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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홀로움 Nov 04. 2024

라이너 쿤체의 밤

들어오세요, 벗어놓으세요. 당신의 슬픔을

은(銀)엉겅퀴


뒤로 물러서 있기

땅에 몸을 대고


남에게

그림자 드리우지 않기


남들의 그림자 속에서

빛나기



한 잔 재스민 차에의 초대


들어오세요, 벗어놓으세요,

당신의 슬픔을, 여기서는

침묵하셔도 좋습니다




뒤처진 새


철새 떼가, 남쪽에서

날아오며

도나우강을  건널 때면, 나는 기다린다

뒤처진 새를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괴테 할머니 전영애 교수님께서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들려주시는

라이너 쿤체의 시를  담요 삼아 덮어

따뜻하고 포근한 가을 밤


https://youtube.com/shorts/Elg9AGXBahc?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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