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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니스타 Mar 07. 2024

글쓰기 시작 후 여행지에서 아침이 달라졌다

여행을 일상처럼 살고 싶은 아내 VS 휴식하고 즐기고 싶은 남편



글쓰기를 시작하고 여행지에서의 아침이 달라졌다.

여행지에서의 일찍 일어나는 이유는 조식을 먹기 위해서 또는 관광투어를 하기 위해서였다. 현재는 글을 쓰기 위해 일찍 일어난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달라진 나의 여행 루틴에 새로운 기분이 들었고, 더 많이 그 시간을 누리고 싶었으나 함께 간 동반자 제이로 인해 쉽지만은 않았다. 제이는 남편이다.






 

 쉬지 않고 일만 했던 지난 3년(코로나 기간)을 뒤로 하고 2022년에 2주간의 긴 여행을 떠났었다. 결혼 10주년 여행이었는데 2주(장기 여행)는 처음이었고, 이렇게 여유있게 여행을 보낼 수 있다는 걸 느꼈다.

그 경험을 통해 장기 여행을 할 때는 휴식만 즐기기에 남는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 휴가를 길어도 일주일 이상을 못 가지 않을까. 물론 요즘은 복지가 좋아져서 안식년도 있다고 하니 다를 수 있겠다.

 과거에 병원 근무를 하면서 3박5일, 4박6일 휴가 가는 경우가 많았고, 휴가를 보내는건지 나라를 찍고 돌아오는 건지 알 수 없을만큼 짧았다. 그 당시에는 인천공항에 가고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에가서 수영장이 있는 리조트에서 휴식을 하는 것 자체에 힐링이라고 생각했다.

짧은 시간 동안 모든 걸 누려야했으니까.


2주간의 치앙마이 여행에서 여유있는 일상에 매력을 느끼고 이번 여행은 3주로 정했다.

그러나 막상 장기 여행을 하다 보니 단점이라고 해야할까?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한 상태가 되는 듯 하다.



왜 이렇게 느슨해지지?
뭐가 이렇게 편안하지?
여행 온 게 맞나?




 어느 순간 여행이 일상이 된 기분이 들었고, 안정감 있고 편안한 기분으로 '여행을 일상처럼' 살아가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매일 신나는 일을 찾는 것 보다 여행지에서도 일상처럼 하루의 루틴대로 움직이는 게 마음이 편해졌. 그리고 가장 좋은 순간에 이런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고 돈 벌어서 또 와야지!


 직장 다닐 때도 해외 여행 다녀올 때면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코로나 기간 동안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일만 하는 일 중독자처럼 지내다 보니 마음 한 켠이 나도 모르게 답답했었나보다. 오랜만에 느껴지는 이 감정들을 오래 지속하기 위해 꼭 글로 남겨두고 싶다.

 한 업계에서 오래 일하면서 슬럼프, 번아웃이 없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여행'도 나를 열심히 살게 해 준 원동력이 된다.

여행지에서 먹는 다양한 나라의 맛있는 음식, 사람들과의 교류, 새로운 공간에서 얻어지는 에너지 등으로 가득 채워져서 큰 힘이 된다.


나에게 여행은 인생을 더  잘 살고 싶게 만드는 하나의 도구다.


이유없이 새로운 나라,환경이 신기해서 좋았던 20대.

삶이 팍팍하고 일이 지치고 힘들어서 잠시 도피처로 삼아야 했던 30대.

더 다양한 나라를 경험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고 그들의 삶을 알아아고 싶은 호기심 많은 40대.


지금은 휴가를 즐기러 해외를 가는 것 보다 그 나라의 문화, 사람들, 삶의 행동양식 등이 궁금해진다. 많은 책과 인터넷 정보로 알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그들과 직접 소통하며 진짜 삶을 탐구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속에서 살아가면서 나도 일상을 사는 것처럼 스며들고 싶다.

예를 들면, 매일 아침 한국에서처럼 일어나서 차를 마시고 글을 쓰고 그 나라의 요가원에 가서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며 요가를 하고, 나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앞으로는 안 가 본 여행지 위주로 찾아보고 새로운 여행지를 경험하고 싶다.

최근 여행지를 선택할 때 요가원이 있는 곳을 가려고 하다 보니 태국 치앙마이를 최근 두 번 가게 되었다. 앞으로는 가보지 않는 나라를 가보려고 한다.

어디에든 어떤 형태로든 요가원은 있지 않을까?





 그리고 해외 여행 가서 나의 중요한 목적이 된 요가원 방문이었는데 추가가 된 글쓰기는 아침마다 행복한 하루의 시작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꼭 요가가 있는 나라가 아니어도 된다.


 코로나 시기에 글쓰기를 시작했고, 브런치스토리작가가 되면서 발행을 하지 않더라도 글쓰는 연습은 조금씩 하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다이어리, 블로그 또는 브런치 등등 글을 써야 하는 곳들이 많아서 매일 아침 어디에든 흔적을 남기는 게 습관이 되었다.

이번 여행에서도 당연히 아침마다 여행에 대한 글을 매일 기록하고 싶었고, 그 희망은 사라졌다. 제이는 여행지에 와서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고 함께 여행지를 둘러보기를 원했다. 함께 하는 부부여행이라 되도록 맞추기 위해 일주일에 2~3번 정도만 글을 쓸 수 있었고, 사진과 글이 전부 밀렸다. 밀리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지만 여행지에서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적당히 조절했다.


 치앙마이에 가기 전 블로그와 브런치에 매일 업로드 하는 계획을 가지고 왔는데 완전히 틀어진 것이다. 기억속에서 모든 것이 사라져서 아무것도 쓰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아마도 글을 써야한다는 강박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핑계다


 

 한국에 돌아와서 답답했던 마음을 정리하고 제이와 여행 후 좋았던 일, 힘들었던 일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나의 생각과 마음을 이야기했다. 나는 앞으로도 여행지에서 글을 쓰고 싶다고 얘기했고 밤 늦게까지 활동하다 보면 피로감이 높아져서 아침에 일어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여행지에서는 쉬고 놀고 오는 게 좋지 않냐며 같은 말을 했지만 앞으로도 대화를 통해 내가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서 설득시켜야 할 것 같다.

작가로 인정 받지 못하는 이 슬픔. 어떻게 해야 인정 받을 수 있을까?

언젠가는 원고료를 받거나 글을 쓰면서 수익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우선 꾸준히 글쓰기 연습 후 칼럼, 매거진 등에 도전하고 싶다. 준비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제이는 글쓰는 시간이 낭비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모든 일은 차곡차곡 쌓인다고 생각한다. 신입이 있고 경력자가 있듯이 글도 마찬가지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들이 결코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이라는 결과물이 기록으로 남으니까.


 여행지에서 글을 쓰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던 건 핑계일 수 있다. 여행 계획을 짤 때 앞으로 이 부분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행동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후로 모든 것을 기록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블로그에만 기록했을 때도 나에게는  큰 기억의 저장고가 었다. 단순한 기록에서 글쓰기로 전환하는 과정은 끊임없는 '쓰기' 에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조바심이 나는걸 수도 있다.


내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옳기는 사람이 되자.

아마도 다음 여행지에 갈 때는 가기전에 오전 시간을 글쓰는 시간으로 확보하는 사전 합의가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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