플이 한 건물을 장악했다면, 중국기업과 정부는 애플을 둘러싼 지역과 도시를 완벽하게 통제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성과분석이라고 보면 탁월한 팀워크랄까?
미중분쟁, 정치적 시각, 유불리를 떠나 이런 일이 지금 발생한 새로운 사실일까? 유사한 사례는 많다고 생각한다. 특히 동북아시아 일본, 대만, 한국은 그 경험이 더 많다. 초기 대만이 훨씬 더 적극적이고, 바다 건너 수많은 공장을 대만기업들이 만든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애플의 기업가정신에서 본받을 점과 중국이 기업환경을 구축하고 제도적으로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이 배울 점이 아닐까 한다. 뭣이 중한데? 중국의 애플에 대한 검열과 제재, 애플의 투자가 재미있어 보이지만 어느 나라에서 외국기업에 대한 이런 일이 없었나?
그럼에도 달은 한국에도 중국에도 잘 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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